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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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홍준표, 당권도 거머쥐나

‘대안 마땅찮다’ 한국당 일각에 부는 추대 바람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7-06-09 17: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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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는 오랫동안 ‘독고다이’를 자처해왔다. 정파와 계파 중심으로 네 편, 내 편으로 나뉜 정치권에서 그 자신의 독특한 캐릭터를 무기 삼아 스스로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5·9 대선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선 이후 그는 더는 ‘독고다이’라고 할 수 없다. 대선후보로서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그와 함께 정치적 운명을 함께할 동지도 하나 둘 생겼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의원 107명 가운데 이른바 ‘친홍(친홍준표)계’ 의원은 아직 미미하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의원 13명과 경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인 윤한홍 의원 등 십수 명 수준이다. 그러나 홍 전 지사가 당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그보다 훨씬 높고 크다는 게 당 안팎 인사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그가 지난 대선에서 얻은 24% 득표율에서 나오는 후광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1.1% 득표율을 기록해 홍 후보보다 17.1%p를 더 얻었다. 문 후보에 비하면 홍 후보 지지율은 형편없는 듯이 보인다. 하지만 대선 직전 마지막으로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문재인 38%, 안철수 20%, 홍준표 16%, 심상정 8%, 유승민 6%, 모름/무응답이 11%였다. 실제 대선 득표율은 문재인 41.1%, 홍준표 24%, 안철수 21.4%, 유승민 6.8%, 심상정 6.2%였다(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여론조사와 대선 득표율의 이 같은 차이는 보수 정당 분열로 마음 둘 곳을 정하지 못하던 ‘샤이 보수’가 선거 당일 홍 후보에게 결집했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며 대통령 탄핵 국면에 창당한 바른정당의 앞길이 험로가 될 것이란 예상은 이 같은 득표율에 기인한다. ‘샤이 보수’가 바른정당보다 아직 자유한국당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대선 패배 이후 자유한국당의 처지는 말이 아니다. 정당 지지율이 10%대 초반으로 떨어져 좀처럼 올라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존폐 기로까지 내몰린 자유한국당은 대선 패배 두 달여 만인 7월 3일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할 계획이다. 문제는 누구를 당 간판으로 세울 것이냐다.

    자유한국당에는 당 요직을 차지해온 ‘친박(친박근혜)계’ 수가 월등히 많다. 2014년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는 물론, 지난해 총선 때도 친박계가 공천을 주도한 탓이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친박계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대선 전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양분된 것은 단순히 새로운 정당 하나가 출현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형성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의 정치적 제휴는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져 내려오며 견고한 정치적 연합체 성격을 유지해왔다. 그 같은 지역연합은 보수 정당이 한국 정치의 상수로 여겨지는 주요 요소가 됐다. 진보 진영에서 선거 때마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볼멘소리를 한 것도

    3당 합당에 뿌리를 둔 영남의 지역연합을 좀처럼 뛰어넘기 힘들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계기로 보수와 영남권은 사실상 분열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김무성 의원 등 PK 출신 인사가 자유한국당과 결별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5·9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호남은 물론 PK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고른 득표로 당선한 배경에는 보수 분열에 따른 PK와 TK의 분리가 큰 몫을 했다. TK의 지원을 받지 못한 TK 대선후보 유승민의 존재감은 미미했고, TK의 높은 지지만으로는 PK 출신 홍준표 후보가 승리할 수 없었다.


    득표력 입증된 洪 외 대안 없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려 하는 이유는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흐트러진 당력을 결집해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2020년 총선에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2022년 대선을 통해 다시 집권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주변에서는 PK(경남 창녕) 출신으로 TK(대구)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홍 전 대선후보가 7·3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추대될 것으로 보는 이가 많다. 분열된 보수를 다시 하나로 결집하려면 PK와 TK를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홍준표 불가론도 만만치 않다. 수도권, 특히 서울 강남권 등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층이 많은 지역에서 홍 전 후보의 튀는 언행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하기 때문이다.

     한 친박계 인사는 “이번 대선 때 우리 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많은 서울 강남 등에서 득표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홍 전 지사의 독특한 퍼스낼리티와 관련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점잖은 보수층이 보기에 홍 전 지사의 언행이 너무 튄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경기 의정부에서 4선을 기록한 홍문종 의원과 경기 평택에서 5선을 한 원유철 의원 등이 7·3 전당대회에서 홍 전 지사에 맞설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두 의원 측은 “아직 고민 중”이라며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 날짜가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마땅한 대항마가 떠오르지 않자 자유한국당 일각에서는 ‘홍준표 추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PK 출신 한 인사는 “5·9 대선에서  당내 주요 지지 기반인 TK와 PK에서 홍 전 후보가 어느 정도 득표력을 입증했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가 홍준표 추대론으로 흐를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자유한국당이 7·3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따로, 최고위원 따로 선출하는 것도 홍준표 추대론에 힘이 실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대선 참패에도 집안싸움을 한다는 따가운 여론을 피하려면 될 사람을 모양새 좋게 밀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원외 인사는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지지층을 결집하려면 검증된 인물을 당 얼굴로 내세워야 한다”며 “전국선거에서 득표율을 입증한 이가 우리 당에 홍 전 후보 말고 누가 있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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