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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고대의료원과 함께 하는 건강 강좌①

유방암 수술해도 ‘가슴’은 남는다

성형외과 등과 협진 통해 흉터 최소화하고 가슴 모양 살려

유방암 수술해도 ‘가슴’은 남는다

유방암 수술해도 ‘가슴’은 남는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뒤 우울증과 상실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암 덩어리는 모두 제거했지만 변형된 환부 탓에 수술 후에도 심리적 고통이 지속된다. 국내 유방암 환자는 약 18만 명. 이들은 대부분 암세포의 확산을 막고자 환부의 변형을 각오하고 수술대에 오른다. 유방암 환자의 34.1%는 환부를 모두 상실하는 전체 절제술을 받는다. 나머지 65.9% 환자는 부분 절제술을 받지만 수술 후 변형과 흉터 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유방암 치료 협진 콤비로 나선 고대안암병원 유방센터장 정승필 교수(오른쪽)와 성형외과장 윤을식 교수. [홍중식 기자]

유방암 치료 협진 콤비로 나선 고대안암병원 유방센터장 정승필 교수(오른쪽)와 성형외과장 윤을식 교수. [홍중식 기자]

환자의 심리적 고통은 새로운 의술의 모티프가 된다. 암세포 제거를 맡은 의료진과 수술 후 환부의 복원을 맡은 의료진 간 협진이 그 같은 의술이다. 유방내분비외과와 성형외과의 긴밀한 협진으로 유방암 치료 및 환부 재건을 동시에 진행 중인 고대안암병원 유방센터를 찾아 최신 치료법의 사례를 알아봤다. 이 병원은 유방암 환자를 수술하기 전후 종양혈액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가 모여 암의 위치와 크기, 환자 상태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낸다. 이 병원 유방센터장 정승필 교수(유방내분비외과)와 성형외과장 윤을식 교수가 치료 사례를 소개했다.


절개 부위 대폭 줄여 수술 흔적 거의 안 남아

조모(66·여) 씨는 2013년 11월 건강검진 당시 오른쪽 유방에서 혹이 발견됐다. 고대안암병원 유방센터를 찾아 초음파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한 결과 1cm 크기의 암 확진이 나왔다. 다른 부위에 전이되지 않은 유방암 1기로, 호르몬수용체 양성 반응을 보이는 암이었다. 수술 집도의였던 정 교수는 “여성호르몬이 호르몬수용체에 달라붙어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되는 환자였다”며 “항호르몬제인 타목시펜이나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5년간 복용해 치료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암세포를 없애는 수술이었다. 정 교수는 “몇 년 전만 해도 의사가 수술하기 편하게 암에서 가까운 피부를 가로로 길게 절개했지만, 요즘은 유방종양성형술로 절개 부위를 대폭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성형술은 절개 구멍을 최소로 내 수술 자국이 보이지 않게 하는 의료기술로, 암 덩어리를 떼어낸 부위가 꺼지지 않도록 유방 조직의 모양을 잡고 좌우 크기도 조정한다. 정 교수는 “이 환자의 경우 유륜 테두리를 따라 절개선을 내 수술한지도 모를 정도로 마무리했다”며 “현재까지 유방암도 재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모(58·여) 씨는 왼쪽 유방에서 혹이 만져졌지만 암 확진이 무서워 정밀진단을 미뤄왔다. 2016년 9월 병원에서 검사받았을 때 암 크기가 5cm를 넘어섰고,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다른 장기로는 전이되지 않았지만 이미 3기였다. 또 암세포가 빨리 자라고 재발과 전이도 많은 3중 음성에 해당됐다. 3중 음성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허투(Her-2) 등 3가지 수용체가 없어 항호르몬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암이다. 

정 교수는 “종전 같으면 유방 전체 절제술을 하고 겨드랑이 림프절도 다 제거했겠지만, 우리 의료진은 수술 전 항암치료부터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에게 6개월간 8회에 걸쳐 선행 항암치료를 하고 MRI를 찍었더니 암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도 사라졌다. 정 교수는 “유륜 테두리를 절개해 암 덩어리만 깨끗이 제거하고 겨드랑이 림프절은 보존했다”고 말했다. 겨드랑이에는 팔이나 등을 움직이는 신경이 지나가는데 림프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자칫 감각 이상이나 운동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유방암 절제술을 받은 뒤 팔이 붓고 통증이 심하다는 환자가 많다. 대부분 겨드랑이 림프절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림프절로 순환되지 못한 림프액은 팔에 부종과 염증을 남긴다. 정 교수는 “3기 암 환자라도 수술 후 부종과 통증 같은 후유증을 없애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모(65·여) 씨는 지난해 5월 오른쪽 유방 조직을 모두 잘라냈다. 암 덩어리가 3개 이상 발견된 다발성 유방암으로, 2기에 해당됐다. 그나마 수술 전 항암제를 투여해 유두와 유륜을 보존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유방절제술과 복원술을 동시에 진행했다.


전체 절제에도 모양 살리고 보형물 부작용 줄여

윤 교수는 “이 환자처럼 전체 절제술을 했더라도 유두와 유륜이 남은 경우, 유방 밑 주름선을 따라 5cm가량만 절개하고 보형물을 넣어 형태를 복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협진을 통해 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대한 흉터가 남지 않게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윤 교수는 2012년 수술로봇을 이용해 유방재건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 뒤부터 흉터가 보이지 않는 수술은 그의 전문 분야가 됐다. “보형물을 넣는 수술을 할 때 예전에는 브래지어 라인을 따라 가로로 20cm가량 길게 절개했다. 지금 우리 의료진은 로봇수술을 통해 겨드랑이 주름선만 조금 절개하고 수술로봇의 팔을 넣어 유방에 흉터가 남지 않도록 수술한다.” 

윤 교수에 따르면 수술로봇을 이용하면 절개 구멍이 작아 흉터가 잘 보이지 않고, 회복도 빠르다. 그렇지만 이 수술에서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진료비는 일반 유방암 치료의 4배 수준으로 올라간다. 

최근 이 병원에서는 보형물 주위에 자가 조직을 감싸 넣는 하이브리드 유방재건술도 시행하고 있다. 윤 교수는 “보형물을 넣으면 유방이 딱딱해지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유방의 좌우 대칭과 피부 탄력도 좋아진다”며 “환자 역시 충분한 상담을 통해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유방암 수술해도 ‘가슴’은 남는다


주간동아 2018.11.16 1164호 (p62~63)

  • 이주연 객원기자 doccoma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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