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78

2019.03.01

2019 대한민국 발효문화대전

전국 명품 발효음식 한자리에 !

4월 5~7일 여의도서… 순창 전통장 · 영동 메주 · 순천 발효식초 선보여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입력2019-03-04 11: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19 대한민국 발효문화대전 홈페이지]

    [2019 대한민국 발효문화대전 홈페이지]

    나이 앞자리 숫자가 바뀔 때면 몸이 확 꺾이는 걸 체감한다. 몇 해 전까지 거뜬하던 출근길 발걸음도 날이 갈수록 천근만근이다. 지금 먹는 음식이 10년 후 건강을 결정짓는다는 말을 무시한 탓일까. 젊을 때 혀를 즐겁게 하는 자극적인 음식만 찾은 결과가 쓰디쓰다. 지금이라도 10년 후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약이 되는 음식을 찾게 된다.

    지역별 발효식품 수십여 종 선보여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한강 둔치에서 열린 ‘제2회 파이팅 코리아 내고향 페스티벌’. [박해윤 기자]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한강 둔치에서 열린 ‘제2회 파이팅 코리아 내고향 페스티벌’. [박해윤 기자]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 중에는 발효음식을 끼고 사는 이가 적잖다. 발효란 젖산균이나 효모 같은 미생물이 효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몸에 유용한 물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말한다. 대표적인 발효식품으로 김치, 장류, 식초, 식혜, 젓갈, 전통주, 치즈, 버터, 요구르트 등이 있다. 이런 발효식품은 소화가 잘되고, 건강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전통식품 대다수가 발효식품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식품의 대량생산을 위해 발효 과정을 단축하는 기술이 도입된 까닭에 시판 제품 가운데 질 좋은 발효식품을 찾기는 어려워졌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지역의 전통 제조 방법을 고수하며 명맥을 이어오는 발효식품이 적잖다. 이런 지역별 대표 발효식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박람회 ‘2019 대한민국 발효문화대전’이 4월 5일부터 사흘간 서울 여의도 한강 둔치 특별 전시장(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고유의 발효음식 가운데 첫손으로 꼽히는 것은 김치다. 보통 김장철 절인 배추에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을 넣어 버무린 뒤 장독에 보관해 발효 과정을 거친다. 배추김치 이외에도 재료에 따라 갓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오이김치 등 김치 종류는 다양하다. 전남 순천시에서는 쌉싸래한 고들빼기로 김장을 하는데 예로부터 맛·향이 인삼과 비슷하다고 해 ‘인삼김치’로도 불렸다. ‘순천고들빼기 영농조합법인’은 이를 상품화해 호평받고 있다. 이번 발효문화대전에서는 고들빼기김치 외에도 고들빼기피클, 고들빼기환 같은 특이하면서 맛과 영양도 풍부한 발효식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치와 함께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발효식품은 된장이다. 된장은 삶은 콩으로 만들어 띄운 메주에 소금물을 붓고 익힌 뒤 간장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에 소금을 넣어 만든다. 콩은 단백질이 풍부한데, 된장으로 발효되는 과정에서 항암효과가 탁월한 이소플라본과 암세포 성장 억제에 기능하는 리놀렌산 같은 유익한 물질이 생성돼 건강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이번 발효문화대전에서는 지역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만들어온 된장과 각종 장류를 만나볼 수 있다. 순천시 ‘황가네 장서방 전통장’은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 등 전통 장류와 함께 쌀조청, 생강청, 매실피클 같은 입맛 돋우는 제품을 선보인다. 전북 순창군 ‘이조전통식품’ 역시 된장, 고추장, 간장 등 각종 장류와 제철 나물로 만든 장아찌류를 내놓을 예정이다. 충북 영동군 ‘사계절 메주’는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알갱이메주와 영동메주 제품을 전시하고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 장류뿐 아니라 메줏가루, 청국장가루, 보리쌀가루 같은 분말 형태의 전통식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입맛 돋우는 특별한 지역 식품 총망라

    발효식품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발효식초다. 시판되는 식초는 대량생산에 최적화된 양조식초로 발효 과정이 짧다. 이에 반해 전통방식으로 누룩을 빚어 술을 만들고, 그것이 다시 발효 과정을 거쳐야 빛을 보게 되는 발효식초는 맛과 향의 깊이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 발효식초의 명맥이 끊겼으나 해방 이후 다시금 발효식초의 가치를 드높이고자 지역별로 노력을 기울인 끝에 발효식초 명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 발효문화대전에도 전통 발효식초 제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제주 제주시 ‘초하루’는 제주산 감귤로 빚은 감귤 발효식초를, 전남 순천시 ‘초향’은 소나무 순을 따서 만든 송순 발효식초를 전시하고 시음도 진행할 계획이다. 

    발효식품 외에도 특별한 지역 식품도 만날 수 있다. 순천시 ‘순천만함초’는 짠맛을 내는 나물인 함초를 원료로 함초환, 함초분말, 함초발효액, 함초노니진액, 함초소금, 함초과자 같은 식품을 선보인다. 함초는 장 기능 개선과 혈액순환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북 무주군 ‘무주덕유산반딧골 영농조합’은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약재 천마를 발효시켜 진액으로 만든 발효천마진액, 발효천마진액 골드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경기 연천군 ‘오고농원’은 면역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오미자로 만든 오미자청, 오미자원액 같은 식품을 선보인다. 

    특히 지역을 알리고자 관공서와 토종 기업이 함께 손잡고 대거 참가하기로 해 눈길을 끄는 곳도 있다. 순천시는 올해 ‘2019 순천 방문의 해’를 맞아 연초부터 다양한 지역 행사를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순천을 알리는 동시에 특산물과 지역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수십여 업체가 이번 발효문화대전에 참가한다. 앞서 거론된 기업 외에도 연근차, 연잎차, 연근분말 같은 식품을 생산하는 ‘순천만연농원’, 순천만보리떡과 순천만보리약 등 간식류를 판매하는 ‘주식회사 몽실이’, 버섯튀김과 꼬막튀김으로 이름을 알린 ‘농가어가’, 각종 매실 가공제품을 생산하는 ‘순천엔매실’, 솔잎진액 같은 특별한 제품을 판매하는 ‘참솔영농조합’과 더불어 순천시청도 함께할 예정이다. 

    2019 대한민국 발효문화대전은 ‘제3회 파이팅 코리아 내고향 페스티벌’의 또 다른 이름이다. 즉 2017년과 2018년 지역 관광과 축제를 알리는 목적으로 개최된 제1·2회 파이팅 코리아 내고향 페스티벌에서 한 단계 나아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식품기업과 생산 제품을 알리고 지원·판매하는 자리로 격상된 것이다. 특히 이번 발효문화대전은 150만 인파가 몰리는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축제 한복판에서 열려 최대 10만 명의 참관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 대한민국 발효문화대전은 농림축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협, 광역자치단체 등이 후원할 예정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