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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에서 즐기는 아침 뷔페

파리바게뜨 일부 가맹점, 5000원 안팎에 웬만한 호텔 수준 뷔페 제공

빵집에서 즐기는 아침 뷔페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아침식사를 챙겨 먹고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바쁜 직장인과 수험생은 시간에 쫓기듯 집을 나서고, 주부들도 반복되는 일상에 아침식사를 번듯하게 차려 먹기보다 허기를 달래는 수준으로 해결하기 일쑤다. 그러다 여행을 떠나 맛보는 조식뷔페는 여러모로 마음에 쏙 든다. 스크램블 에그, 햄, 치즈, 빵, 커피, 음료 등을 양껏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후한 점수를 준다.


SNS에서 난리 난 ‘파바 브런치’

빵집에서 즐기는 아침 뷔페
최근 저렴한 가격에 무한대로 즐길 수 있는 빵집 조식뷔페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다. 공식 명칭은 ‘파바 브런치’. 파리바게뜨 일부 지점에서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3900~6000원에 각종 식빵과 치즈, 햄, 달걀, 샐러드, 시리얼, 잼, 커피 등을 무한대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오전 11시 전까지 정해진 물량이 소진되지 않는 한 무한대로 제공되며, 음식을 남길 경우 환경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등의 제약이 따르지만 인기를 끌고 있다. 5월 초 서울 송파구 삼전동 파리바게뜨 잠실스타점에서 가장 먼저 시행한 이후 현재까지 서울과 경기도에서 11곳, 지방 2곳에서 해당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표 참조). 

SNS에 공유된 사진은 대부분 푸짐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지점은 잠실스타점이었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다른 곳보다 빵 종류가 크랜베리빵, 효모빵, 올리브빵, 모닝롤, 식빵 등으로 많은 편이었고 이 밖에 샐러드와 달걀프라이, 블랙올리브, 스위트콘, 슬라이스 햄과 치즈, 방울토마토, 시리얼과 우유, 커피 등이 진열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었다. 한 블로거는 ‘구성은 저렴한 호텔 조식뷔페 같았다. 빵은 말랑거렸고, 햄과 우유는 신선했다. 달걀프라이는 반숙과 완숙의 중간 정도로 적당히 잘 익어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경기 화성시 파리바게뜨 동탄나루마을점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전에만 ‘파바 브런치’를 운영하는데 간헐적으로 열리는 만큼 품질이 좋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빵 종류는 우유식빵, 호밀식빵, 모닝롤, 효모빵 등 4가지였고 슬라이스 햄과 치즈, 토마토, 소시지, 웨지감자, 샐러드, 계절과일 등이 준비돼 있어 다른 곳보다 먹을거리가 다양한 편이었다. 특히 햄 이외에 소시지를 추가하고, 양상추 샐러드와 함께 파프리카도 서비스했다. 또 수프까지 있어 호텔 조식뷔페와 흡사한 수준이었다. 이곳에 다녀온 한 블로거는 ‘6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소시지는 단가가 1000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식감이 살아 있고, 샐러드는 품질이 매우 좋았다. 아침을 많이 먹는 사람이라면 본전을 뽑고도 남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파바 브런치’ 이용자는 대부분 사진과 함께 ‘가격 대비 훌륭하다’ ‘기대하고 왔는데도 기대 이상이다’ ‘우리 회사 앞에도 생기면 좋겠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특히 5000원 안팎의 가격치고는 양이 많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드러냈다. 

현장 분위기를 확인해보고자 7월 31일 서울 동작구 파리바게뜨 사당역점을 찾았다. 오전 9시, 이른 시간임에도 테이블은 거의 다 차 있었고 30분쯤 지나자 빈자리가 없었다. 늦게 온 손님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매장 안 계산대 앞쪽 코너에 음식들이 마련돼 있었으며, 손님들은 먼저 계산한 뒤 줄을 서서 접시에 음식을 담았다. 

테이블에 진열된 음식들은 양이 적긴 했지만 깔끔하고 보기 좋게 담겨 있어 식욕을 자극했다. 매장에서 날마다 구워 내는 달걀프라이는 윤기 있게 차곡차곡 담겼는데, 인기가 가장 많은 듯했다. 바로 옆에 놓인 옥수수, 초코 두 종류의 시리얼도 이른 시간부터 많은 이가 이용해서인지 내용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10시쯤 되자 다른 메뉴들도 바닥을 드러냈고, 때마침 직원이 내용물을 한 차례 더 채워 넣었다. 달걀프라이는 다시 수북하게 쌓였고, 슬라이스 햄과 치즈, 샐러드 등도 넉넉하게 준비됐다. 무더위 탓인지 손님들이 식빵과 모닝롤, 효모빵 등 빵류에는 손을 대지 않아 여유분이 넉넉해 보였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인기

이른 시간부터 ‘파바 브런치’를 이용하고자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가 파리바게뜨 매장을 찾았다. 사진은 사당역점 모습. [박해윤 기자]

이른 시간부터 ‘파바 브런치’를 이용하고자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가 파리바게뜨 매장을 찾았다. 사진은 사당역점 모습. [박해윤 기자]

‘파바 브런치’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미취학 아동을 동반한 가족이 2개 테이블, 모녀와 노부부가 각각 1개 테이블, 홀로 식사하는 남성 2명 등 6개 테이블과 ‘나홀로족’을 위한 6인용 테이블도 대부분 차 있었다. 1인당 2접시 정도를 먹었는데 1시간가량 이용한 후 자리를 뜨는 분위기였다. 

20대 남자 대학생은 “저렴한 가격치고는 양도 넉넉하고 품질도 괜찮다. 사당역 근처에 사는데 지나가다 입간판을 보고 오늘 처음 이용해봤다. 9시에 와서 두 접시 정도 먹었는데 딱 적당하다. 5000원에 샐러드와 빵, 시리얼을 먹을 수 있어 무척 만족스럽다. 늦게 오면 자리가 없거나 음식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계속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5세 남자아이와 함께 온 한 가족의 가장은 “휴가 기간인데 가족과 이용해보려고 나왔다. 집에서 가까워 주말에 몇 번 이용한 적이 있다. 더운 여름철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것보다 시원한 매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아침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좋다. 무엇보다 집안일을 덜 수 있어 아내가 만족해하는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손님뿐 아니라 점주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점주는 밀려드는 사용한 접시를 설거지하고 음식을 채워 넣느라 분주한 듯했다. 그는 “바빠도 손님이 많은 게 훨씬 좋다. 5월 중순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알려지지 않아 손님이 거의 없었다. 슬슬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최근에는 주말과 평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손님이 온다. 하루 40명이 손익분기점인데 평일에도 무난하게 넘기는 정도다. 사실 재료를 준비하고 정리하며 설거지까지 하려면 손이 많이 가지만 손님들이 좋아해줘 보람을 느낀다. 언제까지 할 거냐고 많이들 묻는데 손님이 원하는 한 계속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바 브런치’ 이용자는 하나같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가 좋다”고 입을 모았다. 요즘 아이스커피 한 잔 가격이 4000~6000원인데 비슷한 가격에 아침을 해결할 수 있으니 훌륭하다는 것. 그러면서 대부분 ‘직영점이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파바 브런치’를 시행하는 매장은 모두 가맹점이다. 파리바게뜨가 속한 SPC그룹 측은 ‘로컬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준무 커뮤니케이션실 상무는 “매출 활성화를 위해 영업팀과 가맹점주들이 협의하는 과정에서 조식뷔페 형식의 브런치를 운영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몇몇 가맹점주가 실행 의사를 피력했고, 본사가 점주 요청에 따라 관련 입간판과 가격표, 안내표 등을 제작해 배포했다. 음식은 기존에 빵을 만들 때 쓰는 원재료, 예를 들어 햄, 치즈, 잼 등이 있기 때문에 점주가 주문하는 대로 공급한다. 판매 빵의 종류가 다양해 조식뷔페를 어렵지 않게 시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바 브런치’를 운영하는 점포는 모두 ‘카페형 매장’이다. 빵과 함께 음료를 판매하고, 손님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도 갖춘 곳들이다. 대체로 이런 매장은 오전 시간에는 손님이 없었다. 이 상무는 “빵집은 보통 아침 매출이 오후에 비해 떨어지다 보니 이를 개선할 방안이 필요했다. 요즘 경기도 좋지 않은 데다 빵집 이외 다양한 먹을거리가 생겨나는 트렌드여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왔다. 카페형 매장의 경우 기존 빵과 식재료를 활용하면서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는 조식뷔페 마케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침 매출 올리기 위한 로컬 마케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파리바게뜨 조식뷔페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박해윤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파리바게뜨 조식뷔페가 화제가 되고 있다. [박해윤 기자]

본사가 주도적으로 기획한 프로모션이냐는 질문에 이 상무는 “그렇지 않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와 상생협약을 맺은 이후 본사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일은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가맹점주와 영업팀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의견을 제시했는지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양측 모두 본사가 공급하는 재료들을 활용해 이 같은 서비스를 실시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케팅 일환이라면 ‘파바 브런치’를 이용하려고 매장에 온 고객들이 빵, 음료 등을 추가로 구매해야 수익을 남길 수 있다. 추가 구매 고객에 대한 집계가 있는지 궁금했다. 임수휘 커뮤니케이션실 과장은 “‘파바 브런치’ 이용 고객이 추가 구매까지 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안다. 지금으로서는 박리다매 식으로 ‘파바 브런치’ 이용 고객 수가 많아야 이윤이 남는 구조다. 향후 본사에서는 ‘파바 브런치’가 매출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마케팅 전략인지 면밀히 따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운영이 종료될까. 이에 대해 임 과장은 “본사가 일방적으로 가맹점에 ‘파바 브런치’ 운영을 계속 하라거나 중단하라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운영 지속성 여부는 오로지 점주가 판단해 결정한다. 아무래도 업계 1위고 정부가 가맹점주들에게 불합리한 점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본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수익이 나는 한 계속 운영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소비자 반응은 나쁘지 않지만 다른 가맹점으로 확산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오전 시간대 매출을 올릴 수는 있지만 그만큼 손이 많이 가는 데다 매출이 따라주지 않으면 준비한 재료만 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본사에서도 확대 시행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임 과장은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에서는 정보가 빠르게 돈다. 이번 ‘파바 브런치’도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따라서 지역에 상관없이 점주가 본사에 요청만 하면 운영할 수 있다. 그런데 개중에는 ‘왜 여기서는 하지 않느냐며 고객들이 항의한다’고 싫어하는 가맹점주도 있다. 이런 이유로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를 100% 만족시키는 마케팅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측 역시 ‘선택은 점주의 몫’이라고 본사 측과 입장을 같이했다. 이중희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개인적으로는 조식뷔페 마케팅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 요즘 가맹점주들도 오전 시간대 매출을 올리는 방안을 모색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상은 그런 조식뷔페를 할 수 없는 협소한 매장이 더 많다. 또한 유동인구가 적은 지방의 경우 이용객이 따라주지 않아 수익을 남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건이 되는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한정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미끼 상품? 혁신적 도전!

달걀프라이, 샐러드, 햄, 치즈, 시리얼 등 호텔 조식뷔페에서 접하던 메뉴들 가운데 몇 가지만 추려 내놓은 듯하다. [박해윤 기자]

달걀프라이, 샐러드, 햄, 치즈, 시리얼 등 호텔 조식뷔페에서 접하던 메뉴들 가운데 몇 가지만 추려 내놓은 듯하다. [박해윤 기자]

일각에서는 그동안 공격적으로 출점해온 파리바게뜨가 자구책을 찾는 것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구혜경 충남대 소비자생활정보학과 교수는 “파리바게뜨가 국내 제과업계 넘버원으로 도약한 데는 공격적인 출점이 한몫했다. 초창기에는 파리바게뜨의 경쟁력이 높았기 때문에 동네 빵집을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 최근에는 다시 고급 식빵, 차별화된 빵으로 무장한 개인 제과점들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밀리는 모양새다. 파리바게뜨로서는 기존 빵만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식뷔페라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로 브랜드 이미지를 전환하고자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구 교수는 이어 “파리바게뜨가 호텔식의 조식뷔페를 제공하면서 ‘빵공장’이 아니라는 전략적 이미지 마케팅을 하는 것 같다. 소비자가 매장에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충성도가 달라진다. 요즘같이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중요한 이들은 ‘아침도 못 먹으면서 일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인데 그런 고객의 니즈를 잘 잡아낸 듯하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지속가능성 여부다. ‘프로모션이 끝나면 가격을 올린다고 하더라’ ‘몇 달 동안 운영하고 종료한다고 하더라’ 등의 풍문이 SNS에 떠돌고 있다. 본사에서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가맹점주에게 공을 넘겼지만, 고객들 눈에도 저렴한 가격에 무한대로 퍼주는 조식뷔페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설령 종료된다 해도 시행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간동아 2018.08.08 1150호 (p26~29)

  •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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