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72

2017.01.18

법칙으로 通하는 세상

친박 서청원 의원 ‘사면초가’

  • 김규회 정보 큐레이터·동아일보 지식서비스센터 부국장 khkim@donga.com

    입력2017-01-13 17: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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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사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새누리당이 새해 벽두부터 또다시 인적 청산을 둘러싼 내홍으로 국민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맏형 서청원 의원은 배수의 진을 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당내 입지가 녹록지 않아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면초가는 사방에서 들려오는 초나라 노래라는 뜻으로, 곤궁에 빠져 옴짝달싹 못 하는 처지를 비유한 말이다. 중국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나온다.

    진(秦)나라 말기 군웅들의 물고 물리는 싸움은 초(楚)나라 항우(項羽)와 한(漢)나라 유방(劉邦) 양대 세력의 천하 쟁탈전으로 좁혀졌다. 둘은 홍구(鴻溝)를 경계 삼아 천하를 양분하는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고 각자 도읍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그런데 유방이 배신해 공격하는 바람에 항우는 해하(垓下)에서 한나라 명장 한신(韓信)에게 포위당하고 말았다. 성안에 포위된 항우는 빠져나갈 길이 보이지 않았고, 한나라 군대는 점점 포위망을 좁혀왔다. 어느 날 밤 한나라 진영에서 고향을 그리는 구슬픈 초나라 노래가 들려왔다. 한나라가 항복한 초나라 병사들에게 시켜 고향 노래를 부르게 한 것이었다. 항우는 이 노래를 듣고 “이미 초나라가 유방에게 넘어갔다는 말인가. 어찌 적진에 포로 수가 저렇게 많은가”라며 탄식했다. 한나라의 심리 작전은 먹혀들어 항우 진영에서 도망자가 속출했다. 항우는 포위망을 뚫고 가까스로 오강(烏江)까지 도착했으나 결국 몸을 던져 장렬한 최후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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