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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남중국해서 中 확장 저지 무력시위

항모 칼빈슨호 투입…세계 최강 美 F-22도 일본, 호주 배치

美, 남중국해서 中 확장 저지 무력시위

美, 남중국해서  中 확장 저지 무력시위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남중국해를 항해하고 있다.[미국 해군 웹사이트]

미국 해군이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이끄는 제1 항모 전단을 남중국해에 투입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미국이 항모 전단을 남중국해에 전개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칼빈슨호는 말 그대로 ‘바다의 떠다니는 요새’로 불린다. 만재 배수량 9만7000t, 길이 333m, 너비 40.8m이며 갑판 크기는 축구장 3개를 합쳐놓은 규모다. 비행갑판 길이만 76.4m에 달하며, 최고속력은 시속 30노트(약 55km)다. 이 항모에는 F/A-18 전투기 24대를 비롯해 급유기 10대, S-3A 대잠수함기 10대, SH-3H 대잠수함작전헬기 6대, EA-6B 전자전기 4대, E-2 공중 조기경보기 4대 등이 탑재돼 있다. 또 이지스 구축함인 마이클 머피호와 웨인메이어호, 미사일 순양함 레이크 챔플레인호 등이 칼빈슨호를 호위한다. 웬만한 중소국의 해·공군력 전체와 맞먹는 화력이다. 제1 항모 전단 사령관인 제임스 킬비 해군소장은 “항모 전단을 남중국해에 투입한 목적은 막강한 전력과 신속 대응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주려는 것”이라면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실제로 칼빈슨호 항모 전단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만든 인공섬들의 12해리(약 22km) 이내 해역을 순찰하는 등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항행의 자유 작전

美, 남중국해서  中 확장 저지 무력시위

미국 해군 연안전투함 프리덤호가 항해하는 모습(왼쪽)과 미국 F-22 스텔스 전투기 4대가 편대 비행하는 모습.[미국 해군 웹사이트]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에 미사일 포대와 레이더, 활주로, 격납고 등 군사시설을 갖춘 7개 인공섬을 만들어 이 해역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남중국해를 자국의 핵심 이익이라 규정하고 주권과 해양 권익을 수호하겠다며 한 치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미국은 중국의 이런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23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가진 로이터 통신과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이 남중국해 한가운데 거대한 군사시설을 짓고 있다”면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형 요새를 건설해 주변국들과 미국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중국은 당장 이런 일들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2월 4일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총리와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 등을 만난 자리에서 남중국해의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중국 측 행태를 주변국으로부터 조공받던 명나라에 비유하며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지키고자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트럼프 정부가 남중국해에 칼빈슨호 항모 전단을 투입한 것은 중국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무력시위이자 힘을 통한 평화라는 안보 노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오바마 전임 정부는 애초 석 달에 두 번씩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지난 15개월간 총 4차례만 이 작전을 벌여 중국과 마찰을 우려한 소극적 태도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칼빈슨호는 원래 동태평양을 관할하는 제3함대 소속이다. 서태평양을 담당하는 해군 제7함대엔 이미 핵추진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가 배치돼 있다. 그런데도 미국이 서태평양에 2개의 항모 전단을 운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는 이유는 중국에 막강한 전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반도 급변 사태에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검토하고자 군사력을 이동 배치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미국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B-1B 랜서 전략폭격기를 증강 배치했고, 일본 이와쿠니 해병대 항공기지에도 F-35 스텔스 전투기를 전진 배치했다.

미국의 남중국해 군사력 전개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세계 최강이라는 말을 들어온 F-22 스텔스 전투기를 일본과 호주에 각각 배치했다는 것이다. F-22는 모의 공중전에서 대항기로 나선 F-15, F-16, F-18 등 전투기 144대를 혼자 격추할 정도로 엄청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최고속도 마하 2.5, 항속 거리 3219km, 작전 반경 2177km인 F-22는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갖춰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적진 상공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다. 공대공 무기로는 AIM-120과 AIM-9 사이드와인더를 장착하고, 공대지 무기로는 정밀유도폭탄인 GBU-32 2발을 탑재한다. 사거리 110km인 GBU-39 소형 정밀폭탄 8발도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은 2월 7일 알래스카와 본토에 있던 F-22 12대를 일본 오키나와현 가데나 주일 공군기지에, 2월 11일에는 F-22 12대를 호주 북부 틴달 공군기지에 각각 배치했다. F-22는 앞으로 최소 수주에서 수개월간 일본과 호주에 주둔할 계획이다. 미국이 일본과 호주에 F-22를 배치한 것은 남중국해 제공권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 호주에 배치한 F-22는 20분 내 남중국해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미국 측 전략은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핵 항모 전단과 일본, 호주를 잇는 삼각 방어망을 구축해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려는 것이다. 미국의 또 다른 목적은 중국이 동중국해와 마찬가지로 남중국해에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려는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남중국해 제공권 장악 의도

중국은 지난해 12월 첫 항모인 랴오닝호 전단을 투입해 남중국해 일대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다. 당시 랴오닝호 항모 전단은 한국 서해, 일본 미야코해협, 대만 동부를 거쳐 남중국해에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일본과 대만 등의 공군 전투기들이 비상 발진하기도 했다. 중국은 칼빈슨호 항모 전단에 맞서 남해함대의 최신예 이지스 구축함인 052D형 창사호 편대와 공군의 훙-6 폭격기, 젠-11B 전투기 등을 동원해 해·공군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난사군도 인공섬에 배치된 병력들도 참여했다. 중국은 또 지난해 12월 인수받은 러시아제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35 4대를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남부전구로 긴급 이동시켰다. 중국은 인공섬들에 각종 미사일도 배치할 계획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항행의 자유를 이유로 주권과 안보 이익을 위협하고 훼손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미국 측에 강력하게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이 남해함대 전력과 남부전구의 공군력을 모두 동원해도 미국 항모 전단과 F-22 편대를 제압하기는 어렵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게다가 미국은 남중국해의 특성에 맞는 연안전투함도 속속 배치하고 있다. 남중국해는 얕은 수심에 섬과 암초가 많고 복잡한 해로 때문에 구축함 같은 대형함정이 활동하기 어렵다. 미국은 이미 프리덤호와 포트워스호 등 연안전투함 2척을 싱가포르에 배치했으며, 지난해 말 코로나도호를 추가로 투입했다. 미국은 앞으로 연안전투함 1척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연안전투함은 시속 47노트(약 87km)로 운항할 수 있다. 무기로는 57mm Mk110 함포와 30mm Mk44 부시 마스터 II 기관포, 램(RAM) 함대공미사일 등을 탑재하고 있다. 갑판이 넓어 대형 헬기와 무인기가 이착륙할 수 있다. 미국은 연안전투함의 화력을 강화하고자 최대사거리 315km인 AGM-84 하푼 함대함미사일이나 적기와 적함을 공격할 수 있는 최신형 롱보 헬파이어 미사일을 장착할 계획이다. 아무튼 미·중 양국이 앞으로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면서 더욱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것이 분명하다. 




입력 2017-03-03 14:57:56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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