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5

2017.07.05

경제

간편송금 앱 ‘토스’ 20, 30대에게 각광받는다

공인인증 · 보안카드 탈피에 젊은 층 호응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7-07-03 15: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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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톡 보낼 테니 각자 돈을 보내주시면 돼요.”

    직장인 이혜미(36) 씨는 올해 초부터 동료들과 점심식사 후 간편송금 애플리케이션(앱) ‘토스’를 이용해 더치페이를 시작했다. 식당 계산대 앞에서 각자 신용카드를 꺼내 결제하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식당 주인도 눈치를 주는 탓에 결국 한 명이 대표로 신용카드를 내미는 경우가 많았다. 불편을 겪던 차에 취업준비생인 동생이 친구들끼리 밥값을 나눠 내는 데 편리하다며 토스를 추천했다.

    사용 방법은 간단했다. 토스 앱에서 총액을 입력하고 연락처에서 동료 이름을 선택하면 개인별 부담 액수가 나온다. 이걸 문자 또는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면 동료들은 토스 앱으로 송금하거나 보낸 사람의 계좌로 입금하면 된다. 상대방이 토스 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더치페이가 가능하다. 이씨는 “외국계 기업이라 더치페이 문화가 확실한데 현금이 없을 때마다 곤란했다. 계좌이체를 하려 해도 상대방 계좌번호를 물어야 하고, 매번 은행 보안카드번호를 입력해야 해 번거로웠는데, 토스는 지문인식만 하면 돼 간편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년 만에 점유율 95%, 시장선점전략 주효

    토스는 서울대 출신 치과의사였던 이승건 대표가 설립한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에서 2015년 2월 출시한 앱이다. 기존 은행 앱은 공인인증서 확인, 보안카드번호 입력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토스는 지문인식 혹은 비밀번호로 송금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또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전화번호만 알면 돈을 보낼 수 있다. 물론 앱을 처음 설치할 때 은행계좌와 연동해놓아야 한다. 현재 토스는 KB국민, 신한, 우리 등 19개 시중은행과 삼성, 대신, NH투자 등 5개 증권사와 제휴를 맺어 출금에 제약이 거의 없다. 이체 금액은 50만 원으로 한정돼 있고, 송금 수수료는 월 5회까지 면제지만 이후 건당 500원이 부과된다.



    초창기 토스는 모임 회비나 경조사비 등 일상생활에서 소액을 송금할 일이 잦은 대학생과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며 사용자를 확보했다. 토스는 출시 2년 만인 올해 2월 누적 다운로드 600만 건, 누적 송금액 3조 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토스는 국내 간편송금서비스 시장에서 95%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토스 한 관계자는 “간편송금서비스에 특화된 앱이 없던 시절 토스가 처음 등장했다. 은행 앱에 불편을 느끼던 이들의 니즈가 있었고, 토스가 이를 선점했다”고 말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 교수 겸 핀테크지원센터장도 이에 동의했다. 그는 “(토스가) 사업 비즈니스 모델이 좋았던 점도 있지만 시장성 측면에서 승산이 있었던 모델”이라며 “간편결제 앱 시장은 30여 개 업체가 사활을 걸고 경쟁하는 레드오션이지만, 간편송금 앱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토스는 보안에서도 간편결제에 비해 안전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사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얻어 해외 펀딩을 받았다. 토스는 3월 전 세계 1위 간편결제 사업자 페이팔 등으로 구성된 투자 컨소시엄으로부터 550억 원을 유치했다.  



    수익 창출, 경쟁사 차별화 등이 과제

    2015년 6월 네이버페이가 간편송금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후발 주자가 생겨났지만 토스의 점유율 상승세는 이어졌다. 토스 관계자는 “디자인, 사용 편의성 등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앱 기본 창에 송금액과 받는 사람 계좌 혹은 전화번호를 입력하는 두 가지 칸밖에 없다. 기존 앱들은 사용자 경험으로 말하자면, 사소한 부분에서 편의성을 해치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복잡한 화면 구성, 느린 로딩 시간 등이다. 그런 디테일에 차별성을 두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사진 참조).

    이용자가 가장 불안해하는 보안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5월 토스는 보안전문기업 스틸리언이 은행, 증권사 등 국내 금융 앱 25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해킹 방어 수준 분석에서 종합 1위를 기록했다. 또 같은 달 말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인증하는 정보보호인증(ISO 27001)도 취득했다. 이는 정보보호정책, 물리적 보안, 정보접근통제 등 14개 정보보호관리영역과 114개 세부항목의 심사를 통과한 결과다.

    토스 관계자는 “여러 심사를 통해 해킹이나 내·외부 위협에 안전한 보안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스타트업이 24개 국내 은행, 증권사와 제휴할 수 있었던 것은 각 사가 운용하는 보안 심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토스의 수익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송금 수수료는 월 5회 면제 이후 건당 500원이 발생하지만, 토스 가상계좌에 돈을 넣어두고 사용하면 무제한 송금이 가능해 주요 수익원이라 볼 수 없다. 디자인을 강조하는 회사 정책상 앱 배너광고 등도 눈에 띄지 않는다.

    토스 관계자는 “간편송금서비스로 확보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간편환전서비스 수수료, 소액대출 이자, 부동산 소액투자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4월 토스 앱을 통한 간편환전서비스를 시작했다. 토스 이용자는 ‘KB 네트워크 환전서비스’에서 환전을 신청하면 전 영업점에서 외화를 받을 수 있다. 달러, 엔화, 위안화 등 총 20개 통화에 한해 1일 최대 100만 원까지 신청 가능하다. 이 역시 공인인증서 확인과 보안카드번호 입력 없이 토스 암호 혹은 지문인증만으로 이뤄진다.

    토스는 지난해 ㈜토스대부를 설립해 소액대출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토스 측은 “잠깐 돈이 필요할 때 복잡한 과정 없이 돈을 빌려 쓸 수 있게 하고자 대부업체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대출금액은 1회 20만 원, 기간은 30일이며 금리는 연이율 15.4%이다. 30초가량 걸리는 신용정보 조회만 통과하면 즉시 대출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더불어 토스는 4월 크라우드 보험 플랫폼 ‘인바이유’와 업무협약을 맺고 보험 공동구매 플랫폼 확대에 나섰다.



    경쟁 심화로 이탈고객 생기기도

    하지만 후발 주자들이 등장하면서 이용자의 이탈도 조금씩 눈에 띄고 있다. 현재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앱이 송금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은행 앱도 보안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 중이다. 한 30대 토스 이용자는 “최근 주거래 은행이 지문인증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토스 앱을 지웠다. 또 어차피 큰 금액을 이체할 때는 은행 보안카드번호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주거래 은행 앱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 관계자는 “후발 주자가 생겨난다고 별도의 전략을 갖고 대응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앱을 출시하던 당시 중요하게 생각한 ‘편리한 소액 송금’이라는 가치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스가 은행 앱이나 간편결제 앱에게 위협 요소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정유신 교수는 “토스가 상당수 은행, 증권사와 제휴가 가능했던 것은 간편송금서비스만으로 자신들이 위협받지 않으리란 시각이 있어서다. 또한 은행들은 이미 자사 앱이 있기 때문에 수익모델이 확실치 않은 간편송금 기능만 갖춘 앱을 출시할 이유가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토스는 UI·UX(User Interface·User Experience) 디자인, 즉 사용자 편의성과 경험을 고려해 소비자 처지에서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러한 특성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확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이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위협하는 간편송금서비스 후발 주자는?

    토스와 함께 간편송금 4대 주자로 꼽히는 애플리케이션(앱)은 페이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다. 토스 다음으로 이용자 수가 많은 앱은 페이코다. 지난해 6월부터 간편송금서비스를 시행했고 1일 50만 원, 한 달 300만 원 이내 월 10회 무료(이후 건당 500원)로 송금할 수 있다. 출금 가능 은행과 증권사는 20개사이며, 계좌번호나 휴대전화번호로 송금할 수 있어 사용 방식은 토스와 유사하다. 상대방도 페이코 앱을 설치해야 돈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페이는 토스 출시 넉 달 뒤인 2015년 6월 간편송금서비스를 시작했다. 1일 50만 원, 한 달 300만 원 이내 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출금 가능 은행과 증권사는 10개사이며, 네이버 아이디(ID)와 휴대전화번호로 수령 가능하다. 수수료가 없으며, 상대방이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돈을 받을 수 있다. 계좌번호로 바로 송금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카카오페이는 3월부터 간편송금서비스를 시작했다. 1일 50만 원, 한 달 300만 원 이내면 수수료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출금 가능 은행과 증권사는 14개사이고, 상대방 계좌번호로 송금하거나 카카오톡 친구와 채팅방에서 송금할 수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의 사용 접근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지만, e메일 계정 인증이 완료된 카카오톡 회원에게만 송금 가능하고 카카오 통장에 1만 원 이상 충전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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