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7

2017.07.19

연예

‘연기와 사랑’ 두 마리 토끼 잡은 송중기

“지금까지 나를 움직인 건 가족, 좋은 아빠  ·  남편  ·  배우 되고 싶어요”

  • 김은향 자유기고가 woocuma29@gmail.com

    입력2017-07-18 15: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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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이야기가 끝나는가 싶더니, 진짜 현실로 이뤄졌다. 10월 31일 결혼하는 톱스타 송중기(사진)와 송혜교, 일명 ‘송송커플’ 얘기다. 그간 두 사람은 열애설이 제기될 때마다 “친한 동료 사이”라며 선을 그었던 터라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에 팬들은 더욱 놀랐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종영 후 송중기와 송혜교는 어마어마한 팬덤을 바탕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찌감치 한류스타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송혜교와 달리, 군 제대 후 출연한 ‘태양의 후예’의 성공으로 한류스타 반열에 오른 송중기에게 결혼은 또 다른 결심이었을 터. 그는 7월 7일 네이버 V앱에서 진행한 영화 ‘군함도’ 무비 토크 라이브를 통해 결혼 발표 후 첫 공식석상에 나섰다.  



    “송혜교는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


    “(송혜교는) 좋은 선배이면서 참 괜찮은 친구예요. 배우로서 배울 것도 많고, 옆에 있으면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아요. 촬영 현장에서는 물론, 사석에서도 배려가 넘치고 노력하는 모습이 저한테 귀감이 됐어요. 결혼을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두 사람의 핑크빛 기류는 사실 일찌감치 감지됐다. 송중기와 송혜교는 뉴욕, 일본, 발리 등을 오가며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왔다. 평소 송중기는 “나는 촌스럽고 조금은 고지식한 평범한 남자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그 감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뿐 연애 사실을 공개할 생각은 없다. 비밀 연애를 즐긴다”고 말했을 정도로 공개 연애에 부정적이었다.



    송중기가 출연한 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는 19세기 후반부터 1960년대까지 미쓰비시사의 탄광사업으로 번영을 누린 일본 하시마 섬을 배경으로 한다. 섬 모양이 군함과 닮아 군함도라 불렀다. 이곳은 74년 폐광되기 전까지 세계 최대 인구밀도를 기록할 만큼 작은 섬에서 많은 사람이 살았다. 번듯한 아파트와 병원, 학교, 영화관까지 있었지만 조선인은 파도가 들이치는 바닷가나 아파트 지하에서 참혹한 삶을 이어갔다. 폐광 후에는 주민이 모두 떠나 무인도가 됐고, 일본이 자신들의 근대화 산업시설 하나로 군함도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키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영화는 일본인의 호화로운 삶과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의 삶이 극명하게 대비돼 서글픈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짚게 만든다. 극중 송중기는 군함도에 몰래 잠입해 조선인들을 돕는 독립운동가 박무영 역을 맡았다.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등 선 굵은 배우가 대거 출연한다.

    “캐릭터가 주는 무게감보다 소재가 주는 압박감이 매우 컸어요. 대본을 받고 처음 한 일이 인터넷에서 군함도를 검색해본 것이었어요. 그만큼 군함도의 역사적 배경을 잘 몰랐고, 더 부끄러웠죠. 우리의 암울했던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저 역시 국민으로서, 배우로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해요.”

    땅속 깊은 곳에서 강제노동을 하는 조선인을 연기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영화 촬영은 대부분 강원 춘천시에서 진행됐다. 춘천역 앞 공터에 군함도를 재현한 초대형 세트를 6개월에 걸쳐 지었다. 세트장은 지옥계단과 조선인의 주거지역 등 군함도 공간을 섬세하게 살려냈다. 영화에 등장하는 단역들도 작은 키에 65kg 이하 마른 체형의 배우로만 모집했다.

    “일본식 남성 속옷인 ‘훈도시’를 입고 촬영했는데, 처음에는 앞부분만 살짝 가린 디자인 때문에 입기 꺼려졌지만 당시 탄광 노동자들은 너무 더운 탓에 훈도시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결코 꺼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작업 도중 흐르는 땀을 닦으려고 석탄 묻은 손으로 눈을 비볐다 실명한 노동자들도 있었다고 해요.”

    영화에 대한 관심은 벌써부터 뜨겁다. 일본에도 팬덤이 있는 송중기에게 이번 영화는 적잖은 부담일 수 있다. 실제로 일본에선 극우단체를 중심으로 “‘군함도’는 반일감정을 키울, 거짓말이 쌓인 영화”라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중기는 “작품만 보고 선택했다. 배우로서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고,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연기와 가족 사이에서 균형 맞출 터”

    2008년 영화 ‘쌍화점’ 단역으로 데뷔한 송중기는 2010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이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영화 ‘늑대소년’에 연이어 출연하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그러던 중 2013년 입대했다.

    “군대에 있는 동안 손현주 선배님의 말을 많이 떠올렸어요. ‘일반 사병과 부대껴라. 배우로서 얻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맞았어요. 배우 송중기로 살아오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많이 배웠고, 그때 경험이 연기에 고스란히 스며드는 것 같아요.”

    송중기는 제대 후 바로 출연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건재함을 알렸다. 더욱이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으니 단연 ‘인생 작품’이라 할 만하다. 결혼은 그에게 또 다른 인생을 선사할 게 분명하다.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저를 움직이게 하는 건 가족이에요. 모든 사람은 야망이 있고, 저도 일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고 싶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라는 직업이 특수하기 때문에 직업과 가족 사이에서 삶의 균형을 맞추려고 더 노력해요. 궁극적으로는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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