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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엔 성직자가 없다는데 그럼 이맘은 뭐지?

수니파의 이맘은 목사, 시아파의 이맘은 교황과 비슷

이슬람엔 성직자가 없다는데 그럼 이맘은 뭐지?

이라크 시아파 무슬림들이 4월 12일 799년에 순교한 7대 이맘 무사 알 카짐을 추모하기 위해 바그다드에 위치한 모스크에 모여 추모하고 있다(왼쪽). 이라크 남부 나지프에 있는 이맘 알리(1대 이맘) 모스크. [AP=뉴시스]

이라크 시아파 무슬림들이 4월 12일 799년에 순교한 7대 이맘 무사 알 카짐을 추모하기 위해 바그다드에 위치한 모스크에 모여 추모하고 있다(왼쪽). 이라크 남부 나지프에 있는 이맘 알리(1대 이맘) 모스크. [AP=뉴시스]

국제뉴스를 보면 ‘이슬람 성직자’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영어 ‘Islamic Clergy’를 번역한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이슬람 종교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평신도와 구별되는 성직자가 없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슬람은 신(알라)과 인간 사이에 그 어떤 영적인 중개자도 인정하지 않는다. 신과 인간이 직선적 관계를 맺는다고 믿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무슬림(이슬람 신도)은 신 앞에 평등하다. 예언자 무함마드도 예외가 될 수 없다(하지만 무함마드가 ‘꾸란’의 원형이 된 신의 말씀을 계시받아 암송할 때 대천사 가브리엘이 매개체가 됐다).


율법학자가 성직자 역할을 대신한다

이슬람 수니파 최고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이집트 아즈하르대의 수장인 이맘 아흐메드 엘 타에브 대(大) 이맘(왼쪽)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 5월 23일 바티칸에서 대화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슬람 수니파 최고 교육기관으로 꼽히는 이집트 아즈하르대의 수장인 이맘 아흐메드 엘 타에브 대(大) 이맘(왼쪽)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 5월 23일 바티칸에서 대화하고 있다. [AP=뉴시스]

그럼에도 외부 관찰자의 눈에는 성직자로 비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수니파 이슬람에선 성원(모스크)에서 예배를 집전하는 이맘이다. 아랍어로 ‘앞에 있다’라는 의미의 ‘아마마’라는 동사에서 파생해 지도자, 모범, 사표의 뜻을 나타내는 이 단어는 무함마드 사후 그 계승자 또는 대리자를 가리키는 ‘칼리프’의 동의어였다. 

하지만 수니파 이슬람에선 ‘예배 인도자’라는 뜻으로 축소됐다. 사람들이 모스크에 모여 집단예배를 할 때 원칙적으론 모인 신도 가운데 가장 모범이 되는 자를 그때그때 선정한다. 특히 금요 정오 집단예배처럼 특별한 예배에선 전문 설교사(하티브)가 정치성이 가미된 설교(쿠트바)를 실시하는데, 이맘이 이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 

원칙적으로 이맘은 무슬림이면 누구나 맡을 수 있지만, 보통은 율법학자인 울라마가 하는 경우가 많다. 꾸란 해석의 권위자인 물라와 파키, 교리에 따라 재판하는 카디가 모두 울라마에 해당한다. 울라마는 성직자 제도가 없는 유대교의 랍비에 가깝다. 랍비 역시 성직자는 아니지만 ‘구약성서’와 ‘탈무드’에 대한 연구과정을 거친 이후 종교 행사와 각종 의식을 주재하고 여러 교육활동에 폭넓게 참여하며 유대교도의 영적인 성숙을 돕는다. 울라마 역시 ‘꾸란’과 ‘하디스’(무함마드의 언행록) 같은 경전공부를 통해 일반 신자가 샤리아(‘길’이란 뜻의 아랍어로 꾸란과 하디스에 기초한 율법체계)에 위배되지 않는 삶을 살도록 인도한다. 

요즘은 모스크마다 전속 이맘을 두고 모스크에 상주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개신교 목사를 연상케 한다. 지역별 모스크에 상주하며 종교의례를 주재하지만 가톨릭 신부와 달리 임명직이 아니라 추대직이며 결혼도 할 수 있다. 

이런 수니파의 이맘과 달리 시아파의 이맘은 가톨릭 교황에 버금가는 위상을 누린다. 시아파는 4대 칼리프이자 무함마드의 사촌동생이고 유일한 사위인 알리가 무함마드에 버금가는 영적 권능을 지녔다고 믿는다. 이런 특별한 영적 권능을 ‘이맘의 권능 또는 권위’란 뜻의 이마마(Imamah)라고 하는데, 국내에선 이마위(位)로 번역한다. 시아파 이맘은 알리로부터 이 이마위를 물려받아 ‘신의 빛(누르 후함마디)’을 전하는 지고지순한 존재로 신과 인간의 중개자에 가깝다. 

시아파에선 이 이맘을 어디까지 인정하느냐에 따라 여러 파벌로 나뉘는데, 다수파인 열두이맘파는 알리와 그의 후손 11명만 이맘으로 받든다. 그 마지막인 12대 이맘 무함마드 알 하산은 872년 네 살 때 속세에서 모습을 감춘다. 그래서 그를 ‘숨은 이맘’이라고 부른다. 그 대신 그의 의지를 대물림한 와킬이라는 대리인들이 이슬람공동체인 ‘우마’를 다스렸다. 940년 4대 와킬이 숨을 거둘 때까지 이어진 이 시기를 ‘소은폐의 시대’라 한다. 4대 와킬이 후계자 없이 죽은 후 지금까지를 ‘대은폐의 시대’라고 하는데, 세상의 종말을 앞두고 숨은 이맘이 다시 출현하는 것을 기다리는 시대다. 수니파와 시아파 공통의 구세주 신앙이 있다. 최후의 날이 닥치기 전 마지막으로 정의를 회복하기 위해 나타나 이슬람 황금기를 재현한다는 최후의 지도자 마흐디 신앙이다. 시아파에선 이 마흐디를 숨은 이맘과 동일시한다.


이맘이 다스리는 나라, 이란

이맘이 교황과 같은 권위를 누린다는 점은 시아파 국가 이란을 들여다보면 뚜렷이 이해할 수 있다. 이란 율법학자는 크게 3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호자통 이슬람’이라 부르는 율법학자다. 경전에 대한 전통적 해석을 토대로 신자들에게 지침을 내린다. 두 번째 단계는 무즈타히드라고 한다. 샤리아에 대해 전통적 해석을 뛰어넘어 독자적 유권해석(이즈티하드)을 내릴 수 있다고 인정받은 고수다. 

이즈티하드는 수니파에선 원칙상 금지돼 있지만 시아파에선 무즈타히드 이상의 율법학자에게는 허용된다. 이 무즈타히드의 다른 명칭이 ‘신의 징표’라는 뜻의 이란어 아야톨라다. 아야톨라는 추종자를 거느리고 독자적 세력을 확대해갈 수 있으며, 시아파 신도라면 누구나 자신이 추종하는 아야톨라가 있어야 한다. 이 아야톨라 가운데 율법학자들 사이에서 학식과 인품이 절륜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인정된 사람을 ‘모방의 원천’이란 뜻의 마르자에 타클리드라고 부른다. 그것에 대한 다른 호칭이 바로 대(大)아야톨라로 번역되는 ‘아야톨라 우즈마’다. 2017년 현재 살아 있는 아야톨라 우즈마는 86명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1인을 부르는 호칭이 따로 있었다. ‘절대적 모방의 원천’이란 뜻의 ‘마르자에 타클리드 무틀락’이다. 대은폐의 시대 과거 정통 칼리프와 열두 이맘, 그리고 네 와칼의 역할을 대신하는 존재다. 하지만 1961년 최후의 마르자에 타클리드 무틀락이 죽은 후로는 아야톨라 우즈마로 구성된 집단지도체제가 그를 대신했다. 

1979년 이란혁명을 성공시킨 루홀라 호메이니 역시 아야톨라 우즈마의 한 명이었다. 그런 그의 호칭은 마르자에 타클리드 무틀락을 뛰어넘어 시아파에선 전설적 존재에게만 주어지는 이맘이 됐다. 호메이니는 생전에 자신은 결코 이맘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1989년 숨진 뒤 그를 이맘으로 부르고 있으며, 그 계승자인 알리 하메네이 역시 이맘으로 불린다. 

칼리프가 다스리는 나라를 칼리파트, 이맘이 다스리는 나라를 이마메이트라고 한다. 수니파 테러단체 다에시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2013년 돌연 칼리프임을 자처하며 칼리파트로서 ‘이슬람국가(IS)’를 천명하고 나선 것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이마메이트가 된 것에 대한 반작용 아니었을까.




주간동아 2018.09.12 1155호 (p8~9)

  • |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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