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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 항모, 베트남 다낭 43년 만에 방문

中 남중국해 영유권 확대 견제 위한 전략적 협력

美 항모, 베트남 다낭 43년 만에 방문

미 해군 칼빈슨호 항공모함 전단이 43년 만에 베트남 다낭항에 기항하고 있다. [미해군]

미 해군 칼빈슨호 항공모함 전단이 43년 만에 베트남 다낭항에 기항하고 있다. [미해군]

다낭은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 지배하던 시절 휴양지였다. 이곳의 미케비치는 세계 6대 해변 가운데 하나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 프랑스어로 ‘투란’이라 부르던 다낭은 남북 길이가 1650km나 되는 베트남 토지 가운데인 북위 17도선에 위치한다. 

베트남전쟁이 발발하고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하면서 미군 병력이 대거 상륙한 곳이 다낭이었다. 당시 베트남은 북위 17도선을 중심으로 남베트남(월남)과 북베트남(월맹)으로 나뉜 상태였다. 미국은 1965년 3월 8일 3500여 명의 지상 전투부대 파병을 시작으로 54만8000여 명을 베트남전쟁에 투입했다. 다낭에는 미군과 남베트남군의 공군기지, 미 해병 제3상륙군 사령부, 남베트남 제1군단 사령부가 있었다. 특히 다낭의 항구와 공항을 통해 미군 무기 및 물자들이 들어왔다. 그만큼 다낭은 가장 중요한 전략 요충지였다. 우리나라 청룡부대(제2해병여단)도 이곳에 주둔했다. 

현재 다낭은 베트남 중부권 최대 상업도시이자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략 요충지 구실도 하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와 맞닿은 항구도시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공섬 군사기지화 견제

베트남이 스프래틀리 제도와 파라셀 제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포스터(왼쪽)와 스프래틀리 제도가 중국 땅이라고 세워놓은 표지석. [중국 군망]

베트남이 스프래틀리 제도와 파라셀 제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포스터(왼쪽)와 스프래틀리 제도가 중국 땅이라고 세워놓은 표지석. [중국 군망]

중국의 남중국해 패권 확대를 견제하고자 미국과 베트남이 손을 잡았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된 셈이다. 미 해군 칼빈슨호 항공모함 전단이 3월 5일부터 9일까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와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를 바라보고 있는 다낭항을 방문한 것은 상당한 함의를 지닌다.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웨인 마이어호와 순양함 레이크 챔플레인호를 비롯해 함정 5척으로 구성된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의 다낭 기항은 미국과 베트남의 긴밀한 군사협력 관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양국은 1995년 국교를 정상화했지만 베트남전쟁이라는 역사적 상처 때문에 군사 분야에서는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맺지 못했다. 하지만 양국은 중국의 군사력 팽창과 인공섬 건설 등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확대를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인식에 따라 군사 분야에서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그동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태도를 취했지만, 중국의 일방적인 인공섬 군사기지화를 견제하고자 미국과 군사협력으로 무게의 중심을 옮기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의 암초와 산호초 등에 인공섬 7개를 건설해 군사기지를 만들고 있으며, 조만간 공군 및 해군 기지 공사가 끝날 예정이다. 특히 중국은 스프래틀리 제도 중심부에 있는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 베트남명 다쯔텁)를 인공섬들의 군사기지를 지휘하는 본부로 삼을 계획이다.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는 10만㎡ 대지에 3000m의 활주로는 물론, 폭격기와 공중 급유기, 수송기 등을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가 지어졌다. 통신장비와 센서가 반구형 돔에 장착된 송신탑 2개, 고주파 레이더 설비도 마련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산하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해 인공섬들에 건설한 격납고, 무기 저장고, 미사일 발사대, 레이더, 탄약고, 통신시설 등의 면적은 총 29만㎡에 달한다. 

중국은 남중국해를 자국 바다로 만들고자 앞으로 3년 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인공섬들의 군사기지는 사실상 ‘가라앉지 않는 항모’ 구실을 하게 된다. 인공섬들의 군사기지에서 레이더로 적의 함정과 항공기들을 탐지해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미사일까지 발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을 행사할 경우 ‘항행의 자유’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남중국해의 안보적 가치가 그만큼 막대하기 때문이다. 주호주 미국대사로 내정된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군사령부 사령관은 2월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행사 시도와 관련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확대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의 포기할 수 없는 가치

중국 인민해방군 함정들이 남중국해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군망]

중국 인민해방군 함정들이 남중국해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군망]

발등에 불이 떨어진 베트남도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확대를 저지하고자 그 어느 때보다 미국과 관계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은 2월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남중국해에 대한 양국 입장을 재확인한 뒤 군사협력 등 양국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이 해상 활동과 관련 있다. 

남중국해는 어족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해저에는 상당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다. 석유 2130억 배럴, 천연가스 3조8000억㎥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불타는 얼음’이라 부르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도 대량 매장돼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미래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베트남은 그동안 남중국해의 해저 자원개발 문제를 놓고 중국과 충돌해왔다. 베트남의 석유시추 작업이 중국 방해로 중단된 적도 있다. 베트남의 전체 석유 생산에서 남중국해의 비중은 최고 30%에 달한다. 베트남 GDP에서 석유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에 이른다. 

베트남은 미국산 무기 도입도 검토 중이다. 그동안 전투기와 잠수함 등 주요 전력 자산을 러시아로부터 구매했지만, 러시아제보다 성능이 월등한 미국산 무기를 대거 사들여 중국의 군사력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다. 베트남은 특히 중국 잠수함을 추적할 수 있는 미국 P-3 대잠초계기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2016년 대(對)베트남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주간동아 2018.03.14 1129호 (p56~57)

  •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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