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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러시아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예르미타시박물관展

러시아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러시아 예르미타시박물관 내 겨울 궁전 전경.

러시아 예르미타시박물관 내 겨울 궁전 전경.

러시아 왕조는 왜 프랑스 미술에 빠졌을까. 러시아인이 사랑했던 프랑스 화가들의 예술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러시아 예르미타시(프랑스어로는 에르미타주)박물관과 함께 4월 15일까지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특별전을 연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르미타시박물관 안에 있는 ‘겨울 궁전’은 러시아 황제들이 주로 겨울에 머물러 붙은 이름이다. 

러시아 황제 표트르 1세의 딸이자 황제였던 옐리자베타 페트로브나(1709~1762)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겨울 궁전을 지으라고 지시했지만, 정작 궁전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인 1762년 완공됐다. 

그해 황제로 즉위한 예카테리나 2세(1729~1796)는 겨울 궁전 가까이에 ‘은자(숨어 사는 사람·러시아어로 예르미타시)의 집’이라는 별궁을 만들고 이곳에 유럽 회화, 조각, 소묘 등을 수집했다.


예카테리나 2세 소장품 가득

장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니콜라이 구리예프 백작의 초상’. [ⓒ예르미타시박물관]

장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니콜라이 구리예프 백작의 초상’. [ⓒ예르미타시박물관]

특히 예카테리나 2세는 프랑스 미술의 옛 거장들과 동시대 화가들의 작품을 주로 수집했고, 18세기 말 이후에는 많은 프랑스 미술품이 여러 공공건물과 귀족들의 저택을 장식했다. 이러한 황실과 개인 소장품을 기반으로 오늘날 예르미타시박물관은 더욱 다채로운 프랑스 컬렉션을 지니게 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프랑스 출신 화가들의 그림 등 작품 89점을 만나볼 수 있다. 

예르미타시박물관은 프랑스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프랑스 미술품을 소장한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예르미타시박물관에서 열린 ‘불꽃에서 피어나다-한국도자명품전’의 교환 전시로 추진됐다. 총 4부에 걸쳐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프랑스 미술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아가 고전주의, 로코코시대, 낭만주의, 인상주의까지 서양미술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전시 첫머리인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에서는 니콜라 푸생, 클로드 로랭 등 프랑스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독자적인 화풍을 형성하고 유럽 미술의 흐름을 주도하기 시작한 17세기 프랑스 미술을 소개한다. 니콜라 푸생의 ‘십자가에서 내림’은 예카테리나 2세가 처음 구입한 프랑스 회화다. 성모 마리아 등이 십자가 아래로 내려진 예수를 부여잡고 통곡하는 모습을 담았다.


서양미술의 큰 흐름을 읽다

프랑수아 부셰의 ‘다리 건너기’. [ⓒ예르미타시박물관]

프랑수아 부셰의 ‘다리 건너기’. [ⓒ예르미타시박물관]

2부인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에서는 18세기로 접어들며 남녀 간 사랑이나 유희 장면을 즐겨 그렸던 로코코 화가들의 작품과 계몽주의 사상의 확산에 따라 제작된 풍속화를 만날 수 있다. 장바티스트 나티에의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는 잘생긴 요셉에게 반한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을 유혹하는 장면을 담았고, 위베르 로베르의 ‘콜로세움’은 석양이 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굳건하게 서 있는 이탈리아 로마 콜로세움을 그렸다. 위베르 로베르는 예카테리나 2세가 두 번이나 러시아로 초청할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 그 밖에도 장바티스트 그뢰즈의 ‘인형을 안고 있는 소녀’, 프랑수아 부셰의 ‘다리 건너기’ 등의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3부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은 나폴레옹의 통치와 일련의 혁명을 겪으며 프랑스 미술계에 일어난 변화를 소개한다. 신고전주의 대표 화가인 장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영웅적 초상화를 비롯해 문학, 신화, 동방에서 영감을 얻은 낭만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는다.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와 카미유 코로, 외젠 부댕과 같이 인상주의를 예고했던 화가들도 눈길을 끈다. 

전시의 마지막인 ‘인상주의와 그 이후’는 고전적인 예술양식과 결별한 인상주의 및 후기인상주의를 조명한다. 클로드 모네의 ‘지베르니의 건초더미’, 폴 세잔의 ‘마른 강 기슭’, 앙리 루소의 ‘방브 수문 좌측의 방어 시설 경관’ 등 인상주의 이후 근대 거장들의 작품들이 20세기 미술로 이어지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미술을 감상하는 동시에 그 속에 깃든 러시아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라 할 만하다. 

문의 02-1688-0361




입력 2018-01-09 13:27:30

  •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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