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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이나 사는 망작 앨범?

바보들이나 사는 망작 앨범?

망작들 3 당신이 음반을 낼 수 없는 이유 임희윤 지음/ 방상호 그림/ 꿈꾼문고/ 148쪽/ 1만3000원

망작들 3 당신이 음반을 낼 수 없는 이유 임희윤 지음/ 방상호 그림/ 꿈꾼문고/ 148쪽/ 1만3000원

임희윤 씨께

다행이네요. 제가 바보가 아니라서. 

당신이 저자 서문에 ‘(이 책을) 임의재생과 무한추천의 시대에 아직도 음반을 만드는 (혹은 사는) 바보들에게 바친다’고 쓴 것을 보면서 안도했습니다. 

저도 가끔 바보짓을 할 때가 있지만 늘 바보는 아니거든요. 이 책에 나온 앨범의 수록곡들을 유튜브에서 들으며 서평을 쓰고 있네요. 


바보들이나 사는 망작 앨범?
처음에 몇 장을 읽다 ‘이게 무슨 책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당신이 음반 제작자라는 가정 아래 앨범을 만든 가수나 그룹에게 편지 형식으로 앨범을 내지 말았어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데, ‘조지는’ 척하면서 교묘하게 칭찬하는 것인지, 칭찬하는 척하면서 교묘하게 ‘조지는’ 것인지 헷갈리네요. 그러나 메탈리카의 ‘Master Of Puppets’를 거절하는 이유로 얼치기 기타 키드가 칠 만한 쉬운 리프가 없다는 점을 드는 걸 보니 ‘조질 만한’ 아이템이 어지간히 궁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무튼 이런 깜찍한 아이디어로 음반평을 쓴 건 칭찬할 만하네요. 어깨 힘주고 화려한 찬사를 내뱉는 ‘평범한’ 앨범평보다 훨씬 잘 읽히네요. 앨범을 내지 말았어야 할 이유도 콕콕 잘 짚어내는 걸 보니 음악 전문기자를 오래한 내공이 엿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도 이 책은 출간하지 말았어야 할 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여기 소개된 50편의 앨범을 만든 가수나 그룹이 웬만한 사람들이어야 말이죠. 책의 진가를 알아본다면 몰라도 ‘칭찬’인지 ‘조지는 것’인지 눈치채지 못하면 명예훼손으로 소송 당하기가 딱입니다. 데이비드 보위처럼 이미 돌아가신 분과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은 그렇다 치고, 국내에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 이이언, 루시드폴, 잠비나이, 화지 이런 친구들은 어쩔 겁니까. 더구나 멋모르는 팬들이 시위라도 하면…. 끔찍하네요. 

게다가 책값이 1만3000원인데 148쪽밖에 안 되다니요. 누굴 ‘호갱’으로 압니까. 

결론은 이렇습니다. 저는 이 책을 ‘휴대전화 디지털 콘텐츠에 코를 박고 사는 시대에 굳이 아날로그 책을 사보겠다는 바보들에게나 바칠 책’이라고 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음악을 사랑하고 앨범을 사보겠다는 바보에게도 추천합니다. 그 정도 바보여야 책의 내공을 알아보고 환불 사태가 빚어지지 않을 겁니다. 

(추신) 제가 책을 내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해서 소주에 삼겹살이나 하자는 제안까지 다이어트를 핑계로 거부하진 않을 거죠?


바보들이나 사는 망작 앨범?

아름답고 신비한 산사 답사기
이종호 지음/ 북카라반/ 388쪽/ 1만8000원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천년 산사 7곳을 답사해 핵심 정보와 풍경을 담았다. 1부에선 한국 사찰 건축과 불상, 불탑, 석등에 관한 기초 정보를 제공하고 2부에선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양산 통도사, 해남 대흥사, 순천 선암사, 공주 마곡사, 보은 법주사 순으로 그 내력과 숨겨진 매력을 훑었다. 소개 순서처럼 영남(부석사  ·  봉정사  ·  통도사), 호남(대흥사  ·  선암사), 충청권(마곡사  ·  법주사)으로 묶어 직접 답사하며 읽어도 좋을 듯하다.


바보들이나 사는 망작 앨범?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B. 피터슨 지음/ 강주헌 옮김/ 메이븐/ 552쪽/ 1만6800원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150만 명 이상 보유한 스타 심리학자라면 뭔가 달콤한 말을 해줄 것 같은데, 피터슨은 그렇지 않다. ‘인생은 고통이다. 행복을 추구하지 말라’고 한다. 행복이 삶의 목적이라면 불행해졌을 때 인생은 바로 실패한 것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피터슨이 내놓은 12가지 인생 조언이 책에 담겼다.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등.


바보들이나 사는 망작 앨범?

트렌드 코리아 2019
김난도 외 지음/ 미래의창/ 456쪽/ 1만7000원 


매년 새로운 트렌드의 태동을 짚어내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2019년판. 수치를 최소화하고 일화와 친숙한 예시로 산업 지형도 변화를 쉽게 설명하는 것이 이 시리즈의 매력이다. 이번에는 △콘셉트 연출 △세포마켓 △뉴트로(New+Retro) △필(必)환경 △감정대리인 △데이터 인텔리전스 △카멜레존 △밀레니얼 가족 △나나랜드 △매너소비자 등 10가지 키워드로 내년 소비 패턴과 사회상의 변화를 예측했다.


바보들이나 사는 망작 앨범?

미래의 단서
존 나이스비트 · 도리스 나이스비트 지음/ 우진하 옮김/ 부키/ 360쪽/ 1만8000원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계적 미래학자인 저자가 1982년 저서 ‘메가트렌드’를 통해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이행, 기술과 인간성 조화의 중요성 등을 내다본 것. 36년 전 쓴 책이지만 어색함이 없을 정도다. 그가 새로운 메가트렌드에 대한 책을 냈다. 블록체인, 비트코인,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대변혁을 맞은 우리에게 ‘미래의 단서’를 찾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으라고 주문한다.


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간동아 2018.11.02 1162호 (p72~73)

  • |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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