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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닥터 김명철의 세·모·고(세상의 모든 고양이)

고양이를 한 마리 더 입양하고 싶다고?

새로운 고양이를 집에 들일 때 알아야 할 6가지 방법

고양이를 한 마리 더 입양하고 싶다고?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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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기르는 보호자 중 집에 있는 첫째 고양이가 외로울까 봐 둘째 고양이의 입양을 고려하는 이가 많다. 물론 고양이의 매력에 푹 빠져 더 기르고 싶은 마음도 한몫할 것이다. 그러나 입양 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고양이는 정말 둘째 고양이가 들어오기를 원하는지, 고양이들이 사이좋게 잘 지내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이다. 

실제로 새로운 고양이를 집에 데려온 뒤 생긴 기존 고양이의 행동 문제 때문에 상담을 요청해오는 사람이 많다. 새로운 고양이를 입양할 때 꼭 알아야 할 몇 가지 기본사항이 있다.


사회화 시기 전에 추가 입양할 것

고양이의 기본 습성은 단독생활이다. 야생에서 여러 마리가 협동해 사냥하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하루를 대부분 혼자 은밀하게 움직이면서 사냥감들을 노린다. 이때 움직이는 활동 범위는 본인의 기본 영역으로, 영역 순찰은 매일 비슷한 시간에 이뤄진다. 본인 영역에서 새로운 경쟁자, 즉 다른 고양이의 흔적이 확인되면 영역을 지키고자 예민해지고 싸움까지도 불사한다. 이처럼 고양이는 개와 달리 단체 생활의 습성이 없기 때문에 서열 개념 또한 확실치 않다. 한 마디로 단체 생활에 적응한 존재가 아니라서 합사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단, 고양이에게도 합사가 100% 성공하는 시기가 있다. 바로 사회화 시기인 12주령까지다. 이때는 새로운 고양이를 들여도 쉽게 받아들인다. 심지어 강아지와도 잘 지낼 수 있다. 반면, 한 살 이상인 성묘가 되면 영역 개념이 뚜렷해지고 새로운 개체에 대한 거부감도 심해 합사 실패율이 높아진다. 특히 사회화 시기에 어미 또는 형제자매 고양이와 충분히 생활하지 못한 고양이는 낯선 고양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럼에도 두세 마리 고양이가 서로 그루밍을 하거나 껴안고 잠자는 모습은 많은 이의 로망일 것이다. 실제로 합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고양이들은 보호자가 없어도 훨씬 재밌게 시간을 보내고 활동량과 활력도 증가한다. 그렇다면 어떤 순서로 합사해야 성공률이 높아질까.


영역을 넓혀줄 것

영역 동물인 고양이의 합사에 성공하려면, 또 합사 초반에는 괜찮았지만 이내 싸우는 상황을 막으려면 한 마리가 생활할 때에 비해 더 넓은 영역을 마련해줘야 한다. 즉, 기존 한정된 공간에 추가 요소를 배치해야 하는데, 이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수직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캣타워, 캣워크 등을 준비해 고양이의 추가 동선을 확보하고 스크래처, 밥 먹는 공간, 화장실 공간도 더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고양이가 격리생활을 할 임시공간을 만들 것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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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고양이가 들어온 뒤 첫째 고양이에게 시각적으로 노출되지 않을 수 있도록 문으로 격리 가능한 방을 준비한다. 원룸이라면 큰 케이지를 준비하고 담요 등으로 감싸 필요한 공간을 만든다. 이때 격리 공간에는 새로운 고양이가 이용할 것들이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 처음 집에 온 고양이는 이동장에 들어 있는 채 이 방으로 들여보내고, 첫째 고양이에게 시각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시간이 충분히 지난 뒤여야 한다. 이때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은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


고양이의 건강을 챙길 것

당연히 건강해 보이는 둘째 고양이를 데려오겠지만 전염병의 경우 잠복기가 있고 귀 진드기 같은 외부 기생충은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기 때문에 집에 있는 첫째 고양이의 종합백신 예방접종 시기가 지나지 않았는지, 매달 구충은 잘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시기가 지났다면 둘째 고양이를 데려오기 적어도 2주 전에는 접종과 구충을 마무리한다. 또한 합사가 시작되면 기존 고양이에게 스트레스성 질환이 올 수 있으므로 식욕과 배변, 배뇨 상태를 세심히 살피도록 한다.


격리 상태에서 서로 인사시킬 것

새로운 고양이가 오면 기존 고양이가 방 앞에서 서성이면서 문틈으로 냄새를 맡거나 갑자기 하악질을 하는 모습이 관찰될 것이다. 하악질을 한다면 사냥놀이를 통해 관심사를 돌려주고, 냄새만 맡거나 귀를 쫑긋거린다면 칭찬과 간식 보상을 통해 새로운 고양이의 등장이 즐거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당분간은 매일 각 고양이의 체취가 듬뿍 묻은 양말을 서로 교환해주고 그 위에 맛있는 간식을 올려주는 것도 좋다. 닫힌 문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하루 1~2회 맛있는 음식을 먹는 훈련도 병행해 서로 익숙해지게 한다. 서로 반대편의 움직임과 소리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밥 먹으면서 그루밍을 한다면, 다음은 문을 한 뼘 정도 열고 서로 얼굴을 보여준다. 이때 한 고양이가 무서워하거나 하악질을 한다면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이라 보고 얼굴 마주하며 밥 먹기는 사흘 정도 뒤에 다시 시도한다.


같은 공간에서 인사시킬 것

[사진 제공 · 김명철]

[사진 제공 · 김명철]

얼굴 마주하며 밥 먹기까지 익숙해지면 다음은 주요 생활공간에 함께 있는 훈련을 실시한다. 단, 새로운 고양이가 주요 생활공간에 미리 적응할 수 있도록 기존 고양이를 격리한 상태에서 매일 주요 공간을 돌아다니게 해줘야 한다. 매일 20~30분이면 충분하다. 같은 공간에서 고양이들이 서로에게만 신경 쓰지 않도록 각 고양이에게 사냥놀이를 해주고, 서로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면 담요를 덮는 등의 방법으로 싸움을 미리 예방한다. 만약 한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를 공격하는 경우 격리 단계로 다시 돌아간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무리하게 같은 공간에 둬 두 고양이가 싸우는 것보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서로에게 적응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모든 노력에도 합사에 실패했다면 전문가와 상담이나 투약 관리까지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의 기본 특성과 각 고양이의 개성 등으로 계속 합사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둘째 고양이의 입양을 결정하길 바란다.


고양이를 한 마리 더 입양하고 싶다고?


주간동아 2018.09.28 1157호 (p60~61)

  • | 수의사·백산동물병원 원장 grrv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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