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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최대 200조 원 경제지원 노린다

김정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최대 200조 원 경제지원 노린다

김정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최대 200조 원 경제지원 노린다

8월 29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된 화성-12형.[노동신문]

8월 29일 아침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된 화성-12형 미사일이 일본 홋카이도(北海道)를 통과해 북태평양에 떨어지자 한국, 미국, 일본이 모두 발칵 뒤집혔다. 우리 군 수뇌부는 ‘정보’가 있었기에 새벽 2시쯤부터 첩보위성 레이더 각도를 순안비행장 쪽으로 좁혀놓고 주시했다지만, 쿨쿨 자고 일어난 국민은 소스라치게 놀랐을 것이다.

이 놀라움은 8월 30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번 탄도 로케트 발사 훈련은 우리가 진행한 태평양상에서 군사 자건(自建)의 첫걸음이고, 침략 전초기지인 괌도(島)를 견제하기 위한 의미심장한 전주곡이다. 앞으로 태평양을 목표로 탄도 로케트 발사 훈련을 많이 해 전략무력의 전력화, 실전화, 현대화를 적극 다그쳐야 한다”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말을 보도하면서 ‘전쟁 공포’로 변하고 있다.



“괌 견제를 위한 전주곡”

김정은,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로 최대 200조 원 경제지원 노린다

한미연합군 또는 미군의 참수작전 실행을 두려워하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8월 29일 항공기를 타고 이동할 필요가 없는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화성-12형 발사를 참관했다.[노동신문]

이는 8월 9일 북한 전략군 대변인이 “미사일로 괌을 포위사격하겠다”고 한 성명이 허언이 아니고,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사론’이 사실상 실효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경보를 울리고 호외를 발행한 일본 이상으로 우리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정말로 김정은은 미국, 일본 그리고 우리를 상대로 전쟁하려는 것일까. 

이를 알려면 북한 처지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자세가 필요하다. 적(敵)이 슬쩍슬쩍 집어넣은 ‘허언’도 벗겨내야 한다. 이렇게 ‘이해’를 확보하면 비교적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 두려움에 허둥대지 않고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

8월 29일 북한은 일출 3분 전인 5시 57분 화성-12형을 발사했는데, 이는 일출에 맞춘 발사임이 틀림없다. 북한은 일출 직전에 미사일을 종종 발사했다. 그 이유는 북극성을 비롯해 모든 미사일에 액체연료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액체연료는 미사일을 ‘기립(起立)’시킨 후 주입해야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한미일은 첩보위성으로 북한의 수상한 지역을 24시간 감시한다. 따라서 한 지역에서 미사일이 장시간 기립된 상태로 있으면 바로 집중한다. 레이더 빔 발사 각도를 좁혀 정밀 관찰하고, 아군 미사일부대 등에는 유사시에 대비한 준비를 하달한다.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한미연합군이 위기를 느껴 먼저 공격하면 그곳이 불바다가 된다. 그래서 첩보위성의 눈을 피하고자 야음을 틈타 연료 주입을 하는 것이다.

첩보위성은 카메라로 찍거나 합성개구레이더(SAR)라고 하는 레이더파를 이용한다. 카메라는 빛이 없으면 찍을 수 없지만 SAR는 촬영이 가능하다. SAR는 초음파 촬영에 비유할 수 있다. 초음파 촬영이 음파를 쏴 돌아오는 메아리로 영상을 만들듯, SAR 장비는 레이더파를 쏘고 반파(反波)를 받아 영상을 만든다. 초음파 사진이 그러하듯 SAR 사진은 흑백이고 선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많은 경험을 가진 전문가가 주의 깊게 봐야 판독할 수 있다.

북한은 전기가 부족해 캄캄한 나라인데 순안비행장 외곽은 드넓은 평지이니 해가 지면 칠흑 같은 어둠에 덮인다. 도발을 결심한 북한은 SAR 촬영은 어쩔 수 없다 보고 전날 일몰(오후 7시쯤)부터 ‘어둠의 11시간’을 이용해 액체연료를 주입한 것이다.

순안비행장에는 유사시 이곳으로 올 수 있는 전투자산을 한미연합군의 폭격으로부터 지켜주는 시설이 있다. 북한은 한미일 첩보위성의 눈을 피하고자 미리 화성-12형을 실은 트럭을 이 시설에 넣어뒀다 8월 28일 밤 미사일을 꺼내 기립시킨 후 밤새 연료 주입을 하고 그다음 날 해가 뜨기 직전 김정은 참관 하에서 발사했다.

김정은은 러시아제 IL-62M 중형 여객기를 개조한 전용기 ‘참매-1호’를 갖고 있다. 소수의 소식통은 “김정은은 아버지와 달리 항공기를 자주 이용하는데, 참매-1호기를 타는 경우는 드물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들은 “김정은의 행태를 보면 한미연합군 혹은 미군이 불시에 감행할지 모를 참수작전을 매우 두려워하는 것이 발견된다. 적에 노출된 참매-1호는 거의 타지 않고 저속(低速) 전투기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까닭은

김정은을 태운 저속 전투기는 호위 전투기와 함께 비행한다. 이것 역시 한미연합군의 미사일 참수작전을 의식한 처사다. 적의 공격을 피하는 비행 방법 가운데 하나가 에어쇼를 하는 블랙이글팀처럼 항공기 여러 대가 밀집해 편대비행하는 것이다. 이런 편대비행이 상대 레이더에는 ‘한 점’으로 나오니, 상대는 비행기 1대가 날고 있는 것으로 판단해 ‘은밀하게’ 미사일 한 발만 발사한다.

레이더를 통해 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을 파악한 편대는 즉각 사방으로 흩어진다. 이렇게 되면 미사일은 어느 것을 따라가야 할지 몰라 헤매다 시간이 지나면 자폭한다. 분석관들은 이 편대가 몇 대로 구성됐는지 이착륙 때 알게 된다. 이착륙만큼은 같이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근에 산이 있으면 레이더파가 막혀 이착륙 순간을 잡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러한 사각지대는 피스아이 같은 경보기를 띄워 살펴야 한다. 

그래서 분석관들은 김정은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저속 전투기 편대가 발견되면 주목한다. 그런데 8월 29일 발사는 순안비행장에서 했으니 김정은이 전투기를 탈 이유가 없었다. 왜 김정은은 순안비행장에서 미사일을 쏘게 했을까.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한미연합군의 응징을 의식해 평양시민을 총알받이로 내몬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 전문가는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한미연합군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중이다. 따라서 여러 부대를 동원하는데, 그때 김정은이 미사일 도발을 위해 전투기로 이동하는 것이 확인되면 한국군은 몰라도 미군은 즉각 참수작전을 감행할 수 있다. 북한은 이를 의식해 순안비행장을 발사장으로 택한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는 러시아판 패트리엇 S-300을 갖춘 평양방어사가 있으니 한미연합군이 쏜 미사일을 요격할 수도 있다. 순안비행장은 위험 기간 중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를 참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다음으로 살펴봐야 할 문제는 ‘위험을 자초할 수도 있는데, 왜 북한은 UFG 기간에 일본 머리 위를 넘어가는 미사일을 발사했느냐’는 것이다. 이 문제는 조선중앙통신의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 태평양을 목표로 탄도 로케트 발사 훈련을 많이 해 전략무력의 전력화, 실전화, 현대화를 적극 다그쳐야 한다고 말했다’는 보도와 함께 살펴봐야 한다. 한 전문가는 북한은 괌이나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6, 7차 핵실험도 곧 할 것이라며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핵 포기 할 테니 돈 내놔라”

“중국은 그들의 한반도 정책을 ‘쌍잠정(雙暫停) 쌍궤병행(雙軌竝行)’으로 표현한다. 우리는 잠정을 ‘잠시 멈추는 것’으로 이해하기에 한자로 ‘暫定’으로 적는다. 그러나 중국은 ‘상당 기간 중단하는 것으로 것’으로 이해하고, ‘머물 정(停)’자를 써서 ‘暫停’으로 쓴다. 쌍잠정은 북한은 핵 도발, 한미는 군사훈련을 상당 기간 중지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비핵화를 하고, 미국은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는 궤도에 동시에 올라가라는 것이 쌍궤병행이다. 이는 북한이 핵을 가지면 미국이 북한을 쳐 중국이 위험에 빠질 수도 있으니 북한은 핵을 갖지 말고, 미국은 북한의 안정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이는 한반도가 말썽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영원히 분단 상태로 있는 것이 중국에게는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이기도 하다. 한반도를 변방으로 삼겠다는 중국의 이러한 요구는 한 가지만 빼면 북한 측 주장과 매우 흡사하다. 한 가지란 막대한 경제적 지원이다.”

상당수 전문가는 지금 미국은 단독으로 북한을 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고 본다. 강력한 협조자가 돼야 할 문 대통령이 강하게 거부하고 있는 데다, 중국과 러시아의 방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반도가 미국과 동맹을 맺은 한국에 의해 통일되면 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어려운 러시아는 냉전 상태가 러시아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보기에 북한 붕괴를 좌시하지 않으려 한다.

이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 두 나라는 미국 스텔스기가 날아오면 훈련 삼아서라도 추적해 그 정보를 북한에 알려준다고 한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는 미국 국방예산을 절반으로 줄이는 ‘시퀘스터’를 시행했다. 그 결과 절반 가까운 미국 항모가 정비도 받지 못한 채 모항에 정박해 있었다. 최근 한반도로 오는 미국 항모가 ‘칼빈슨호’로 고정됐다시피 한 것은, 태평양 해역에서 미국이 추가로 동원할 수 있는 항모가 칼빈슨호뿐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사실을 알고 화를 내며 정비를 지시해 연말쯤 마무리된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3를 시험발사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압도적 군사력을 투입해도 중·러의 교묘한 방해 탓에 쉽지 않으니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군사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만 한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바로 이 점을 꿰뚫어봤기에 “군사적 해법은 없다.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북한 핵을 폐기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바로 해임됐다. 8월 29일 북한이 홋카이도 너머로 미사일을 쏜 것은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미국의 한계를 간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오래전부터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더 큰 도발을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해온 러시아 전문가는 이런 주장을 했다.

“북한은 괌이나 미국 본토를 향해 더 큰 미사일을 쏘고 6, 7차 핵실험도 곧 할 것이다. 이는 미국을 상대로 한 협박이다. 군사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미국은 협상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 북한은 북핵 동결이나 폐기를 미·북 평화협정과 맞바꾸는 조건으로 경제지원을 요구할 것이다. 그 금액이 80조~20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가 미국의 목표인 만큼 최대한 높은 금액을 부를 것이다. 미국은 북한과 총액을 협상하면서 비핵화의 대가는 한반도 주변국이 고루 누리니 함께 분담하자고 요구한다. 북한을 식민지배한 일본으로 하여금 배상금 형태로 가장 많은 돈을 내게 하고, 북한 비핵화로 혜택을 볼 한국과 중국에 그다음으로 많은 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러시아도 상당 금액을 내놓는다.



문 정부 ‘한반도 운전사론’의 앞날

러시아 전문가는 “미국이 협상에 나서는 이유는 그 기간 김정은 정권을 붕괴시키는 공작을 시행하기 위해서일 수 있다. 중·러의 방해와 한국의 비협조로 군사적으로는 되지 않으니 평화적으로 나선 뒤 공작을 하는 것이다. 물론 북한은 그것에 대비하며 협상에 나설 것이다. 대비는 협상 도중 미국을 향한 미사일 발사와 더욱 강력한 핵실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이 협상에 들어가면 문재인 정부는 운전사를 자처하며 남북협상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보수 세력이 “제2의 베트남이 된다” “연방제통일 반대” 등을 외치며 시위에 나서 한국은 남남갈등 상황이 된다. 그런 식으로 관련 국가들은 모두 내홍(內訌)에 빠지는데, 내공이 약한 쪽이 먼저 무너진다.

이러한 상황은 1차 북핵 위기 후 제네바합의를 거쳐 1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간 것과 흡사한데, 이 경쟁에서 남북한과 미국은 모두 살아남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북한은 시간을 벌었고 핵개발 완료를 증명할 5차 핵실험도 해냈으니 판정승을 거둔 쪽은 북한이라고 봐야 한다. 북한은 이번에는 많은 돈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문 대통령은 과거 길을 다시 걸을 것인가, 아니면 전혀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 문 대통령의 다른 선택은 일전불사를 선언하며 정면 대결로 가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북한을 칠 수 없듯이, 북한도 한국과 일본, 미국을 진짜로 공격할 수 없다는 판단에 기초한다. 북한과 정면 대결하는 치킨게임을 선택한다면 문 대통령은 명실상부한 ‘한반도 운전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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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불복한 북한이 공격한다면 한미일은 선공(先攻)을 당했으니 중·러의 반발을 누르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워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 북한이 위협 도발만 한다면 그때마다 유엔으로 문제를 가져가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강화해 북한을 고립시켜 더욱 유리한 국면을 만들 수도 있다.





입력 2017-09-05 11:10:28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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