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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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등뼈 ‘실크로드’ 다시 세계사 중심 되다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7-06-02 17: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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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크로드 세계사 : 고대 제국에서 G2 시대까지
    피터 프랭코판 지음/ 이재황 옮김/ 책과함께/ 1024쪽/ 5만3000원

    “길을 따라 순례자와 전사(戰士), 유목민과 장사꾼이 여행하고, 먼 곳에서 온 물건이 거래되었으며, 사상이 교류하고 수용되고 다듬어졌다. 이 길은 번영뿐만 아니라 죽음과 폭력, 질병과 재앙도 실어 날랐다.”

    이 길이 바로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던 ‘실크로드’다. ‘인류 문명의 교차로’인 동시에 오랜 세월 세계화의 통로였던 실크로드는 기원전 중국 한(漢)왕조가 내륙과 타커라마간 사막의 오아시스 도시 둔황을 연결하는 길이 900km의 하서주랑(河西走廊)을 차지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길은 동방과 서방의 중간 지점, 대략 지중해 동해안과 흑해 연안에서 히말라야 산맥까지 장대하게 이어진다.

    역사가이자 영국 옥스퍼드대 비잔틴연구센터 소장인 저자는 이 책에서 ‘서유럽의 승리’라는 기존 역사관이 아닌,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세계사를 이야기한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지구의 중심축은 동방과 서방 사이에 놓여 유럽과 태평양을 연결해주던 실크로드 지역들이었다. 저자는 이곳을 ‘아시아의 등뼈이자 세계의 중심’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오늘날 이들 국가는 세계사의 주요 무대라기보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득세하는 낙후된 변방으로 인식되고 있다.

    책은 고대 상업제국 페르시아와 로마 제국의 이야기에서부터 초기 불교·기독교·이슬람교 등 고대 종교의 생성과 확산 및 상호 경쟁과 화합, 부유한 도시국가와 중앙아시아 왕조의 탄생, 십자군전쟁을 다룬다. 이어 칭기즈칸의 세계 정복과 페스트의 확산, 콜럼버스 이후 서유럽시대, 제1·2차 세계대전, 20세기 말 이후 중동과 미국 간 전쟁 및 이슬람근본주의, G2 시대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전략 등 방대한 2000년 세계사를 조망한다.



    비단과 문명이 오가던 실크로드는 근현대에 들어서면서 ‘욕망의 땅’으로 변한다. 유럽이 이곳의 풍부한 자원 냄새를 맡아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 기간 메소포타미아와 페르시아 만 일대의 석유 자원을 손에 넣었고, 오늘날 서방과 이슬람 갈등의 뿌리가 된다.

    이뿐 아니라, 유럽 강대국들은 우즈베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의 금광, 석탄 매장지로 오랫동안 명성을 누려온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 강 유역을 확보하고자 호시탐탐 문을 두드렸다. 현재는 끝없이 이어지고 확장된 송유관과 가스관을 통해 중국, 유럽, 인도로 에너지가 흘러가고 있다. 근현대사를 3분의 1 정도 분량으로 다룰 만큼 실크로드의 현대적 의미를 유달리 강조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이 통로는 사람들과 장소들을 서로 이어주는 세계의 중추신경계 노릇을 했다. 그러나 피부 밑에 있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해부를 해보면 신체가 어떻게 기능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연결 부분을 알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수천 년 역사를 가진 실크로드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중국이 G2로 부상하면서부터다.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일대일로’ 전략을 주창한다. 일대(一帶)는 육지 기반의 경제벨트를, 일로(一路)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뜻한다. 세계사의 중심으로 다시 떠오르는 실크로드의 중요성과 쟁탈전이 얼마나 치열한지 확인할 수 있다.




    일하지 않을 권리
    데이비드 프레인 지음/ 장상미 옮김/ 동녘/
    352쪽/ 1만6000원

    자본주의 사회는 경제활동으로 임금을 받는 유급노동을 압도적으로 중요시한다. 그러나 오늘날 일 중심 세계는 인류의 공동체적 욕구를 저해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저자는 이 사회가 우리의 감정과 개성까지 장악하고, 우리의 삶을 식민화하는 과정을 폭로한다. 또한 주류 정치인들이 미래를 전망하면서 일을 중심에 두는 현실에 의문을 제기한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1, 2
    이외수 지음/ 해냄/ 1권 340쪽, 2권 332쪽/
    각 권 1만3800원

    문학인생 43년을 맞은 작가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 작은 수목원을 운영하는 정동언은 중학생 때 친일파의 자손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후 대인기피증을 앓는다. 그에게는 모든 식물과 대화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 그는 수목원 입구에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간판을 걸고 사람과 동물, 식물의 억울함을 수집해 악행을 일삼는 자를 응징하기 시작한다.






    공동경험
    김상철 지음/ 익킨 그림/ 피그말리온/ 360쪽/ 1만6000

    1987년 이후 공동경험으로 가지고 있는 사건 61개를 뽑아 면밀히 다룬다. 단순히 사건의 기승전결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맥락에 주목함으로써 하나의 사건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평가했다. 61개 사건은 표면상 개별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아주 밀접하게 얽히고설켜 있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
    정조 지음/ 신창호 옮김/ 판미동/ 440쪽/ 1만6500원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가 신하와 유생들에게 나라의 정책 등에 대해 질문한 책문을 다뤘다. 정조는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인사들과 함께 인재등용, 문예부흥, 민생과 복지, 균형발전 등 모든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자 했다. 해박한 지식과 열정을 바탕으로 신하들에게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독려했던 최고지도자를 재발견한다.









    러시아 소설
    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432쪽/ 1만3800원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소설. 옛 소련 마을 코텔니치. 엠마뉘엘을 비롯한 영화 촬영팀은 제2차 세계대전 말 포로로 잡혀 러시아 오지의 한 정신병원에서 50년을 보낸 남자를 만나러 간다. ‘언드라시 토머’라는 이름만 밝혀진 이 남자는 러시아어를 한 마디도 할 줄 모른다. 그곳에서 엠마뉘엘은 어느 날 낯선 이들의 손에 끌려가 실종된 외조부를 떠올린다.







    승자의 경영
    칸노 히로시 지음/ 윤태성 옮김/ 한국경제신문/
    263쪽/ 1만5000원

    비즈니스에서는 무조건 이기는 전략도, 성공을 위한 충분조건도 없다. 그러나 밟아선 안 되는 ‘지뢰’는 존재한다. 어디에 어떤 지뢰가 있는지 정확히 알고 피해간다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업의 성패를 관찰해온 저자는 기업이 빠지기 쉬운 실패 패턴을 8가지로 정리해 실패를 피하고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을 제시한다.









    대학(大學)
    심범석 엮음/ 시간과공간/ 280쪽/ 1만4000원

    ‘대학’은 ‘예기(禮記)’ 49편 가운데 42번째에 들어 있다. ‘논어’와 ‘맹자’가 어떤 사건이나 사실에 대해 문답식으로 구성된 것에 비해 ‘대학’은 유가의 원리와 지식인으로서 마음가짐 및 실천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유가의 서적을 읽기 전 ‘대학’을 먼저 익혀야 한다. 시민의식 고취와 합당한 실천 등 현대적 관점에서 ‘대학’을 읽는다.









    이 시대 청백리-김문수를 보다
    김문수·최석영 지음/ 삼정/ 496쪽/ 2만 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걸어온 길을 다룬 책. 김 전 지사는 어린 시절 가난을 겪었고,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다 감옥살이도 했다. 3선 국회의원과 2선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서민과 부대끼며 울고 웃었다. 그는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도 스스로에게 “어려움에 처하면 더욱 힘이 솟는다”고 말하며 인생을 단련해왔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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