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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서울 집값은 12% 오른다”

규제 일변도로는 상승 못 잡아…시장 요구 충족할 공급 필요

“올해도 서울 집값은 12% 오른다”

새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가 대비되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전경. [박해윤 기자]

새 아파트와 재건축 아파트가 대비되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전경. [박해윤 기자]

2018년 한국 부동산시장은 연초부터 빠른 가격 상승에 직면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거의 매달 쏟아내는 부동산시장 대책에도 수요자의 주택 매수 의지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때문에 발생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앞으로 주택 공급 불균형이 수요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들이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이 같은 시장 상황과 달리 정부 정책은 규제 일변도라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 

먼저 정부의 강력한 시장규제책을 대표하는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의 경우 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투자자 위축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실입주자의 잔금 확보 계획에 문제가 생기는 역효과를 낳았다. 투자자가 대부분 전세제도를 이용해 갭투자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70%에서 60%, 그리고 최대 40%까지 낮춘 제도 변경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지 못했다. 

또한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에도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더욱 빨라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단순 투기수요로 치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많은 이가 살고 싶어 하는 인기 지역의 가격 상승이 특히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사회 저변에 깔린 수요층의 심리가 어디로 향해 있는지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수요층의 욕망은 신축 주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향후 부동산시장을 전망하려면 현재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택이 재건축이 아닌, 입주 가능한 신축 주택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강남권 재건축 2만5300호 멸실

2018년 부동산시장 전망에서 주요 변수는 서울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이주 수요다. 흔히 강남3구 재건축을 강남구와 서초구 중심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 활발히 진행 중인 지역은 바로 송파구다. 송파구 내에서도 잠실동이 아닌 문정동, 가락동, 송파동 등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재건축 가운데 가락1차현대(514호), 가락극동(555호), 가락삼환나우빌(648호), 가락프라자(672호), 가락삼익(936호) 등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또 이미 상당히 단계가 진행된 미성·크로바(1350호), 진주(1507호) 등 6182호의 이주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뿐 아니다. 송파구를 포함한 강남3구 이주물량을 합산하면 1만7200호가량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아직 결과가 명확히 나오지 않았지만 진행이 예상되는 잠실주공5단지(3930호)와 대치동 은마(4424호)를 합산하면 승인 예상 물량만 2만5300호에 달한다. 여기에 2017년 이전 승인된 단지까지 고려해 앞으로 강남3구에서 이주될 물량이 향후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시점에 정부는 재건축 연한을 기존 30년에서 40년으로 상향할 것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재건축을 주택가격 상승의 원흉으로 보지만 가격 상승은 새집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통과의례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부는 지속적으로 재건축 사업 진행을 더디게 하는 방법으로 주택가격 상승 문제에 대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역효과는 명확하다. 시장이 원하는 신축 주택 공급이 부족해져 이미 입주한 새 아파트의 가격 상승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특히 서울은 최근까지 특별한 공급 증가 요소가 없었기에 각 지역마다 입주를 완료한 신축 아파트, 특히 대단지 아파트의 가격 상승 추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 이 경우 대표성을 띠는 주택의 가격이 오르면 인근 아파트도 전반적으로 가격 맞추기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30년가량 된 노후주택이 집중된 지역의 특징을 감안하면 결과는 더욱 명확해진다. 현재 강남·서초 재건축은 1970년대 후반에서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입주한 단지들에서 진행되고 있어 막상 40년으로 연장된다 해도 특별한 지연 원인은 없을 것이다. 반면 노후주택 가운데 재건축을 앞둔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상계동이 이제 갓 30년을 넘겼거나 30년 연한에 임박한 지역들이다. 지역을 넓혀보면 대상은 더욱 확대된다. 경기 분당과 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뿐 아니라 인천 연수, 대전 둔산, 대구 칠곡, 부산 해운대, 경남 양산 물금 등 1990년대 초반 지은 아파트들은 전국 주요 도시에 많다. 재건축 연한 연장 시 막상 강남보다 비강남 지역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동안 부동산시장 침체 원인으로 지적된 입주 증가 리스크는 올해 대부분 종료될 예정인 데다 2020년부턴 오히려 ‘입주 감소’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치 이슈 등 불확실성 아래서 분양물량 감소에 따른 착공 감소 여파다. 부동산시장 관점에서 2017년을 준비 없이 보내버린 시간이 공급 공백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올해 임대물량을 포함한 전체 분양물량은 26만6000호로 전망된다. 이는 52만5000호를 기록했던 2015년 수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오히려 입주 감소에 따른 공급량 축소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신축 주택 수요가 강한 현 부동산시장 상황에서 입주 감소는 주택가격 불안의 주요 원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까지 발생할 공급물량 역시 시장에서 원하는 지역과 공급지역이 불일치한다. 시장이 원하는 건 서울 신축 주택이지 수도권 신축 주택이 아닌데, 공급은 수도권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입주 증가에 따른 전세가 하락 및 전세가 하락에 따른 투자 유인 감소가 당분간 입주 과잉 지역에서 나타날 이슈들이다. 반면 입주가 부족한 올해 서울 주택시장은 다른 지역 대비 상승 격차를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강남 주택가격 15% 상승 예상

[동아일보]

[동아일보]

올해 주택가격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해보다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대선 등 정치 이벤트가 많았을 뿐 아니라, 5~8월 매매 급증에 따른 전세세입자의 내 집 마련 움직임의 결과로 전세 초과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가격 상승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매도 호가와 실거래가의 괴리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음을 뜻한다. 

이를 근거로 올해 전국 주택가격 상승률은 5%로 전망되며 서울은 강북권(+10%)과 강남권(+15%)에 따라 평균 12%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KB부동산 데이터에 의거해 지난해 시장 상승률(평균 가격 기준 서울 10.9%, 강북권 8.4%, 강남권 12.2%) 대비 소폭 높아지는 것에 불과하다. 이 같은 저변에는 향후 재건축 멸실 예상 주택의 이주 일정에 따른 가격 상승 전망이 자리한다. 

이렇게 서울지역 공급 증가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 주택가격 상승의 주요 근거가 되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지난해 12월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로 신규 공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시장 수요에 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한 택지 공급이 서울에서는 힘들다. 서울지역의 주택 수요 대응을 위한 특단의 조치, 예를 들어 용적률 상향이나 서울 서남·동북권 뉴타운 강제 집행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처럼 올해는 부동산시장 활황세가 지난해보다 강하게 나타날 개연성이 크다. 유의할 점은 현 상황이 단지 우리나라만의 이슈가 아니라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필사적으로 진행된 양적완화 결과 미국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유럽과 일본 등 주요 지역의 지표들이 빠르게 개선되는 과정에서 선진국, 신흥국 모두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관련 가구의 소득 증가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정부의 소득주도형 경제성장 논리에 따른 최저임금 상승에 힘입어 저소득층의 소득 증가도 예상된다. 전반적인 소득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공산이 크며, 인플레이션을 상쇄하는 방안으로 부동산시장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신축 주택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화될 수밖에 없으며, 시장에서 원하는 신축 주택을 어느 속도로 공급하느냐에 따라 주택가격 움직임도 변화될 것이다. 노태우 정부는 1990년대 초반 아파트 200만 호 건설을 추진했다. 이때 공급된 주택 또한 생명체처럼 나이를 먹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시 진행된 건설 속도 이상으로 신축 주택이 공급되지 않으면 노후화를 피할 수 없으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신축 주택 선호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결국 해법은 ‘공급’에 달려 있음이 분명하다.




주간동아 2018.01.31 1124호 (p22~24)

  • |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부동산 분석전문위원 tinycare@eugen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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