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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국내 기업 역차별

네이버 왈 “구글이 더 나빠요”

이해진 “글로벌 IT, 받는 혜택 비해 기여 없어” 구글 “세무조사 받고 법규 지키고 있다”

네이버 왈 “구글이 더 나빠요”

10월 31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뉴스1]

10월 31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뉴스1]

“유럽에서 내가 본 것은 미국 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국 기업을 위한 법을 만들려는 모습이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10월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한 말이다. 당시 대다수 의원이 네이버의 검색 결과 조작, 광고비 과다 징수 의혹을 질타하자 이 창업자가 퇴장 직전 쏟아낸 작심 발언이었다. 

이 창업자는 네이버에 대한 역차별을 주장했다. 그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세금을 안 내고 고용도 안 하며 트래픽 비용(망 사용료)도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즉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 국내에서 특혜를 누리면서도 기여하는 바는 거의 없는 만큼, 오히려 네이버를 비판할 게 아니라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구글코리아는 이 창업자의 이 같은 발언과 관련해 11월 2일 각 언론사에 입장문을 내 반박했다. 입장문에서 구글코리아는 ‘(구글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 세법과 조세 조약을 준수하고 있다. 한국 과세당국이 이미 구글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완료했고 법규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정 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여러 발언은 (정부) 주무부처 및 해당 기업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수익, 세금, 고용원 수 모두 비공개

하지만 이 입장문을 두고 반쪽짜리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금을 제대로 내고 있다면서도 수익 규모나 법인세 납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정확한 수입이나 세금 납부액 규모는 회사 정책상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창업자보다 하루 앞서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섰던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한국 영토 내에서 발생하는 구글 관련 매출 규모를 구글코리아 측에서 파악하고 있느냐”는 질의에 “아시아 등 지역별로는 매출을 발표하지만 국가별로는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구글코리아는 유한회사라 주식회사와 달리 실적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이 창업자가 지적한 고용 문제의 경우 구글코리아는 “(구글은) 한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에서 사용자를 최우선으로 두며 한국 경제와 사회에 널리 기여하고 있다. 현재 구글코리아에는 기술자를 포함해 국내 기업과 협업을 돕는 영업 마케팅 직원 등 수백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크리에이터, 개발자, 기업이 구글의 플랫폼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지가 정확한 고용원 수를 묻자 역시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코리아 외에도 다양한 팀에서 유동적으로 인력을 운용 중이다. 따라서 인력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네이버의 고용 규모는 7600여 명이었다. 

그뿐 아니라 유튜브(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같은 구글 일부 서비스는 국내 통신망을 쓰면서도 이용료를 내지 않는다. 네이버 등 국내 IT기업의 경우 통신사 측에 ‘망 사용료’라 부르는 통신망 이용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반면 국내 통신사들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일부 글로벌업체로부터는 이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 

해외에 서버를 둔 유튜브 등의 콘텐츠를 국내에서 보려면 국제구간 망을 이용해야 한다. 이때 국내 망사업자인 통신사는 국제구간 망 이용 비용을 내야 한다. 해외 콘텐츠 이용이 늘어날수록 통신사가 내야 할 비용도 많아지는 것. 한편 구글은 급증하는 콘텐츠 이용량으로 서비스 속도에 문제가 생기자 이를 해결하려고 2011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측에 중계 서버를 국내에 설치하자고 제안했다. 서버가 설치되면 국제구간 망 이용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양 사는 구글의 제안을 수락했다. 이때 구글 서버에 관한 네트워크 비용을 받지 않기로 한 것. KT도 뒤늦게 같은 조건으로 중계 서버를 설치했다. 

이에 관해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10월 30, 31일 국정감사에서 “국내 통신사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으로부터는 망 사용료를 받지 않는 데다 서버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역차별이자 불공정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구글은 얼마나 벌길래?

10월 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구글 수익과 관련해 증언한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뉴스1]

10월 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구글 수익과 관련해 증언한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뉴스1]

구글은 지난 한 해에만 한국에서 수조 원 넘는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구글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인 ‘구글 플레이’ 실적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구글 플레이 매출은 총 4조4656억 원(거래액 기준)이다. 구글 본사는 구글 플레이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따라서 구글은 지난해 여기에서 1조3000억 원 이상 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구글은 유튜브나 각종 광고를 통해서도 수익을 얻는다. 이를 감안하면 구글이 지난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2조~3조 원은 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네이버의 수익은 4조226억 원. 세금 부과 체계가 같다면 구글은 적어도 네이버가 낸 세금의 절반 정도는 납부했어야 한다. 

하지만 구글은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동종업체와는 다른 세금 부과 방식을 적용받는다. 법인세법 제94조와 소득세법 제120조에 따르면 외국 법인에 한국 법인과 같은 과세 방식을 적용하려면 사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설비인 고정사업장이 국내에 있어야 한다. 특히 해외법인에 대한 법인세는 고정사업장을 통해 수익이 발생해야 징수가 가능하다. 

인터넷업체의 경우 서버가 있어야 고정사업장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구글코리아의 서버는 국내에 없어 정부는 구글로부터 법인세를 거둘 수 없다. 구글이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돈을 벌지만 세금은 덜 내는 구조라는 얘기다. 네이버는 지난해 법인세로 3609억 원를 납부했다. 

국내 인터넷 포털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세금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사의 매출이나 세액이 얼마인지 공개하면 된다. 하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어 의심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민호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은 구글이 세금을 내는지 여부보다 각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에 맞는 세금을 각 정부에 납부하고 있는지 여부다. 구글은 세금을 안 낸다는 얘기는 듣기 싫어하면서도 제대로 낼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류 교수의 말처럼 구글의 세금 회피 논란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구글 말고도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IT기업이 대부분 세계 전역에서 이와 같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들 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은 조세피난처다. 각 국가에 유한회사 형식으로 지사를 둔 뒤 아일랜드 등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에 관리회사를 세워 조세를 회피하고 있는 것. 

일부 유럽 국가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글로벌 기업의 세금 회피를 막고 있다. 영국은 2015년부터 세계 최초로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특별세금을 도입했다. 자국 내 연매출 1000만 파운드(약 146억 원) 이상인 해외 사업자가 수익을 해외로 이전하면 일반 법인세율보다 20% 높은 법인세를 내야 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국가들은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유럽 각국에서 데이터 산업을 독식하는 미국 IT기업에 반감이 강하다. 이에 반독점 과징금 형태로 특수세금이나 과징금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종 검색 포털사이트 ‘얀덱스(Yandex)’가 자국 시장에서 구글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러시아도 구글 통제에 나섰다.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가로 얀덱스의 앱 설치를 금지했기 때문. 이에 러시아 당국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구글에 780만 달러(약 86억 원) 벌금을 부과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1월 9일 구글을 향해 “세금 납부와 고용문제 및 망 사용료 등에 대해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공식 질의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0월 31일 국정감사에서 글로벌 기업의 조세회피 논란과 관련해 “최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 과세당국과 함께 (글로벌 기업의) 조세회피 문제를 연구 중”이라며 글로벌 IT기업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입력 2017-11-14 11:37:35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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