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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글 써서 돈 벌기 쉽지 않구나

블록체인 기반 SNS ‘스팀잇’…“누구나 좋은 콘텐츠 쓰면 돈 번다” 취지 퇴색 기미

글 써서 돈 벌기 쉽지 않구나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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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않으면 절대 산을 오를 수 없다’는 엄홍길 대장의 말과 다르게 별생각 없이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실패였다. 콘텐츠 내용 외에도 다양한 일에 신경 써야만 하루 한두 건의 글로 차비 정도 벌 수 있었다. 

SNS로 영향력을 얻어 책을 출간하고 유명해지는 사람이 생기면서 블로그, 브런치 등 일반인도 긴 글을 써 명성을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이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글을 쓰면 돈도 벌 수 있다는 ‘스팀잇(Steemit)’이라는 플랫폼이 등장했다. 게다가 이 플랫폼은 유망한 블록체인 기반의 SNS다. 보상도 암호화폐로 준다. 안 해볼 이유가 없다. 

하지만 기사에는 기사 작성법이 있듯 SNS, 블로그에도 그만의 작성법이 있다. SNS 이용자가 쉽게 읽고 재밌게 내용을 재가공해야 비로소 관심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영향력. 스팀잇 특성상 암호화폐를 많이 가진 사람이 내 글을 봐주고 공감해줘야 한다. 시장에서 오래 버텨온 고참들의 눈에 들어야 한다는 것. 게다가 ‘보팅봇’ 등 자동 보팅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콘텐츠를 읽지도 않고 보팅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스팀잇의 미래가 아주 어두운 것은 아니다. 위의 문제는 블로그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었다. 이에 한편에서는 스팀잇 시스템 특성상 그것이 더 강하게 나타날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이용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가 증가할 테고, 그에 따라 고참들의 영향력이 차츰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글 쓰고 ‘좋아요’만 눌러도 돈을 번다고

스팀잇에 도전하기로 한 것은 3월. 편집장의 밀명이 있었다. 암호화폐 관련 기사를 자주 쓰는 만큼 블록체인 기반 SNS인 스팀잇에 도전해보라는 것. 첫 기획 의도는 일종의 가이드북이었다. 글 몇 건을 써보고 누구나 쉽게 스팀잇에 도전할 수 있도록 가입부터 글쓰기까지를 담은 체험기를 쓰려고 했다. 

가욋일이지만 스팀잇에 글을 써보겠다고 나선 것은 용돈벌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스팀잇은 거칠게 설명하자면 가입해 글이나 그림, 동영상 등 콘텐츠를 업로드하면 이용자들이 이를 일종의 ‘좋아요’인 ‘보팅’으로 평가하고 암호화폐로 보상받는 형식이다. 

콘텐츠에 보팅한 사람의 수와 영향력에 따라 게시물 오른쪽 하단에 실시간으로 가격이 붙는다. 자신이 보팅한 콘텐츠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 보팅한 사람도 일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용자의 콘텐츠 평가를 활성화하려는 방안이다. 블록체인 SNS를 이용하는 것이 바로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일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스팀잇에 글을 써볼 생각이라면 좀 더 자세히 스팀잇 시스템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일단 주의할 점으로는 스팀잇에 한 번 올린 글은 쉽게 고칠 수 없다는 것이다. 올린 글이 모두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 그만큼 대다수 사람이 여러 번 탈고를 거쳐 글을 올린다. 잘못된 자료나 오타를 고칠 수 없어 창피함이 박제되기 때문. 스팀잇이 주는 보상은 크게 ‘스팀’ ‘스팀파워’ ‘스팀달러’로 나뉜다. 일단 스팀은 암호화폐다. 이 암호화폐를 스팀잇에서 스팀파워로 교환할 수 있다. 교환 비율은 일대일. 

같은 가치의 보상에 대해 이름이 다른 이유는 용처가 다르기 때문이다. 스팀은 암호화폐거래소에서 현금화나 다른 암호화폐로 교환이 가능하다. 반면 스팀파워는 스팀잇 안에서만 쓸 수 있는 척도다. 다량의 스팀파워를 보유한 사람일수록 스팀잇 내 영향력이 커진다. 예를 들어 이제 막 스팀잇에 가입해 스팀파워가 0에 가까운 이용자의 보팅은 표당 0.1달러 정도의 가치인 데 비해, 스팀파워가 1000 이상인 이용자의 보팅은 9.73달러의 가치를 가진다. 스팀파워의 영향력은 스팀 가격에 따라, 그리고 전체 발행된 스팀 수에 따라 달라진다. 스팀달러는 일종의 보증수표다. 스팀이 암호화폐라 가격 변동 폭이 크니 이용자에게 최대한 안정적인 보상을 주려는 방책인 것. 일례로 1스팀달러를 가진 이용자가 스팀잇에서 스팀으로 환전을 요구한다. 이때 환전 요구 시점에 1달러에 해당하는 스팀으로 교환해주는 것이 스팀달러다. 

스팀잇에 글을 쓰면 보상을 스팀파워 100%로 받을지, 아니면 스팀파워와 스팀달러로 반반 나눠 받을지 결정할 수 있다. 이용자는 대부분 위험 관리 차원에서라도 후자를 선택한다.


입사시험도 아니고 가입 너무 어려워

국내 스팀잇 인기글란에는 암호화폐 이슈가 많은 반면, 해외에서는 휴대전화, 학교생활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이 올라온다. [스팀잇 캡쳐]

국내 스팀잇 인기글란에는 암호화폐 이슈가 많은 반면, 해외에서는 휴대전화, 학교생활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이 올라온다. [스팀잇 캡쳐]

무작정 뛰어들기 전 나름의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어떤 글이 높은 보팅을 받는지 알아보고 어떤 글을 쓸지 정할 심산이었다. 3월 셋째 주, 암호화폐 광풍이 한참 잦아들던 시기였지만 스팀잇에서는 여전히 암호화폐 콘텐츠가 강세였다.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각광받는 암호화폐에 대한 소식이나 블록체인 관련 행사, 상품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주간동아’ 정보기술(IT) 담당 기자인 만큼 암호화폐나 블록체인 행사는 쉽게 드나들 수 있었다. 매주 한두 개 행사에 직접 다녀오고, 관련 기사를 쓰기로 결정했다. 

콘텐츠는 결정했으니 스팀잇 이용자가 돼야 했다. 그러나 가입 절차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물론 입사시험처럼 장문의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거나 다양한 스펙을 자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스팀잇은 SNS를 기반으로 해 간단한 본인인증 절차만 거치면 바로 계정을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스팀잇 이용자는 SNS 가입자인 동시에 암호화폐 스팀의 채굴자다. 당연히 블록체인에 새로운 이용자를 기록하고 스팀을 보관할 전자지갑까지 한번에 만들어야 한다. 게다가 올해 들어 스팀잇 가입자가 빠르게 느는 추세였다. 당연히 기다림의 시간은 길어졌다. 

스팀잇 가입은 총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에서는 아이디에 해당하는 닉네임을 정한다. 장고 끝에 결정한 닉네임은 ‘weeklymaknae’. 닉네임을 정하면 e메일 주소를 묻는다. e메일을 보내 내가 실제 그 e메일 사용자인지 확인하겠다는 것. e메일 주소를 입력했지만 한동안 e메일이 오지 않았다. 문제가 생긴 줄 알고 다시 입력해봤지만 이미 weeklymaknae라는 닉네임이 선점됐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즉 내가 e메일을 입력한 부분까지는 진행이 됐다는 것. ‘기다리면 되겠지’ 싶어 늦은 시간까지 있었지만 역시 e메일이 오지 않았다. 일단 퇴근 후 국내 관계자를 찾아 문의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노트북컴퓨터를 덮고 회사를 나섰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e메일함을 확인해보니 e메일이 와 있었다. e메일에 적혀 있는 URL을 클릭하자 다시 스팀잇에 접속됐다. 이번에는 국적과 휴대전화번호를 물었다. 휴대전화 본인인증을 위해서였다.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하면 휴대전자에 SMS(문자)메시지가 온다. 메시지에 적힌 숫자를 다시 창에 입력하는 간단한 본인인증 방식이었다. 그간 해온 본인인증 방식과 다른 점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입력 후 e메일이 올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내용의 안내창이 나왔다. 두 번째 기다림은 첫 번째보다 훨씬 길었다. 당시 스팀잇 가입에 성공해 글을 써볼까 생각 중이라던 직장인 강모(31) 씨는 “가입에만 2주가 걸렸다. 스팀잇 관계자에게 e메일까지 보내봤지만 ‘가입 신청자가 갑자기 늘어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마지막 가입 절차 초대장은 3주가 지나서야 e메일함에 도착했다. 그제야 비밀번호를 받게 됐다. 전자지갑 역할도 하는 계정인 만큼 비밀번호는 영어 소문자와 대문자, 숫자가 조합된 총 52개의 문자였다. 기억할 수 없으니 메모장에 옮겨 보관했다. 스팀잇은 비밀번호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비밀번호를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스팀잇의 승낙을 기다리는 동안 몇 개의 암호화폐 행사에 갔지만 글로 쓰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났고 관련 글도 이미 많이 올라 있었다. 혹시 참고가 될까 싶어 찬찬히 읽어봤다. 어떤 글은 행사의 주요 내용과 그날 참석한 사람들의 분위기를 자신의 시각으로 심도 있게 썼지만 보팅 수가 많지 않았다. 오히려 행사가 끝나자마자, 혹은 행사 중간에 관련 내용을 올린 콘텐츠의 보팅이 더 많았다. 

정보를 빠르게 올리는 것이 중요한가 싶어 다른 글을 봤지만 꼭 그렇지도 않았다. 짧게 행사 내용을 요약한 글이 보팅 수가 가장 많았다. 페이스북 등 다른 SNS처럼 너무 길지 않고 읽기 편한 글이 반응이 좋은 것이라 생각해 암호화폐 오프라인 전자지갑 ‘렛저나노S’ 행사에 관한 글을 썼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내용이라 관련 질문 등을 담아 이 제품이 어떻게 구동되는지, 제품을 잃어버렸을 때 암호화폐를 어떻게 복구하는지 등의 내용을 간략하게 썼다.


역시 친목은 중요하다

하지만 보팅 소식은 없었다. 이 행사와 관련된 다른 포스팅에 비해 내용이 나쁘지 않으니 2~3개의 보팅은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최소 10건 넘는 보팅을 받아야 동전 한 닢이라도 벌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의 스팀잇 이용자들은 첫술에 배부르기 어렵다며 보팅 한 개 받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행히 며칠 뒤 보팅이 하나 달렸다. 생판 모르는 외국인이었다. 한글을 읽을 수는 있나 싶어 그의 포스팅과 그가 ‘리스팀’(퍼다 나른) 포스팅을 확인했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사람인 것이 분명했다. 누군가 초심자에게 반갑다는 인사를 하는 정도라 생각했다. 

몇 시간 뒤 다시 확인하자 다른 한 명이 보팅을 더 해줬다. 이번에도 외국인인가 싶어 다시 확인했다. 다행히 한국인이었다. 회사 선배였다. 말 그대로 굴욕을 당한 이후 만회하고자 한동안 스팀잇을 돌며 어떤 글이 인기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탄탄한 형식에 좋은 정보를 담은 글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기도 하고, 일기 정도의 내용을 담은 글이 많은 보팅을 받기도 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언론기사의 링크만 올리고도 보팅을 받는 사람이 종종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이런 글에는 예전 싸이월드에 자동 댓글 남김 기능을 활성화하면 ‘퍼가요~’라는 댓글이 남는 것처럼 ‘좋은 글이네요. 팔로합니다’ ‘보팅합니다’ 같은 내용의 댓글만 허다했다. 

결국 답은 스팀잇과 친해지는 것이었다. 기자보다 두 달 앞서 스팀잇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인은 “블로그나 페이스북 계정을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이용자와 친목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단 자신의 계정을 소개하는 글을 쓴 뒤 팔로어가 많은 이용자의 피드를 돌면서 보팅, 팔로 등으로 자신을 알려야 한다는 것. 물론 좋은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자신의 글이 알려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야 한다. 적극적인 영업이 부담스럽다면 소극적 영업이라도 해야 한다. 인기 글을 죽 읽어보고 관심 있는 분야의 글에 보팅을 매일 해주기만 해도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는 것이 스팀잇 선배들의 조언이었다. 이들은 “태그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한 콘텐츠에 태그 5개를 달 수 있다. 한국 이용자에게 주로 노출시키려면 ‘kr’ 태그를 다는 편이 좋다. 처음 글을 쓴다면 kr-newbie 혹은 newbie라는 태그를 달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다.


고래여! 그대를 향해 나는 돌진한다

스팀잇에서 영향력이 큰, 그러니까 다량의 스팀파워를 보유한 사람을 ‘고래’라고 한다. 이들은 스팀파워는 물론, 많은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이 누른 한 번의 보팅은 영향력이 크다. 일단 스팀파워가 많으니 한 번의 보팅이라도 꽤 많은 액수가 들어온다. 보팅 수보다 글이 받은 보팅 액수가 인기글이 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더 많은 사람이 보게 돼 꽤 많은 보팅을 기대할 수 있다. 고래라면 본인이 쓴 글에 셀프 보팅(자신의 콘텐츠에 좋아요를 누르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이 된다. 

고래의 힘은 단순히 스팀파워 하나만은 아니다. 많은 팔로어가 고래의 댓글이나 보팅을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고래의 보팅을 따라가기만 해도 수익 0원은 피할 수 있다. 따라서 신입이 고래의 성은(보팅)을 입는다면 빠르게 성장해갈 수 있다. 

국내에는 암호화폐 투자자 및 블록체인에 관심 있는 사람이 초기에 스팀잇에 들어와 고래가 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신입들도 최대한 암호화폐 관련 글을 쓰려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먹스팀’이라 부르는 맛집 추천을 하면 고래를 만날 확률이 높다. 한국 스팀잇 이용자들이 전국 ‘먹스팀’지도를 만드는 등 맛집 정보 공유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 하지만 현재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올린다 해도 수많은 글에 묻혀 고래의 관심을 끌기는 어렵다. 

일각에서는 직접 고래가 되려는 사람도 있다. 암호화폐거래소에서 스팀을 많이 산 뒤 이를 스팀파워로 바꿔 영향력을 갖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열심히 스팀잇에서 활동해온 고래들을 일거에 따라잡기는 어렵다. 스팀잇 이용자에 따르면 최소 1000만 원 이상은 들여야 일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스팀 가격이 일정하다면 돈으로 영향력을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으나, 스팀도 다른 암호화폐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가치가 바뀐다. 그만큼 위험한 방식이라는 이야기다. 

고래가 못 되면 돌고래라도 되자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초기에 50만~100만 원으로 스팀을 구매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만든 뒤, 글을 쓰고 열심히 활동해가며 월 10만~20만 원씩 수익을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자연히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팔로어 증가 속도가 빠르고, 그만큼 보팅도 많아지니 고래를 만나 고래 등에 타게 될 확률도 높다. 스팀잇 선각자들의 영향력이 큰 만큼 플랫폼 본래의 목적과는 멀어진 셈이다. 믿을 만한 양질의 콘텐츠와 그것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아닌, 고래들의 움직임에 일부 좌우되고 있는 것. 

오랫동안 스팀잇을 써왔다는 한 개발자는 “과거 해외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이 더 심했다. 사진 한 장만 올려놓고도 높은 수익을 올리는 고래가 꽤 많았다. 하지만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스팀잇에 유입되고 글 종류가 다채로워지자 고래들의 영향력도 점차 줄어들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불편하고, 보팅조작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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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팅봇 서비스도 스팀잇을 본래의 목적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보팅봇은 보팅 수를 조작하는 서비스로, 목표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자신이 쓴 글의 보팅 수를 높이려는 것이다. 일부 업체가 돈을 받고 특정 콘텐츠의 보팅 수를 올려주는데, 이는 스팀잇으로 돈을 벌겠다는 목적보다 팔로어를 늘려 콘텐츠를 널리 퍼뜨리려는 의도가 강하다. 스팀잇에 진출한 국내 한 인터넷 언론사도 이와 같은 형태의 보팅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다른 이용자들에게 적발된 적이 있다. 해당 언론사는 스팀잇 시스템을 실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팅봇을 이용하는 것이 수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는 것. 결과만 놓고 보자면 보팅봇 이용료가 수익보다 비싸거나 같았다. 

각종 SNS 추천 수 증대 업체 관계자는 “스팀잇은 가입 절차가 복잡하고 이용자가 많지 않다. (보팅봇 서비스로) 보팅이 올라가 보상이 늘고, 그만큼 팔로어가 증가해 추후 자연스레 보팅이 늘어날 것을 감안해도 (보팅봇 서비스 이용료가) 너무 비싸 거의 쓰려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다른 보팅봇은 좋은 콘텐츠에 자동으로 보팅을 할 수 있도록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보팅에 대한 보상을 ‘큐레이션 보상’이라고 한다. 높은 큐레이션 보상을 받으려면 좋은 콘텐츠에 빨리 보팅을 해야 한다. 콘텐츠 게시 초기에 해당 콘텐츠의 우수성을 파악하고 보팅을 해 많은 사람에게 알린다면 높은 보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미 잘 알려진 글에 보팅을 하면 보상은 거의 없다. 이에 좋은 반응을 끌 만한 콘텐츠를 자주 올리는 이용자들을 모아, 이들이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알려 보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보팅봇도 있다. 하지만 어떤 보팅봇이든 보상체계를 흔들 수 있다는 문제점을 지닌다. 이 때문에 최근 스팀잇은 큐레이션 보상체계를 일부 변경했다. 최초 게재 후 30분 내로 보팅을 한 사람은 콘텐츠를 제대로 읽지 않았다고 판단해 보상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스팀잇에는 불편한 점이 많다. 일단 다른 SNS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SNS인 만큼 각 블록에 기록을 남길 필요가 없는 다른 서비스에 비해 데이터 처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가장 아쉬운 점은 인터페이스 역시 다른 SNS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길게 글을 쓸 수 있지만, 읽을 수 있는 창은 트위터 정도로 작다. 아래 미리보기 서비스가 있긴 해도 위아래 눈을 돌려가며 글을 쓰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사진 편집은 아예 불가능하다. 이미 사진 편집이 끝난 사진을 드래그해 끌어와야 한다. URL링크로 사진을 올리는 방식도 있지만, 해당 주소에서 사진이 사라지면 올린 콘텐츠의 사진도 함께 사라진다. 

스팀잇의 가장 큰 약점은 영향력이다. 국내 선발주자인 네이버 블로그는 네이버에, 브런치는 다음과 카카오 메인에 소개돼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지만, 스팀잇에 쓴 글은 좋은 평가를 받아도 스팀잇 내부 인기글에만 걸린다. 이용자들만 읽는 글인 셈이다. 물론 구글 검색을 통해 스팀잇에 올라온 글을 볼 수는 있지만, 대형 포털사이트에 걸린 글과 비교하면 독자가 적다. 게다가 TTC, UUNIO 등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스팀잇과 유사한 서비스를 갖춘 후발주자들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그렇다고 스팀잇에 더는 글을 쓰지 않겠느냐 묻는다면 아니다. 당분간 스팀잇에 대해 더 공부한 뒤 다시 도전해볼 생각이다. 해외와 달리 한국 스팀잇은 암호화폐, 맛집 등 일부 주제에 매몰된 경향이 있지만 그만큼 관련 주제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있다. 최근에는 물리학, 과학 등 전문 분야의 콘텐츠를 게시하는 이용자가 조금씩 늘고 있다. 이용자가 늘면서 플랫폼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주간동아 2018.05.30 1140호 (p60~64)

  •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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