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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위 위원장

“개헌 저지선 확보하려면 보수 단일대오 필수적”

“문재인 정부 폭주 막으라는 게 보수 우파 지지하는 국민의 명령”

“개헌 저지선 확보하려면 보수 단일대오 필수적”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가 2018년 12월 1~3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결과 범야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묻는 설문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6.0%로 1위,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 14.0%로 2위, 오세훈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3.7%로 3위를 기록했다(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참조).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범위를 좁히면 오 위원장이 가장 앞섰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7.7%로 뒤를 이었다. 특히 오 위원장은 범야권 차기 대선주자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대구·경북(TK·21.1%)과 부산·울산·경남(20.4%)에서 황 전 총리, 유 전 대표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결과는 재선 서울시장 출신으로 수도권에서 득표력을 검증받은 그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나설 경우 TK와 PK(부산·경남) 지지를 바탕으로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오 위원장을 2018년 12월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만났다.


나경원 압도적 당선에 담긴 의미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보수 단일대오를 주장했습니다. 

“다음 총선은 우리 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미래와 운명이 바뀔 수 있는 중요한 선거입니다. 만약 우리가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사회주의 색깔을 확연히 드러내며 개헌안을 밀어붙이는 상황이 올 수 있어요. 그런 상황을 막아내려면 당내 통합을 먼저 이루고 보수 단일대오를 형성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바른미래당까지 포함하는 보수 단일대오인가요. 

“당내 분열과 갈등부터 통합하는 게 우선입니다. 우리 당을 지지하는 분들은 당 안의 또 다른 당으로 일컬어지는 계파 문제에 진저리를 치고 있어요. 정책에서 비롯된 차이라면 이해할 텐데, 국민은 이해관계 때문에 빚어진 자리다툼으로 보거든요.” 

오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이 국민의 신임을 얻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면 무엇보다 탈계파, 초계파적 정당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한 배경에도 탈계파, 초계파적 정당 운영에 대한 의원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를 전후해 국회 의원회관을 돌며 의원 한 분 한 분을 찾아뵙고 당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초·재선 의원들은 모든 문제를 계파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 자체에 굉장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어요. 제가 느끼기에 탈계파적 관점에서 당을 운영하고 새로운 비전을 세워 총선과 대선 승리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의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었습니다.” 

탈계파, 초계파적 정당 운영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당내 선거 때 특정 계파에 의존하려는 ‘뭉텅이 표’ 편승 움직임부터 지양해야 합니다. 탈계파 통합의 리더십은 한 분 한 분 직접 만나뵙고 그분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에서 시작돼야 합니다.” 

어떻게 당내 통합을 이뤄나갈지 구체적인 방법론이 있습니까. 

“우리 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문재인 정부의 독선과 폭주를 효율적으로 견제할 리더십을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누가 됐건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는 당 대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성과를 내는 분에게 최우선적으로 다음 총선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면 당내 통합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을까요. 야당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데 특정 계파가 끼어들 틈이 있을까요.” 

자유한국당은 새 지도부의 지도체제와 관련해 단일 지도체제와 집단 지도체제를 놓고 양분된 상태다. 총선을 앞둔 새 지도부가 실효성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단일 지도체제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과거 당대표의 독선적 당 운영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는 측은 집단 지도체제를 선호한다. 그러나 집단 지도체제는 결정을 제때 내리지 못해 비효율에 빠지거나 지도부 간 파열음을 내는 갈등 양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지율 하락?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 심판”

오세훈 전 서울시장(가운데)이 2018년 11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입당 행사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김성태 원내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의 환영을 받으며 웃고 있다. (왼쪽) 입당식 후 가진 기자회견 모습. [동아DB]

오세훈 전 서울시장(가운데)이 2018년 11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입당 행사에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김성태 원내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의 환영을 받으며 웃고 있다. (왼쪽) 입당식 후 가진 기자회견 모습. [동아DB]

오 위원장은 어떤 지도체제를 선호합니까. 

“어떤 지도체제든 장단점이 있습니다. 다만 총선 승리와 수권정당을 만드는 데 어떤 체제가 효율적일지 심사숙고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나설 결심이 섰습니까. 

“우리 당의 미래 비전을 만들고자 여러 사람을 만나 폭넓게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최근 5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민생경제가 파탄에 이른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국민은 소득주도성장으로 통칭되는 정부의 경제정책이 민생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기존 일자리까지 없앤다고 느끼고 있어요. 문재인 정부는 ‘어려운 사람을 위한 정부가 되겠다’ ‘빈부격차를 줄이는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나타난 결과는 어려운 사람의 일자리가 오히려 없어지고, 빈부격차도 더 벌어졌습니다.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시작된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남북대화가 1년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가시적 성과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안보 태세 문만 열어젖혔을 뿐, 북한 비핵화로 가는 문은 조금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가 기정사실화돼가고 있습니다. 국민이 남북대화 초기에 가졌던 기대를 접기 시작한 것이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에 반영되고 있는 거죠.” 

오늘 아침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착수식이 거행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도 북한이 문호를 개방하거나 비핵화로 가지 않으리라는 점을 국민은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수의 국민은 우리 정부의 대북 노력이 지나치게 이벤트로 흐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정권의 본질상 문호를 개방할수록 체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힘든 구조입니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떨어졌음에도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정부에 기대감을 가졌다 실망한 국민의 지지를 우리 당이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거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의 혼란을 극복하고 위기를 타개하고자 노력해왔고, 노력이 결실을 맺어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비상대책위원회체제는 임시지도체제라는 한계를 지닙니다. 그런 점에서 아직 우리 당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고 있는 잠재 지지층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는 것은 기업과 기술

잠재 지지층을 적극 지지층으로 바꿀 수 있다고 봅니까. 

“지지를 유보하고 있는 국민은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보고 지지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결국 우리 당이 새로운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수권정당이 될 수 있느냐, 집권 가능성이 있느냐를 보고 판단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이 틀렸다고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다시 모을 수 없습니다. 비판을 넘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봅니다. 보수 정당으로서의 가치와 노선을 분명히 제시하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 위원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이냐, 북핵 폐기 성과는 없으면서도 한미동맹에 균열을 보여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외교안보 측면에서 어떻게 보완해갈 것이냐를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교육, 노동, 복지, 외교안보 등 다방면에 걸쳐 자신이 생각해온 정책 대안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특징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보수 우파의 가치는 시장 내에서 경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시장경제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는 것은 기업과 기술입니다. 지금 정부처럼 기업을 옥죄고, 기업인을 죄인시하며, 새로운 투자의 힘을 빼는 경제정책으로는 일자리 창출은커녕 있는 일자리도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오 위원장은 “정부가 말하는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인적자원의 재훈련과 재배치가 필수적인데, 교육은 여전히 1970년대 제조업 육성 당시와 똑같고 교육개혁의 비전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고 시도합니다. 일부 공공기관이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정규직 전환을 하고 있는데, 이는 시장 논리라기보다 정부 압력을 못 이긴 힘의 논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 정규직 전환은 지속가능하지 않고, 일반 기업으로 확산 가능한 보편적 정책도 되지 못합니다. 차라리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분명히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비정규직도 정규직과 같은 처우를 받도록 방향을 설정하면 많은 국민이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지지해줄 것입니다.” 

오 위원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노동 유연성 강화가 필수적이라며 독일과 프랑스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짧은 시간 안에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비결은 하르츠 개혁과 마크롱 개혁으로 노동 유연성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해고할 수 있어야 쉽게 고용하는 법입니다. 현 정부는 촛불의 주력 부대였던 민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대통령 위에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경제정책에 민주노총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수혜층이 노조가 강력한 평균 연봉 상위 10% 회사들이라는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민주노총이 결국 신기득권층으로 등극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집권하면 이 같은 문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합니다.” 

오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확대하고 있는 보편적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모두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 좋은 복지는 아니다”라며 “복지의 경우 꼭 필요한 어려운 사람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후상박의 정책을 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출마? 보수 우파 결집에 도움 될 것”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다방면에 걸쳐 정책 대안을 제시하던 오 위원장은 외교안보에 대한 걱정으로 10분 동안 이어진 자신의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외교안보에서 우리의 최종 목표는 북핵 포기입니다. 핵과 함께하는 평화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가짜 평화입니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미국과 2인3각 경기하듯 보조를 맞춰 동맹의 균열 가능성을 줄이고 실질적인 북한의 변화를 가져오는 외교안보정책을 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처럼 나 홀로 과속하는 대북정책으로는 비핵화도 잃고 평화도 잃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미국조차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대화를 서둘렀습니다. 진짜 평화를 위해 미국과 보조를 맞춰가며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디뎌야 한다는 점을 국민에게 분명히 이야기해야 합니다.” 

오 위원장은 당내 뿌리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방금 말한 정책 대안과 비전을 국민에게 알리려면 우선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게 급선무 같은데요. 

“전당대회 출마 결심이 서면 저의 정책 비전을 설명하기 위해 당원과의 접촉면을 넓혀가도록 하겠습니다.” 

황 전 총리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됩니다. 


“황 전 총리가 (전당대회에) 동참하는 것이 우리 당은 물론, 보수 우파의 결집에 도움이 되리라 봅니다. 또한 당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정당성을 놓고 당내 이견이 표출될 조짐이 보입니다. 

“그것이야말로 당의 미래를 보고 가야 할 문제입니다. 자꾸 반복적으로 복기하면 할수록 우리 당이 미래로 가는 문이 좁아집니다. 자유한국당이라는 울타리에서 함께하고 있는 이상 당의 미래를 위해 잠시 논쟁을 아껴두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상처가 아물 만하면 또다시 끄집어내 서로 상처를 주는 모습이 보수 우파의 가치와 우리 당을 지지하는 분들의 눈에는 얼마나 안타깝게 비치겠습니까. 지금은 보수 우파가 단결해 문재인 정부의 독주·독선을 견제해달라는 게 당원과 국민의 요구이자 명령입니다. 이제는 우리 당 지지층과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할 때입니다.” 

탄핵에 대한 논쟁은 잠시 뒤로 미루자? 

“그렇습니다. 우리 당원들은 과거의 옳고 그름에 대한 논쟁을 보고 싶은 게 아닙니다. 자유한국당의 미래를 밝힐 당내 통합을 위한 전당대회를 치르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런 당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통합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주간동아 2018.12.28 1170호 (p27~31)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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