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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예상 성적표는?

금 8개 등 20개 메달로 종합 4위 노려…썰매 종목서 선전 기대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17-02-17 16: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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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최대 눈과 얼음의 축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평창대회)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평창대회는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패럴림픽은 3월 9일부터 18일까지 강원 평창, 강릉, 정선 일원에서 펼쳐진다.

    평창은 ‘삼수’ 끝에 어렵게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1차 투표 때 최다득표를 하고도 결선투표에서 미끄러지며 2010년 유치에 실패했고, 2007년 과테말라에서 열린 2014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에서도 1차 투표에서 최다득표를 하고도 결선투표에서 좌절을 맛봤다. 평창은 2011년 7월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95표 중 63표를 얻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2018년 겨울축제 개최권을 따냈다.



    ‘하드웨어’ 준비는 끝났다, 목표는 최고 성적

    ‘더반의 기적’ 이후 5년 6개월여 동안 평창은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위해 줄기차게 달려왔다. 그러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잡음도 있었고, 불미스러운 일도 벌어졌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평창대회의 시설 준비 상황을 짚어보고, 역대 최고 성적을 노리는 한국 선수단의 메달 유망주들을 살펴봤다.

    평창대회를 유치하면서 대한민국은 19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02 한일월드컵,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세계 4대 국제 이벤트를 모두 개최하는 5번째 국가(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한국)가 됐다. 이번 평창대회에는 95개국, 6500여 명의 선수·임원단이 참가할 예정이다. 88개국이 참가한 2014 소치올림픽을 넘어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대 규모다. 또 이번 올림픽은 금메달 수가 100개를 넘는 첫 대회로, 소치대회 때보다 4개가 늘어난 총 102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평창대회에서는 15개 종목 경기를 12개 경기장에서 치른다. 6개 경기장은 새롭게 건설 중이고, 나머지 6개는 기존 시설을 개량해 활용할 예정이다. 피겨스케이팅(피겨)과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쇼트트랙) 경기가 열릴 강릉아이스아레나는 신설 경기장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14일 완공됐다. 관동하키센터도 공사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는 등 신설 경기장의 평균 공정률은 2월 3일 현재 96.4%에 이른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 관계자는 “하드웨어 준비는 사실상 끝났다. 이제부터는 완벽한 대회 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 준비에 만전을 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그동안 17차례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 26개, 은메달 17개, 동메달 10개 등 총 53개 메달을 획득했다. 쇼트트랙에서만 메달 42개를 쓸어 담았고 스피드스케이팅에서 9개, 피겨에서 2개를 땄다. 모두 빙상 종목이며 썰매와 설상 종목에선 단 1개의 메달도 없었다. 이전까지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따낸 2010 밴쿠버대회에서 종합 5위였다.

    한국은 내년 평창대회에서 역대 최고인 4위를 목표로 한다.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 등 총 20개 이상 메달을 획득해 개최국으로서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다. 금메달 8개가 걸린 쇼트트랙에서 4~5개,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3개를 노린다.



    설상 종목에서 메달 획득 목표

    그동안 ‘메달밭’ 노릇을 한 빙상 종목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자 쇼트트랙은 세계 최강으로 꼽힌다. 심석희(한국체대), 최민정(서현고) 등 세계 최강 투톱이 버티는 여자 국가대표팀은 현재 기량만 유지한다면 500, 1000, 1500m와 3000m 계주까지 싹쓸이할 수 있다. 남자 쇼트트랙에서는 최고참 이정수(고양시청)가 중·장거리 종목에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스피드스케이팅의 선두주자는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단일 종목 3연패를 노리는 이상화(스포츠토토빙상단)다. 이상화는 2010 밴쿠버대회와 2014 소치대회에서 잇달아 여자 500m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2016~2017시즌에 부진한 모습을 보여 불안감을 줬지만 경쟁자로 꼽히는 고다이라 나오(일본), 위징(중국)보다 객관적인 실력과 경험 면에서 한발 앞서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종목은 매스스타트다. 선수 3명 이상이 동시에 출발해 레인 구분 없이 순위를 가리는 매스스타트는 평창대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됐다. 쇼트트랙을 했던 이승훈(대한항공)과 김보름(강원도청)이 올 시즌 남녀 매스스타트 부문에서 세계랭킹 1위를 달리며 희망을 키우고 있다.

    한국이 종합 4위에 오르려면 그동안 1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던 썰매와 설상 종목에서 최소 1개 이상 금메달을 보태야 한다. 단연 주목받는 건 썰매 종목. 기대주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스켈레톤의 윤성빈(한국체대)이다. 신림고 3학년이던 2012년 스켈레톤을 시작한 윤성빈은 2014 소치대회에서 16위에 오른 뒤 2015~2016시즌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월드컵 7차 대회에서 당시 세계 1위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 열린 올 시즌 첫 월드컵에서도 정상에 서며 ‘스켈레톤의 황제’로 불리는 두쿠르스의 아성을 깰 강력한 도전자로 떠올랐다. 트랙 경험이 경기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스켈레톤의 특성상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금메달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봅슬레이 2인승의 원윤종(강원도청)-서영우(경기BS연맹) 역시 금메달 가시권에 있다. 지난 시즌 월드컵을 세계랭킹 1위로 마친 이들은 1월 월드컵 6차 대회에서 2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밀리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조종수 원윤종이 슬럼프에서 벗어난다면 충분히 금메달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번 평창대회를 앞두고 취약 종목인 루지 등 썰매 종목과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등 설상 종목에 귀화선수를 적극 받아들였다. 현재 특별귀화를 통해 평창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는 ‘푸른 눈’의 태극전사는 대략 15명 선. 이는 전체 선수단(130여 명)의 10%를 넘는 수치다.

    지난해 3월 특별귀화를 통해 바이애슬론 태극마크를 단 러시아 출신 안나 프롤리나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0 밴쿠버대회 때 여자 스프린트에서 4위를 차지했다. 올해 서른세 살인 그는 출산 등으로 러시아 대표팀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태극마크로 풀었고, 귀화 후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스프린트 종목에서 은메달, 추발 종목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낸 프롤리나는 평창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메달에 도전한다.

    독일 출신인 아일렌 프리슈도 여자 루지에서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2012 주니어세계선수권·주니어유럽선수권에서 여자 싱글과 팀 릴레이를 휩쓸었던 그는 루지 최강국인 독일에서 성인 대표팀 선발에 탈락하자 2015년 은퇴한 뒤 다시 현역에 복귀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아직 세계 정상권과는 거리가 있지만 루지 역시 경기장 적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평창 트랙에서 수없이 반복 훈련을 한다면 충분히 홈 이점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스키 크로스컨트리의 김 마그너스도 귀화 후 평창대회 메달을 노크하고 있다.



    ‘최순실 사태’ 직격탄, 국민적 열기 확대 필요

    2011년 ‘더반의 기적’을 이룰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소는 국민의 전폭적 지지였다. IOC가 실시한 후보 도시 지지도 조사에서 평창은 93%를 기록해 경쟁 도시인 독일 뮌헨(61%)과 프랑스 안시(51%)를 크게 따돌렸다. 2006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이후 역대 2번째로 1차 투표에서 개최지로 결정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하지만 2018 평창대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차갑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평창대회의 관심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림픽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48%에 불과했다. ‘관심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가 49%로 오히려 더 많았다.

    이는 평창대회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으로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생겼고, 이미지마저 크게 실추됐다. 대표적인 사건이 조양호 전 조직위원장의 석연치 않은 교체였다. 지난해 5월 당시에는 자진 사퇴로 포장됐지만, 조 전 위원장이 최순실 측의 각종 요구를 수차례 거부해 사실상 경질됐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회 개막을 2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위원장 교체는 대회 성공을 위한 전체적인 로드맵이 흔들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구나 최순실 사태가 세상에 알려진 뒤 각종 스폰서 협상이 난항에 부딪히는 등 올림픽 준비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회 운영 재정 확보도 여의치 않다. 공공기관의 참여가 전무하고, 후원 의사를 밝혔던 일부 기업도 ‘최순실 후유증’으로 머뭇거리며 눈치만 보고 있다. 평창대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되살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면 지금부터라도 국민의 뜨거운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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