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7

2017.12.13

특집 |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미리 보기

6개 전 종목 출전! 선수 39명 구슬땀

  • 입력2017-12-12 16: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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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는 모두 39명이다.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과 이번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노보드까지 총 6개 종목의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들은 메달을 목에 걸고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홈에서 열리는 데다 다소 온난한 3월 기후, 강원도 경기장에서 연습 등 익숙한 환경으로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메달 획득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3월 9일 시작되는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우리나라는 총 6개 종목에 39명 선수가 출전할 예정이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2018년 3월 9일 시작되는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우리나라는 총 6개 종목에 39명 선수가 출전할 예정이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첫 패럴림픽 금메달 기대! 노르딕 스키

      노르딕 스키는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을 통칭한다. 크로스컨트리는 눈이 쌓인 산이나 들판에서 스키를 신고 일정 코스를 빠르게 완주하는 종목이다. 크로스컨트리에 사격이 결합된 종목이 바이애슬론이다. 두 종목 모두 좌식, 입식, 시각장애 부문으로 경기 등급이 나뉘며 각각 남녀가 따로 경기를 펼친다. 

      먼저 크로스컨트리는 장애 유형에 따라 세부적으로 좌식(LW10-LW12), 입식(LW1-LW9), 시각장애(B1-B3)로 경기가 나뉘는데 각각 3개 부문과 남녀 시합이 따로 펼쳐져 총 18개 세부종목에 2개 혼성 종목까지 총 20개 세부종목에서 메달을 겨룬다. 

      시각장애 부문 남자는 스프린트, 중거리 10km, 장거리 20km, 시각장애 부문 여자는 스프린트, 중거리 5km, 장거리 15km로 나뉜다. 시각장애 부문 선수 가운데 장애 등급에 따라 B1(전맹), B2 선수는 반드시 가이드와 함께 참여해야 하고, B3 선수는 가이드의 도움을 받거나 혼자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가이드는 선수들에게 경로를 안내하고, 선수와 동일한 트랙 또는 옆, 앞, 뒤에서 스키를 타면서 통신기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다른 선수들에게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 또한 경기 도중 홀딩 존 이외 구역에서 선수를 터치할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선수 9명 가운데 최보규가 유일한 시각장애 선수로 김현우 가이드와 함께 출전한다. 

      입식 부문 남자는 스프린트, 중거리 10km, 장거리 20km, 입식 부문 여자는 스프린트, 중거리 5km, 장거리 15km로 나뉜다. 좌식 부문은 입식 부문과 조건이 같고 장거리만 남자 15km, 여자 12km로 거리가 짧다. 단체 경기는 시각장애, 입식, 좌식 선수들이 계주를 펼치며 여자 선수가 한 명 이상 참가해 총 4명이 2.5km씩 달리는 혼성계주와 선수 4명이 총 2.5km씩 달리는 오픈계주 2종류가 있다. 



      입식 선수들은 정상인이 사용하는 스키를, 좌식 선수들은 스키 위에 의자를 덧댄 형식의 좌식 스키를 이용한다. 경기 결과는 결승점 도착시간과 출발시간의 차이를 계산해 나온다. 2명 이상 기록이 동일할 때는 기록표에 같은 등위로 나오며, 낮은 번호의 선수가 먼저 나타난다. 개인경기의 경우 각 선수의 기록에 장애등급에 따라 부여되는 숫자를 곱해 나온 최종기록으로 경기 결과를 산출한다. 계주경기에서는 출발부터 도착까지 경과된 시간이 경기 결과가 되며, 마지막 주자가 도착한 순서에 따라 등수가 결정된다.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와 사격을 결합한 경기로 시각장애(B1-B3), 입식(LW1-LW9), 좌식(LW10-LW12) 등급으로 나뉘고, 각각 남녀 선수들이 총 18개 세부종목에서 기록을 겨룬다. 스프린트는 남자 7.5km, 여자 6km, 중거리는 남자 12.5km, 여자 10km, 장거리는 남자 15km, 여자 12.5km로 나뉘어 있다. 모든 경기는 개인경기로 진행되며 보통 30초 간격으로 출발한다. 각 종목마다 2회 또는 4회 사격 라운드가 진행되며, 선수들은 소총으로 10m 거리에 있는 표적들을 명중해야 한다. 

      입식과 시각장애인 선수는 엎드린 복사 자세로 사격하며, 좌식 선수들은 복사 자세 또는 앉아서 쏘는 자세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등급에서 총기는 전자소총으로 음향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이어폰 세트가 설치되는데, 표적에 정확히 조준할수록 소리 빈도가 잦아지는 음향 신호를 활용해 사격을 하게 된다. 표적을 맞히지 못한 선수는 맞히지 못한 표적 수만큼 주행시간이 추가되거나 벌칙 주로(走路) 주행 페널티를 받는다. 

      우리나라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선수는 총 9명으로 전원이 두 종목을 병행해 준비하고 있다. 신의현, 이정민, 서보라미, 이도연, 임우근, 원유민 등 총 6명이 좌식 부문에 출전하고 권상현, 이승진 등 2명이 입식 부문, 최보규가 시각장애 부문에 출전한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노르딕 스키 기대주 세계랭킹 1위
      만능 스포츠맨 신의현


      9명 선수 가운데 신의현(37 · 창성건설)은 유력한 금메달 기대주로 꼽힌다. 2015년 휠체어 농구에서 노르딕 스키로 전향했는데, 올해 1월 우크라이나에서 열린 장애인 노르딕 스키 크로스컨트리 5km와 15km 부문에서 우승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9월과 10월 좌식 노르딕 스키 남자 세계랭킹 1위를 기록했다. 현재는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막심 야로비(28 · 우크라이나)와 세계랭킹 1위 자리는 물론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그는 장애인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중거리, 장거리 종목과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 중거리, 장거리 등 총 6개 세부종목 출전권을 따냈다. 이 가운데 크로스컨트리 15km 종목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은 비교적 날씨가 풀리는 3월 9일 개막하는데, 그만큼 약간 질퍽거리는 눈 위에서 선수들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의현은 이미 이런 환경에서 연습해온 터라 다소 유리한 위치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의현은 2006년 대학생일 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이후 2009년 재활을 위해 휠체어 농구를 시작했고 운동을 통해 삶의 희망을 찾았다. 평소 운동을 즐기던 덕에 동계 종목에서도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다. 2015년에는 노르딕 스키 입문 6개월 만에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해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올해 4월 미국 캐스퍼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바이애슬론 중거리, 스프린트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도 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국내 여자 노르딕 스키 1위
      ‘얼짱’ 서보라미


      크로스컨트리 여자 좌식 부문에서는 서보라미(31 · 강원랜드하이원스포츠)가 금메달 기대주로 꼽힌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4년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아픔을 겪었다. 1년 넘게 방황했지만 2007년 평택대 입학 후 담당 교수의 권유로 처음 스키를 접하며 삶의 활력을 찾았다. 이후 우리나라에 크로스컨트리 좌식 부문 선수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2009년 국제대회에 데뷔한 이후 꾸준히 참가해 올해 4월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는 스프린트와 단거리 부문에서 각각 2위를 기록했다. 국내 대회에서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2.5km 단거리, 5km 중거리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해왔다. 2010 밴쿠버동계패럴림픽,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에서는 10위권 밖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올해는 메달권에 드는 기록을 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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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문 1년 만에 국가대표
      아줌마 뚝심 이도연


      이도연(45 · 세종특별자치시)은 장애인 운동선수 사이에서 입지전적 인물이다. 19세이던 1991년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척추가 손상된 이후 현실에 굴하지 않고 2007년 탁구에 도전하며 운동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육상으로 전환해 그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창, 원반, 포환던지기 3관왕을 차지했다. 2013년에는 손으로 페달을 움직이는 핸드사이클을 시작했는데 3년 만에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그는 자신보다 15세 어린 레페 크리스티아네(독일)와 60km 치열한 레이스를 펼친 끝에 2초 차이로 아깝게 2위에 머물렀다. 

      이번에 그는 동계패럴림픽에 도전한다. 앉은 채 설원을 누비는 좌식 부문은 핸드사이클처럼 어깨와 팔, 손의 의존도가 높고 지구력이 좋아야 한다. 이미 핸드사이클로 체력을 다진 그가 전향하기에 무리가 없는 종목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장애인 노르딕 스키를 시작했는데 몇 차례 시합을 치른 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해 2월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바이애슬론 경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사격에서 실수를 하는 바람에 아깝게 실격 처리됐다. 함께 출전한 크로스컨트리 4km 프리와 2km 클래식 경기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현재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두 종목 모두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보이는 이도연은 노르딕 스키 입문 1년 만에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동계패럴림픽의 꽃, 알파인 스키

      양재림 선수는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4년 전 소치에서 4위에 그친 설욕을 만회한다는 각오다. 위 사진은 시각장애를 가진 그와 함께 경기를 치를 가이드 고운소리(오른쪽).[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양재림 선수는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4년 전 소치에서 4위에 그친 설욕을 만회한다는 각오다. 위 사진은 시각장애를 가진 그와 함께 경기를 치를 가이드 고운소리(오른쪽).[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유럽 알프스 산악지방에서 발전한 알파인 스키는 겨울 스포츠의 꽃으로 꼽힌다. 일반인이 겨울철이면 스키장을 찾아 활강을 즐기는 것처럼 장애인도 체력을 기르고자 스키를 즐긴다. 알파인 스키는 뒤꿈치가 고정된 바인딩을 장착한 스키를 타고 눈 덮인 슬로프를 내려오는 스포츠다. 경기 종목은 가파른 경사면을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스피드 종목인 활강과 슈퍼대회전, 기술적인 면이 복합된 테크니컬 종목인 대회전과 회전, 그리고 활강 또는 슈퍼대회전과 회전이 결합된 슈퍼복합 등 총 5개로 나뉜다. 

      올림픽에서는 남녀로만 나뉘어 경기를 치르지만 패럴림픽에서는 장애 유형에 따라 시작장애(B1-B3), 입식(LW1-LW9), 좌식(LW10-LW12) 등 3개 경기 등급으로 나뉘고 각각 성별에 따라 기록을 다툰다. 순위는 결승점 통과 기록과 IPC의 점수표에 선수 해당 장애등급의 핸디캡 Factor(소수점 4자리)를 곱해 나온 최종 기록으로 결정한다. 선수들은 출발선 앞 또는 앞쪽을 가리키는 방향에 본인의 폴을 배치하는데 좌식 부문 선수만 예외로 폴 대신 아웃리거를 사용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선수는 가이드와 함께 경기를 치르며, 가이드는 출발 기문 통과 없이 측면에서 먼저 출발하고, 무선 헤드셋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선수가 신호에 따라 속도와 움직임을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나라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선수는 총 4명으로 양재림, 황민규는 시각장애 부문, 이치원, 한상민은 좌식 부문에 출전한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소치의 아쉬움, 평창에서 달랜다!
      양재림


      양재림(28 ·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장애인 알파인 스키 메달 기대주다. 활강, 슈퍼대회전, 대회전, 회전, 슈퍼복합 등 전 종목 출전권을 따냈는데 그중 메달 가능성이 높은 것은 회전이다. 2011년 알파인 스키에 입문한 이후 그해 뉴질랜드 남반구컵에 출전해 회전에서 2위, 대회전과 슈퍼대회전에서 각각 3위에 올랐다. 2012년과 2013년 네덜란드 IPC 알파인스키선수권대회 회전 부문 1위, 2015년 뉴질랜드 남반구컵 회전과 슈퍼대회전 부문 1위, 2017년 오스트리아 IPC 알파인스키선수권대회 슈퍼대회전 부문 1위 등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부동의 1위를 기록해왔다. 그러나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 대회전 부문에서는 아깝게 4위에 그쳐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는 최소 메달 1개 이상을 획득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미숙아 망막병증으로 눈이 보이지 않았다. 장애를 이겨내고자 5세 때 처음 스키를 탔고, 21세가 되던 해 알파인 스키를 시작했다. 그는 장애의 벽을 넘기 위해 자전거 같은 스포츠뿐 아니라 미술에도 관심을 보여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하는 등 다방면에 재능을 보이고 있다.

      평창에서 첫 정식 종목 된 스노보드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노보드에서 메달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김윤호 선수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노보드에서 메달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김윤호 선수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에서 알파인 스키 세부종목에 포함돼 시범 종목으로 경기를 치른 스노보드가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첫선을 보인다. 상반신 장애, 하반신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칙과 기술 사항 등을 변경, 수정한 종목이다. 경기 등급은 상지장애와 하지장애 부문으로 나뉘고 세부적으로는 스노보드 크로스, 뱅크드 슬라롬이 각각 남녀, 경기 등급에 따라 총 10개 부문에서 치러진다. 

      스노보드 크로스는 뱅크, 롤러, 스파인, 점프, 우탱 등 다양한 지형지물로 구성된 코스에서 경주하는 경기다. 예선전에서 단독 주행해 측정된 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하고, 결승전에서는 예선 기록에 따라 선수 2명이 동시에 출발해 신체 또는 스노보드 일부가 먼저 결승선에 통과하는 선수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다. 뱅크드 슬라롬은 기문 코스를 회전하며 내려오는 기록으로 순위를 다툰다. 알파인 스키의 회전 경기를 스노보드를 타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선수들이 회전을 원활하게 하도록 각 기문에 뱅크가 조성돼 있다. 선수들은 3번 코스를 주행할 수 있고 최고 기록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선수들은 개인의 신체에 맞게 제작한 신체 보조기구를 착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보드는 일반 스노보드 선수가 쓰는 것과 똑같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경기는 시간을 채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결과는 장애등급과 관계없이 적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김윤호, 최석민 선수가 하지장애 부문에, 박항승, 박수혁 선수가 상지장애 부문에 출전한다.


      [동아DB]

      [동아DB]

      아내 · 자녀 응원에 메달로 보답!
      김윤호


      김윤호(34 · 인천시설관리공단)는 한때 폭주족이었다. 18세이던 2001년 오토바이를 타다 사고를 당해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사고 이후 몇 년 동안 절망에 빠졌던 그는 운동과 재활을 시작하며 새 삶을 살게 됐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운동신경도 탁월한 덕에 도전하는 종목마다 좋은 성과를 냈다. 처음 택한 종목은 장애인 아이스하키로, 동호회 활동을 하며 빙판을 누볐고 전국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육상 종목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는데 2015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원반, 창, 포환던지기 3개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던 중 그는 2015년 대한장애인스키협회에서 스노보드 신인 선수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테스트에 응시해 선수로 발탁되는 행운을 안았다.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진 덕분에 짧은 기간이지만 스노보드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첫 출전한 IPC 코퍼(미국) 스노보드국제대회 남자 뱅크드 슬라롬 부문에서 11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국제대회에서도 20위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의족을 끼고 몇 시간씩 연습하는 통에 의족과 접하는 부위에서 피가 나고 살이 뭉개지는 등 고통을 겪지만 평창동계패럴림픽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중이다. 그는 자신을 안아주고 응원해준 아내와 두 아이를 위해 이번 패럴림픽에서 꼭 메달을 목에 건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거친 몸싸움도 문제없어! 아이스하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장애인 아이스하키는 원래 아이스슬레지하키였는데 지난해 11월 명칭이 바뀌었다. 하지장애가 있는 남녀선수들이 아이스하키를 즐길 수 있도록 변형한 경기다. 일반 아이스하키 보호장비를 사용하지만 스케이트 대신 양날이 달린 썰매를 사용하는데, 썰매 높이는 양날 사이로 퍽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스틱은 한쪽 끝에 썰매 추진을 위한 픽과 다른 쪽에 퍽을 칠 수 있는 블레이드가 달린 폴이 있다. 

      한 경기는 15분씩 3피리어드로 구성되며, 필요한 경우 연장전 10분이 주어지고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샷을 하게 된다. 각 팀은 전 경기를 통틀어 30초간 작전 타임을 한 번 요청할 수 있다. 정규 피리어드 사이에는 15분간 휴식시간이 있고 이때 정빙이 이뤄진다. 선수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며 게임 중에 원하는 위치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왼쪽과 오른쪽 수비, 센터, 레프트 윙, 라이트 윙, 골키퍼 등 총 6명이 각자 포지션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번 대회엔 정승환, 한민수, 김대중 등 총 17명이 출전한다. 우리나라는 2010 밴쿠버동계패럴림픽 6위,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현재 장애인 아이스하키 세계랭킹 1위는 캐나다, 2위는 미국이다. 한국은 이들과 함께 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장애인아이스하키 에이스 정승환 선수는 홈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인 만큼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장애인아이스하키 에이스 정승환 선수는 홈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인 만큼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스피드로 제압, 빙판 위의 메시
      정승환


      정승환(31 · 강원도청)은 다섯 살 때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공사장에서 혼자 놀던 그의 위로 갑자기 파이프더미가 쏟아졌다. 의족을 착용한 삶은 일상이 됐지만 운동을 좋아하던 터라 축구, 농구 등을 즐겼다. 2004년 대학 1학년 때 친구들의 권유로 아이스하키에 입문했고 매력에 흠뻑 빠져 입문 2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독종’으로 불리던 그는 곧바로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 미국 말버러에서 개최된 IPC 아이스슬레지하키 세계선수권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2011년 오스트리아 빈 국제토너먼트 금메달, 2012년 노르웨이 하마 IPC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2015년 스웨덴 오스테르순드 IPC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2016년 일본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 등 꾸준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메달을 획득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2009년과 2012년 IPC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최우수 공격수상을 받아 한국보다 세계에서 더 유명해졌다. 체구는 외국 선수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수비수 한두 명쯤은 가볍게 제쳐 아르헨티나 축구선수 메시를 연상케 한다고 해 ‘빙상 위의 메시’로 불린다. 2014년 소치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지만 러시아를 상대로 승리해 현지 언론에서 ‘로켓맨’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라고 극찬했다.

      소치서 우승한 캐나다 꺾어, 금메달 유력! 휠체어컬링

      중력을 요구하는 컬링에서 우리나라 대표단은 현재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팀을 리드하는 방민자 선수와 4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지 관심이 모아진다.[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중력을 요구하는 컬링에서 우리나라 대표단은 현재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팀을 리드하는 방민자 선수와 4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지 관심이 모아진다.[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휠체어컬링은 동계스포츠 인기 종목인 컬링을 장애인도 즐길 수 있도록 정비한 종목이다. 한 팀은 5명으로 구성되는데 여성이 1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 한 경기는 8엔드로 이뤄진다. 투구를 담당하는 선수가 나아갈 때 휠체어가 흔들리지 않도록 같은 팀 선수가 뒤에서 휠체어를 잡아준다. 이때 투구하는 선수의 발은 빙판 표면에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스톤을 투구할 때는 팔이나 손 또는 딜리버리 스틱이라 부르는 투구 스틱을 이용한다. 

      경기 방식은 일반 컬링 종목과 차이가 없다. 두 팀이 빙판에서 스톤을 미끄러뜨려 표적(하우스) 안에 넣어 득점을 겨룬다. 상황에 따라 상대 스톤을 밀어내거나 블로킹하는 등 전략이 필요하다. 선수는 스톤을 던질 때 필요한 스톤의 힘과 회전, 경로를 계산해야 하고 스톤의 경로 앞 빙판을 닦는 스위핑으로 스톤을 더 나아가게 할 수도 있다. 최종적으로 하우스에 들어간 스톤 가운데 상대편 스톤보다 중심에 더 가까이 있는 것이 모두 한 엔드의 점수로 계산된다. 

      한국은 2010 밴쿠버동계패럴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4 소치동계패럴림픽에서는 9위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7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컬링투어에서 우승팀인 캐나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는 방민자, 서순석, 차재관, 정승원, 이동하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팀 리드하는 든든한 홍일점
      방민자


      방민자(55 · 서울시청)는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리드를 맡고 있다. 가장 먼저 스톤을 던지는 포지션으로 전체 경기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임무를 담당한다. 그는 1993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한순간에 장애인이 된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10년 동안 두문불출하며 시간을 보냈다. 불안한 삶을 살던 그에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은 여동생 방민주 씨였다. 동생은 언니에게 운동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을 것을 권했고, 방민자는 취미로 운동하던 중 지인으로부터 컬링에 관한 정보를 듣고 2005년 입문했다. 

      불혹을 넘어 컬링에 도전했지만 열정만큼은 젊은 선수들 못지않았다. 4년 뒤 그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로 미국 유티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2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이후 2015년 스위스 대회 1위, 2016년 핀란드 대회 1위, 2016년 US오픈 1위, 올해 미국 케이캅 1위 등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방 선수는 이번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자신을 응원하고 후원해준 여동생, 가족에게 값진 선물을 안겨주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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