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5

2017.07.05

골프홀릭

비슷한 이름이지만 같은 단체가 아닙니다

PGA와 PGA투어

  • 이사부 골프 칼럼니스트 saboolee@gmail.com

    입력2017-07-03 17: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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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두 번째 메이저대회는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이다. 그런데 대회명이 살짝 의아하다.

    영어로 KPMG Women’s PGA Championship. 여자 대회이니 ‘위민스’가 들어간 것은 이해되지만 ‘PGA’가 들어 있어 영 어색하다. PGA투어는 남자 대회이기 때문이다.

    이를 이해려면 먼저 PGA와 PGA투어가 전혀 다른 단체임을 알아야 한다. PGA는 정식 명칭이 ‘PGA of America’로, 말 그대로 미국 프로골프협회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프로골퍼와 티칭 프로, 레슨 프로 등이 이 협회 소속이다. 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도 모두 이 단체 회원이다. 1916년 창설됐고, 회원 수는 2만8000여 명이다. 중요한 것은 남자만의 단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여자회원도 있다. 레슨 프로들이 자신을 소개할 때 ‘PGA A클래스’라고 하는데, 그 자격증을 주는 곳이 바로 여기다. 쉽게 말해 골프로 돈을 버는 남녀 모든 사람의 단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 PGA투어는 남자 프로골프대회를 주관하는 단체다. 애초 PGA가 설립했지만 1968년 각종 대회와 대회에 출전하는 프로골퍼들을 위한 별개 조직으로 분리됐다. PGA와는 커미셔너도, 조직도, 본부가 위치한 곳도 다르다. 요즘에는 그런 일이 없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PGA투어 대회 기사를 쓰면서 PGA 로고를 가져다 쓰는 언론사도 상당수 있었다.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의 PGA는 ‘PGA투어’의 PGA가 아니라 ‘PGA of America’의 PGA다. 원래 이 대회는 LPGA챔피언십이었다. 메인 스폰서가 바뀔 때마다 대회명도 변경되긴 했지만 1955년부터 시작된 미국 여자 프로골프대회 중 US여자오픈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됐고, 5개 메이저대회 중 하나다. 우리에게는 맥도날드LPGA챔피언십으로 더 친숙하다. 98년 박세리가 LPGA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한 대회이기도 하다.



    LPGA투어가 스폰서를 받아 직접 대회를 주최하다 2014년부터 ‘PGA of America’와 공동 주최하면서 대회명이 위민스PGA챔피언십이 됐다. 맨 앞의 KPMG는 메인 스폰서 회사다. PGA는 그전까지만 해도 남자 프로골프 대회만 주최해왔다.

    흔히 투어 일정에 있는 대회는 모두 PGA투어나 LPGA투어가 주최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각 대회는 주인이 따로 있다. 특히 메이저대회는 주최하는 곳이 다 다르다. 그냥 투어 일정에만 들어 있을 뿐이다. 다들 알다시피 US오픈과 US여자오픈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최하고, 디오픈(브리티시오픈)과 브리티시여자오픈은 R&A(The Royal and Ancient Golf Club of St Andrews·영국왕립골프협회) 대회다. 마찬가지로 PGA챔피언십은 ‘PGA of America’에게 소유권이 있고, 마스터스는 개최지인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GC)이 주인이다.

    일반 투어도 투어 사무국이 직접 주최하는 대회가 있고, 아닌 대회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서 개최되는 ‘제네시스오픈’의 경우 메인 스폰서는 한국 기업 현대자동차지만 대회 주최는 타이거우즈재단이 맡는다.

    기본적으로 모든 대회는 소유권을 가진 단체나 기업이 따로 있고, 주인이 메인 스폰서를 붙여 대회명을 결정한다. 대회 소유권을 PGA투어나 LPGA투어가 갖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 메이저대회에는 스폰서 이름이 붙지 않고, 여자 메이저대회에는 빠짐없이 스폰서 이름이 붙는 것은 힘의 세기 때문이다. 남자 메이저대회의 경우 역사와 권위가 있고, 또 대회를 주관하는 곳이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어 굳이 대회 이름을 스폰서 회사에 팔 이유가 없다. 여자 메이저대회에 스폰서 이름이 붙는 것은 그 반대로 이해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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