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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디에이치자이개포, 미계약 쏟아진다

중도금 마련 부담 등으로 계약 포기 속출할 듯…현금 부자 위한 잔치 될 가능성 커

디에이치자이개포, 미계약 쏟아진다

3월 19일 디에이치자이개포 특별공급 신청 당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보기집 앞은 오전부터 길게 줄을 선 사람들로 붐볐다. [지호영 기자]

3월 19일 디에이치자이개포 특별공급 신청 당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보기집 앞은 오전부터 길게 줄을 선 사람들로 붐볐다. [지호영 기자]

시세보다 1000만 원 저렴한 분양가, 교통 요지, 강남 8학군…. 각종 호재로 집값 상승이 담보돼 ‘로또 아파트’로 불리던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자이개포의 분양이 마무리됐다. 3월 19일 특별공급은 미달, 3월 21일 1순위 청약은 전 세대 마감됐다. 디에이치자이개포는 강남구 일원동 ‘개포상록8단지’ 공무원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대규모 단지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청약통장을 가진 대한민국 세대주 10만 명이 청약에 참여하리라는 ‘10만 청약설’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만큼 경쟁률은 높지 않았다. 당초 디에이치자이개포 분양사무소는 1순위 평균 경쟁률을 60 대 1 정도로 예측했다. 그러나 특별공급은 미달됐고 1순위는 서울지역에서 마감됐지만 평균 경쟁률이 25 대 1이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의 168.1 대 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건설사 보증으로 중도금을 대출받는 집단대출이 불가능하고, 정부가 감시 눈초리를 강화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청약 열기를 확인하고자 3월 19일 서초구 양재동에 자리한 디에이치자이개포 본보기집을 찾았다. 이날은 특별공급 신청 날이었다. 통상 특별공급 신청은 인터넷 접수를 하지 않고 본보기집에서 받는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오전 10시 이른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본보기집 앞에 길게 줄을 서 있었다. 한 60대 남성은 줄 옆쪽에 서서 대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에게 줄을 서지 않는 이유를 묻자 “오늘은 본보기집 입장이 안 된다고 하더라. 특별공급 청약을 하는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일반분양 청약에 관심 있는데 사흘 내내 허탕만 쳤다. 월요일이라 사람이 덜 오리라 생각하고 왔건만 허탈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특별공급 당첨자 부적격 여부 전수조사

서울 서초구 양재동 디에이치자이개포 본보기집 접수대 뒤편 벽면에는 특별공급 당첨자들의 부정당첨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는 내용의 강남구청 공문이 붙어 있었다. [정혜연 기자]

서울 서초구 양재동 디에이치자이개포 본보기집 접수대 뒤편 벽면에는 특별공급 당첨자들의 부정당첨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는 내용의 강남구청 공문이 붙어 있었다. [정혜연 기자]

본보기집은 특별공급을 신청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10억 원 넘는 아파트 중도금을 3년 동안 6차례에 걸쳐 대출 없이 납부할 수 있는 이들이 모인 셈이었다. 특별공급 신청 마감시간은 오후 3시였는데 본보기집 밖에 대기하는 사람들까지 하려면 그 시간으로는 부족할 것 같았다. 박윤서 디에이치자이개포 분양소장은 “원칙대로 접수받을 예정이다. 늦게 오는 사람까지 다 받으면 시간 내 접수한 사람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진다. 현재 접수하면서 문의를 하는 사람이 많아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접수는 자정 무렵 마감됐다. 

접수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한 점은 중도금 문제였다. 개중에는 1차 계약금만 내고 중도금은 연체하면 되지 않느냐는 이도 있었다. 박 소장은 “연체이자율이 12%가량이고 3번 이상 연체하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납부한 계약금은 돌려받지 못한다. 신중하게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접수대 뒤편 벽면에는 강남구청에서 발송한 공문이 붙어 있었다. 3월 23일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직원 4~5명이 분양사무소를 찾아 특별공급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조사 이유는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로 시세차익이 높게 예상돼 부동산 투기세력의 불법·탈법 행위로 서민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조사 내용은 청약 자격 진위 여부, 무주택세대 구성원 판단 적정성, 위장전입, 주민등록 등·초본 위·변조 여부 등이었다. 박 소장은 “정부가 분명히 공지한 만큼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질 것이며, 이 과정에서 미계약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특별공급 물량 458가구 가운데 당첨은 444가구로, 분양이 미달됐다. 신혼부부 119가구, 다자녀 168가구, 노부모 부양 52가구 등은 모두 마감됐으나 기관 추천 119가구 가운데 당첨자는 105가구로 14가구가 비어 일반분양 물량으로 넘어갔다. 건설사 측은 당초 관련 기관에 다른 단지보다 넉넉잡아 3배가량 더 추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막상 청약 당일이 되자 현장에 나타나지 않은 사람이 많았다.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분양은 1690가구 가운데 특별공급 당첨분 444가구를 제외한 1246가구 모집에 3만1423명이 몰렸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서울에서 3만 명 이상 청약 신청자가 몰린 첫 단지가 됐다. 최고경쟁률은 전용면적 63㎡ 판상형 16가구에 1451명이 신청해 90.69 대 1을 기록했다. 다른 면적은 76P㎡ 14.33 대 1, 76T㎡ 17.42 대 1, 84P㎡ 26.79 대 1, 84T㎡ 17.25 대 1, 103P㎡ 47.29 대 1, 103T㎡ 30.14 대 1, 118㎡ 18.67 대 1, 132㎡ 22.49 대 1, 173㎡ 20.25 대 1, 176㎡ 16 대 1 경쟁률을 보였다.


미계약분, 현금 부자들의 먹잇감

일반분양 1순위 마감이 끝났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꺼지지 않았다. 40만 회원을 보유한 한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는 벌써부터 ‘디에이치자이개포 미계약 물량 얼마나 나올까’ ‘미계약분 추첨 날짜는 언제인가’ 등 관련 문의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서초구 반포동에 20억 원대 아파트를 보유한 40대 전문직 종사자 A씨는 벌써부터 미계약분 추첨 날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추가 대출이 가능하고 신용대출도 한도가 남아 있어 중도금 납부에 부담이 없다. 디에이치자이개포는 투자처로 좋기 때문에 청약 당첨만 되면 완공 이후 임대를 놓을 생각이다. 전용면적 84㎡ 분양물량이 700여 가구로 가장 많은데, 미계약이 20%만 나와도 100여 가구라 해볼 만할 것 같다. 일반분양 경쟁률보다 미계약분 경쟁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해당 단지 미계약 물량이 나오겠지만 자금을 마련할 수 없는 허수가 어느 정도 빠진 것으로 판단해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중도금 7억 원가량을 갖고 있어야 계약이 가능한 아파트이기 때문에 포기 물량은 분명 나올 것이다. 하지만 당초 10만 청약설과 달리 3만 명이 청약 접수한 결과로 보면 허수가 상당 부분 빠져나간 것으로 판단돼 미계약분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계약 경쟁률이 높을 것이라는 데는 모두가 동의했다. 1순위 자격 요건에 들지 못해 입맛만 다시며 물러나 있던 현금 부자가 대거 청약에 참여하리라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 팀장은 “서울지역 거주자 가운데 무주택, 1주택자에게만 열려 있던 시장이다. 하지만 미계약분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도 청약이 가능해 다른 지역 거주자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간동아 2018.03.28 1131호 (p26~27)

  •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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