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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국내 증시 끌어올릴까

경협 관련주 상승세 뚜렷… 증시 전문가, “美 금리 인상과 환율문제 대비해야”

남북정상회담, 국내 증시 끌어올릴까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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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계의 남북관계 및 남북경제교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련 기업 5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남북경제관계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2.5%가 향후 남북관계를 희망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 기업의 절반(51.0%)은 ‘향후 장기적 관점에서 대북 투자 및 진출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투자를 고려하는 주된 이유로는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개발’(33.3%),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33.3%), ‘저렴한 노동력 활용’(15.2%), ‘동북아 해외 거점 확보’(9.1%) 등을 꼽았다. 재계가 남북관계 전망을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국내 증시에서도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4월 19일 ‘한반도로 불어오는 봄바람’이라는 리포트에서 ‘대북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리스크 지표가 우하향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종전 선언 논의는 지금까지 남북관계에서 나왔던 가장 긍정적 단어’라고 평가했다. 또한 ‘국내 주식시장의 할인 요소 중 하나인 ‘대북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투자 심리 개선에 따른 긍정적 주가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4월 23일 ‘투데이 포커스’에서 ‘5월을 기다리는 이유’로 북핵 협상을 꼽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에 강한 동기를 갖고 있어 남북관계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 진출 기업 주가 급등

4월 25일 청와대가 공개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2층 회담장 사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모습을 합성해 가상의 회담 장면을 연출한 모습. 양 정상이 마주 앉는 테이블의 폭은 2018년을 뜻하는 2018mm이다. 뒤편에는 신장식 화백의 작품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려 있다. [동아DB]

4월 25일 청와대가 공개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2층 회담장 사진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모습을 합성해 가상의 회담 장면을 연출한 모습. 양 정상이 마주 앉는 테이블의 폭은 2018년을 뜻하는 2018mm이다. 뒤편에는 신장식 화백의 작품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려 있다. [동아DB]

문재인 대통령이 4월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에 합의한다면 6월 초로 예상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한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가 김 위원장과 4월 초 먼저 만나 의견 조율에 나선 것도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는 남북경협 관련 회사들의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북한의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관련된 경협주가 주목받았다. 대표적 남북경협주로 꼽히는 현대건설의 경우 3~4월 40% 이상 급등했다. 3월 5일 3만7450원을 기록한 현대건설 주가는 남북정상회담이 가까워지면서 가파르게 상승했고, 4월 23일 장중 한때 5만5400원을 기록했다. 4월 25일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 강남 재건축 수주 비리와 관련해 현대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긴 했지만, 투자자 다수는 현대건설을 남북경협 수혜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남한 신(新)경제지도와 북한 경제개발구는 큰 틀에서 협력 가능한 방안”이라며 “북한이 대외 개방과 경제발전을 추진한다면 남북이 공동추진할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도 “건설주가 남북경제협력 성사에 대한 기대로 선제적 차원에서 상승한 측면이 있다”며 “북한 인프라 투자 같은 미래 일감 확보의 가능성은 외형 성장에 관한 고민이 심화하는 국내 대형 건설사들에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건설업종의 단기 과열 상승을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남북 긴장 완화로 건설업종이 단기 과열돼 상승한 측면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이 건설업에 분명한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지루한 (북핵) 협상 속에서 증시가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 외에도 개성공단 관련주 등 이른바 남북경협 관련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개성공단에는 노동집약적 산업, 특히 섬유 업종 관련 기업이 상당수 입주했다. 개성공단 내 생산액은 2010년 3억2000만 달러에서 2015년 5억6000만 달러(약 6053억 원)로 70% 이상 증가했다. 그뿐 아니라 북측 근로자는 공단 개장 초기 6000여 명에서 2015년에는 5만4000여 명으로 10배 가까이 많아졌으나 개성공단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인 2016년 2월 폐쇄됐다. 따라서 이번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거쳐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면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으로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개연성이 높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기업들의 주가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좋은사람들의 경우 2월 6일 1865원이던 주가가 4월 23일 장중 한때 9440원으로 치솟았고, 또 다른 의류 전문기업 신원의 주가도 1월 31일 2000원에서 4월 23일 장중 한때 3780원까지 급등했다. 다만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이슈에 집중하고자 경제협력을 주요 의제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들 남북경협 관련주의 주가 상승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美 국채금리 상승에 증시는 살얼음판

전경련 조사에 응답한 기업인들은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조치 이후 중단된 남북경제관계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북경제관계가 1년 안에 정상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22.8%에 그친 반면, 2~5년 이내라는 응답이 49.1%로 2배 이상 많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협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관련 회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잖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다는 점에서다. 4월 23일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3%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 압박을 크게 받게 된다. 즉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부담해야 할 금리가 높아져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고, 가계의 이자 부담도 커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이 대거 미국으로 돌아가 주식시장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자금 이탈 과정에 환율까지 요동칠 수 있다. 수출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에게 급격한 환율 변동은 리스크로 작용한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남북정상회담은 그동안 한국 증시를 디스카운트하는 데 일조해온 북한 핵문제 해결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앞으로 미국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환율 문제가 국내 증시에서 더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화 강세 현상이 수그러들었지만, 앞으로 원화 강세가 재개되면 수출 기업이 많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조 센터장은 “정치적 요소는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편”이라며 “현재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10년에 걸친 글로벌 저금리 환경에 변화가 오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는 만큼 신중한 시장 접근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2018.05.02 1136호 (p50~51)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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