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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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지 않고 평범한 당신 이 세상의 주인공

로빈순의 '평범한 게 어때서'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입력2017-04-25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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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게 어때서
    로빈순 지음/ 동아일보사/ 248쪽/ 1만3800원

    “나는 여자다. 여자로 봐주는 사람이 점점 줄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나는 여자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소품과 액세서리를 좋아하고, 발레리나를 연상케 하는 플랫슈즈가 소중하다. 핑크색을 사랑하고 일부러 달고 다니진 않아도 리본도 무척 좋아한다. 그런 내 삶의 목표 중 하나는 사랑스러운 할머니로 아름답게 나이 먹는 것.”

    평범한 사람도 특별해지기를 원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특별함을 성취하려면 남들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게 노력하다 문득 ‘평범하게 사는 것이 역시 최고’임을 깨닫게 되는 날이 있다.

    40대 아줌마인 저자는 ‘평범함의 가치’를 친한 친구와 수다 떨듯 그림과 글을 통해 풀어놓는다. 계절이 바뀌면 여자는 옷장 앞에 서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해마다 옷을 꾸준히 사는 데도 막상 외출할 때면 입을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많은 옷이 다 어디 갔을까. 정말 미스터리다. 고민 끝에 사고 싶은 옷 목록을 일기장에 꾹꾹 적는다.

    보통 우리의 시선은 예쁘고 잘생긴 사람에게 머문다. 하지만 세상에는 평범하게 생긴 사람이 훨씬 많다. 저자가 미인이 아니라서 좋은 점을 꼽는 내용에서는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온다. 예쁜 여자에 비해 남자가 덜 꼬인다, 눈에 띄지 않으므로 자유롭다, 나를 좋아해주는 남자는 특별히 외모를 중시하지 않는 사람이다, 북유럽 스타일은 질리지 않아 더 오래 사랑받는다 등이 그것이다.



    젊었을 때는 ‘탄력’이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한다. 탄력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피부도 서서히 생기를 잃어간다. 특히 얼굴은 거짓말할 수 있지만, 목은 솔직하다. 목에 생기는 주름은 세월을 이기기 힘든 데다 웬만해서는 가릴 수도 없다. 이런 모습을 거울을 통해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다음과 같이 소원을 말한다.

    “손이 예쁘면 좋겠다. 머리가 찰랑거리면 좋겠다. 피부가 희고 깨끗하면 좋겠다. 잡티와 기미가 사라지면 좋겠다. 화장하지 않고 나가도 민폐가 안 되면 좋겠다.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송혜교처럼 생겨보고 싶다.” 부부는 대부분 지지고 볶으며 산다. 부부는 기본적으로 같은 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적군이었다 어느 순간 아군이 되기도 한다.

    이 집도 여느 부부처럼 별것 아닌 일로 다투고 며칠 동안 말을 안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잘 싸우지도 않는다. 싸울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싸우면 피곤하고 귀찮아서, 결말이 뻔해서다. 아들 쌍둥이를 키우고 있고 ‘Mrs. 로빈순 표류기’의 주인공으로 널리 알려진 저자는 맞벌이 주부로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간다.

    생활 속에서 우러나오는 특유의 입담과 재치, 스토리 라인, 간결하지만 감정선을 다 소화해내는 둥글둥글한 그림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 저자의 인터넷 블로그(blog.naver.com/marylee1434)를 방문하면 솔직 담백한 중년의 인생 수다를 실시간으로 엿볼 수 있다.




    2025 경제 권력의 대이동

    조용준 지음 / 한스미디어/ 492쪽/ 2만3000원
    10년 후 세계경제는 금리 및 인구 변화, 4차 산업혁명이 만드는, 현재와는 전혀 다른 부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는 “미국과 유럽의 인구가 줄고 아시아의 인구가 늘어나 인구 권력이 이동하고, 이로 인해 경제 권력의 대이동이 시작된다”고 예측한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하고 통일 시대에 대비한다면 이후 100년을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식물도시 에도의 탄생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조홍민 옮김/ 글항아리/ 256쪽/ 1만5000원
    식물을 주제로 일본 에도시대 역사를 조명한 책. 현재 도쿄인 에도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가 들어선 수도로 무사들이 세운 도시다. 습지가 많아 특유의 자연환경이 먹을거리와 취미활동까지 결정지을 만큼 식물들의 근거지였다. 당시 무사들은 힘을 키우는 한편, 꽃 가꾸기를 통해 마음까지 다스렸다. 근대 에도의 폭력과 미학을 다룬다.










    지혜와 운명

    모리스 메테르링크 지음/ 성귀수 옮김/ 아르테/ 208쪽/ 1만4000원
    우리에게 소설 ‘파랑새’로 잘 알려진 작가는 많은 산문을 남겼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에도 고독과 은둔을 지향하며 스스로 낮은 삶을 택했다. 죽을 때까지 자연 속에 살며 삶의 근원적 가치를 탐색했고, 삶과 죽음 등을 깊이 사색하며 생각의 단상들을 엮었다. 어떤 철학이나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우주의 진리를 탐구한다.










    기사의 편지

    에단 호크 지음/ 전미영 옮김/ 부키/ 208쪽/ 1만2000원
    1483년 겨울 영국 콘월 지방의 기사 토머스 레뮤얼 호크 경은 험난한 전투를 앞두고 있다. 자신이 살아오지 못할 것을 염려한 그는 출전하기 전날 밤, 사랑하는 네 자녀에게 삶의 교훈을 담은 편지를 쓴다. 겸손, 협력, 사랑, 믿음 등 할아버지로부터 배운 20가지 ‘기사의 규칙’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이 지녀야 할 가치들을 일깨운다.













    딴 생각

    홍석우 지음/ 휘즈북스/ 245쪽/ 1만5000원
    흔히 장관 출신 하면 권위주의적이고 경직돼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하지만 저자는 허식에 얽매이기 싫어하고, 소탈하다 못해 털털한 모습이다. 지식경제부 장관직에서 퇴임한 후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하는 저자는 성장기 실패를 통해 배운 교훈과 공직 체험기를 담담히 써내려간다. 삶의 지혜와 소통 등을 주제로 젊은 세대와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역사의 경고

    김영수 지음/ 위즈덤하우스/ 276쪽/ 1만6000원
    사기(史記) 전문가인 저자가 기존에 낸 자신의 책 3권을 묶어 중국의 ‘역대급’ 간신들이 벌인 천태만상을 고발했다. 권력에 빌붙어 나라를 망치는 간신은 어떤 조직에도, 어떤 나라에도 나타난다. 간신의 부정과 비리는 고스란히 백성과 나라에 피해로 돌아왔다. 간신들 이야기는 우리 안의 간신 현상을 들여다보는 데 반면교사로 삼기에 충분하다.











    파편화한 전쟁

    헤어프리트 뮌클러 지음/ 장춘익·탁선미 옮김/ 곰출판/476쪽/ 2만2000원
    인류는 과연 전쟁에서 자유로워졌을까. 최근 이슬람국가(IS)의 전방위적 테러는 기존 전쟁 개념으로는 파악할 수 없다. 마치 파편처럼 불규칙적이고 소규모인 형태는 예측이 어려워 세계는 당혹해하고 있다. 이 전쟁이 언제 시작되고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21세기 전쟁폭력 양상이 서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등 전쟁폭력에 가능한 현실적 대응 방식을 탐색한다.










    제7의 감각, 초연결지능

    조슈아 쿠퍼 라모 지음/ 정주연 옮김/ 미래의창/ 416쪽/ 1만8000원
    제7의 감각은 어떤 사물이 연결에 의해 바뀌는 방식을 알아채는 능력이다. 오늘날 연결돼 있지 않은 것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무엇이든 연결돼 있을 때만 완전하거나 유용하다. ‘연결이 사물의 본질을 바꾼다’는 말은 ‘연결이 곧 권력’이라는 뜻이다. 과거에 믿음직하던 것들이 쓸모가 없어지면서 ‘제7의 감각’이 생존 문제와 직결됨을 이야기한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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