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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전쟁 시 대피요령

‘애애앵~’ 사이렌 울리면 무조건 지하로 달려라

한반도 전쟁 시 대피요령

한반도 전쟁 시 대피요령
전쟁이 발발했을 때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정부는 ‘준비’ ‘대피’ ‘듣기’를 강조한다. 즉 가장 가까운 대피소를 알아두고 비상 물품 ‘준비’하기, 생화학·핵무기 공격 시 ‘대피’하기, 안전 질서를 유지하고자 정부 방송 ‘듣기’가 중요하다는 것. 따라서 평소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정부 애플리케이션(앱)인 ‘안전디딤돌’을 다운로드해 비상시 주변 대피소를 찾아보고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게 좋다. 8월 17일 기자가 서울 충정로 29번지 동아일보 사옥에서 ‘민방공대피소’를 검색하니, 동아일보 사옥을 포함해 반경 3km 내 대피소 31곳이 검색됐다. 행정안전부(행안부)의 ‘비상시(전시) 국민행동요령’과 ‘안전디딤돌’을 바탕으로 전시 행동요령을 소개한다.  

공습경보! ‘지하철역, 건물 지하…무조건 지하로’

전쟁이 발발하면 정부는 △군사작전 지원 △전시 정부기능 유지 △국민생활 안정을 목표로 부처마다 각각의 기능을 수행한다. 민방위 경보를 전파한 뒤 민방위 방송을 통해 안내하고, ‘비군사 분야 전시 대비 종합계획’에 따라 국가 비상시 필요한 인력·물자 등 주요 자원을 신속하게 동원해 군의 전쟁 수행을 돕는다. 국민생활 안정을 위해 기본 생활필수품을 지정해 유통을 통제하고, 필요하면 배급제를 실시한다.

먼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되면 전국 2200여 개 스피커를 통해 공습경보가 발령된다. TV와 라디오 방송도 재난방송을 시작하고 ‘공습경보 발령, 지하 대피시설로 대피하라’는 재난안전 문자메시지가 각 개인의 휴대전화로 발송된다.

북한이 미사일이나 대포를 쏘면 몇 분 내 서울에 떨어진다. 그만큼 평소 지하대피소를 알아두고, 잘 모를 때는 ‘무조건 지하’로 내려가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공습이 잦아들면 정부는 단파(AM) 라디오 방송을 통해 ‘귀가 지시’를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전쟁이 발발하면 정부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충무계획’ 등에 따라 운영된다”며 “정부 지분이 있는 MBC, SBS, CBS는 KBS의 긴급방송을 함께 송출해 국민에게 전황과 각종 전시 대피요령 등을 알리는 만큼 국민은 TV나 라디오, 민방위 방송에 따라 정부의 안내를 믿고 움직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귀가 지시! ‘통신장애, 단전 … 그동안의 생활은 잊어라’

귀가 지시를 받으면 국민은 즉시 가정으로, 전시 동원 대상 업체 직원들은 직장으로 복귀해야 한다. 이때부터는 전쟁영화에 나올 법한 장면을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전쟁 수행 차량 외에는 모든 차량의 운행이 통제돼 당장 집으로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평소 출퇴근하면서 지하철과 버스가 ‘콩나물시루’라고 투덜댔던 때가 그리워질 수 있다. 놀란 마음에 가족에게 전화했다면 발신신호가 가지 않거나 연결이 지연될 수 있다. 통신망이 파손됐을 수도 있고, 통화량 급증으로 교환기가 일시에 수용할 수 있는 통화량(호)을 넘어서면 통화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호 제어’에 나서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났을 때도 평소 대비 20배가량 통화량이 늘어 일부 지역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국민행동요령에는 ‘통화량 급증으로 통신망이 마비되지 않도록 불필요한 전화 사용은 자제하는 게 좋다’고 소개하지만, 공습경보가 울리는데 가족과 전화하면서 ‘여름휴가 계획’을 세울 사람은 없을 듯하다.

집에 도착했다면 단전·단수 상태일 공산이 크다. 정부는 비상시에도 전력을 정상적으로 공급하지만 불필요한 곳에는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된 지역에는 취사 및 난방을 위한 유류와 부탄가스캔 등을 배급한다. 제한급수지역에서는 급수차량과 샘물공급업체를 동원해 급수에 나선다.   

국가동원령 선포! ‘임무고지서와 동원영장 관리 필수’

동원 대상 인력과 장비는 지정된 집결지로 응소(應召)한다. 해당 인력은 평시에 통보받은 임무고지서나 동원영장을 잘 관리해야 한다. 동원령이 떨어지면 가족에게 동원 일시와 장소를 알리고, 장비가 동원 대상인 경우에는 정상 가동에 필요한 수리부속품 등을 갖추고 대기한다. 동원예비군으로 지정됐다면 전시전투를 수행하고 식품, 의료, 의약품, 건설기계 업체는 전시 군사작전과 국민생활 안정을 위한 물자를 지원한다.

한반도 전쟁 시 대피요령

을지연습 및 제402차 민방공 대피훈련이 지난해 8월 25일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 가운데 공습경보가 발령되자 강원 화천읍 주민들이 읍내 서화산 대피소로 긴급 대피해 있다.[뉴시스]


새가 떨어지면 화학공격 의심! ‘상황별 요령 숙지’

한반도 전쟁 시 대피요령

훈련경보가 발령되자 서울 서대문구 미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지하철역으로 긴급 대피해 방독면을 직접 써보는 훈련을 하고 있다.[동아일보]

‘민방공 경보’는 적의 항공기 및 미사일 공격이 예상되거나 공격 중일 때 그 사실을 국민에게 신속히 전파한다. 집에서 스피커와 방송을 통해 들을 수 있다.  

경계경보
적 공격이 예상될 때 울린다. 사이렌으로 1분 동안 평탄음을 낸다. 경계경보가 울리면 밤에는 불을 끄고 불빛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차단해야 한다. 어린이와 노약자를 먼저 집 주변 대피소로 대피시키고, 비상용품과 화생방 보호장비를 점검한 뒤 함께 옮겨야 한다.  

공습경보

적 공격이 긴박하거나 진행 중일 때 발령한다. 사이렌으로 3분 동안 파상음을 낸다. 지하대피소 등 안전한 곳으로 ‘즉시’ 대피하고, 고층건물에 있다면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화생방 경보

별도의 음성방송을 한다. 가급적 실내에 머무르면서 정부 안내에 따라 오염지역을 신속히 벗어나야 한다. 이때 방독면 등 보호장비가 없다면 손수건, 비닐봉투, 고무장갑 등으로 코와 입을 막고 몸을 감싸야 한다. 음식물은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로 포장하고, 우물이나 장독은 비닐이나 뚜껑으로 덮어둔다. 화학가스는 공기보다 무거운 만큼 고지대, 고층건물 상층부로 신속 대피하고, 실내에 있다면 외부 오염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젖은 수건과 신문지, 테이프로 문틈을 막아야 한다. 이유 없이 새들이 떨어지고 물고기가 죽으면 화학공격을 의심해야 한다.  

생물학 공격이 있었다면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한다. 물은 반드시 끓여서 마셔야 하고, 음식물은 15분 이상 조리해야 한다. 

핵 공격이 있다면 지하철 터널, 건물 지하, 동굴 등 지하대피소로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미처 대피하지 못했다면 배수로나 계곡 등 주변 시설을 이용하고, 폭발 섬광을 느꼈다면 즉시 핵폭발 반대 방향으로 엎드려 눈과 귀를 막은 뒤 입을 벌리고 배는 바닥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30일치 비상물자’ 미리 준비하자!” ‘정부 배급제에 협조’


비상용 생활필수품
식량  조리 및 보관이 간편한 쌀, 라면, 밀가루, 통조림 등(30일치)
취사도구  식기(코펠), 버너 및 부탄가스캔(15개 이상)
침구  ·  의류  담요와 내의. 인당 최소한 한 벌씩 두툼한 옷과 신발 준비
라디오, 배낭, 휴대용 전등, 양초, 성냥 등

가정용 비상약품
의약품  소독제,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화상연고, 지혈제, 소염제 등
의약외품  핀셋, 가위, 붕대, 탈지면, 반창고, 삼각건 등

화생방전 대비 물품
방독면(수건, 마스크), 보호 옷(비닐옷, 우의), 방독 장화와 장갑(고무장화와 장갑), 해독제, 피부제독제(비누), 접착테이프(창  ·  문틈 밀폐용)


민방위훈련 귀찮아하면서…성인 10명 중 6명 “대피소 몰라요”
국내에서 한미합동 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  8월 21~31일)과 국가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을지연습(21~24일)이 열린다. 이 시기에 맞춰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쏘거나 국지적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괌 포위사격’ 도발에 괌 정부는 8월 11일 핵 공격을 포함한 ‘주민 비상행동수칙’을 담은 전단을 배포하고 대피훈련을 시작했다. 우리도 해마다 북한의 도발 등 공습에 대비해 민방위훈련을 한다. 8월 23일 민방위훈련은 올해 들어 처음 전국 단위로 실시되는데, 전국 1만8000여 곳의 대피시설(지하철역, 건물 지하 등)로 신속히 이동하는 훈련이 핵심이다. 그러나 훈련에 임하는 한미 양국 국민의 자세는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 민방위가 창설됐지만, ‘안보 불감증’과 맞물리면서 해마다 훈련 횟수가 줄었고, 민방위훈련날 울리는 공습경보 사이렌에 대해 ‘소음 민원’이 빗발치는 등 ‘천덕꾸러기 훈련’이 됐다. 이 같은 사실은 설문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국민안전처(현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5월 30일~6월 10일 성인 남녀, 대학생, 청소년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상시 국민행동요령 인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 결과 ‘유사시 주변 비상대피소 위치를 아느냐’는 질문에 △성인 40.7% △대학생 29.8% △청소년 34.6%가 ‘안다’고 응답했다. 성인 10명 중 6명, 대학생 10명 중 7명은 대피소를 모른다고 답한 것. 

이성권 전 주고베 대한민국총영사관 총영사(‘인재공화국을 넘어’ 저자)는 “비상시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행동요령은 말로 학습하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몸으로 익혀야 하고, 실제 생활 속에서 일상화돼 있어야 한다”며 “민방위훈련을 ‘귀찮은 훈련’으로 생각할 게 아니라, 유사시 나와 가족의 생명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민방위훈련과 화생방, 핵 공격 대비요령 같은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고, 공동주택에 산다면 부모가 자녀와 함께 건물 지하로 뛰어 내려가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입력 2017-08-18 16:27:42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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