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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한국은 탈원전, 중국은 원전굴기(崛起)

국영기업 합병해 원전 수출 박차… 2030년까지 170조 원 수주 목표

한국은 탈원전, 중국은 원전굴기(崛起)

중국 저장성 하이옌현 친산(秦山)은 원자력발전소(원전)가 집중적으로 건설된 곳이다. 이곳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9기이며 총 발전용량은 654만 6000kW이다. 중국 최초 원전인 친산 1호기(108만 9000kW)가 가동을 시작한 것은 1991년 12월 15일. 중국은 64년 핵폭탄을 개발하면서 5대 강국이 됐지만 원전 건설은 다른 핵보유국들보다 상당히 늦었다. 중국은 현재 원전 38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20기를 건설 중이다. 중국 원전 수는 미국(99기), 프랑스(58기), 일본(42기)에 이어 세계 4위다. 발전용량으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5500만 kW로 세계 4위다.


2030년 110기 운영해 세계 1위 목표

중국 최초 원전인 친산 1호기. [CNNC]

중국 최초 원전인 친산 1호기. [CNNC]

중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원전을 늘리는 국가로 꼽힌다. 중국이 건설 중인 원전들은 전 세계 신규 원전의 40%를 차지해 세계 1위다. 특히 제13차 5개년 규획(2016~2020)을 보면 2020년까지 중국은 원전 발전용량을 8800만 kW로 늘릴 계획이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원전 수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원전대국이 될 것이 분명하다. 중국 정부의 목표는 2030년까지 원전 110기를 운영해 세계 1위가 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원전굴기(崛起)’를 더욱 가속화하고자 국영 원전기업들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조만간 초대형 원전기업을 출범할 예정이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2월 1일 자로 자국 내 최대 원전개발 및 운영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와 원전 건설업체인 중국핵공업건설집단(CNECC)의 합병을 승인했다. 이번 합병으로 CNECC는 CNNC의 자회사로 들어간다. 양사 합병으로 CNNC의 자산은 6200억 위안(약 107조 3800억 원), 직원은 15만 명으로 늘어난다. 거대 공룡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중국 정부는 이번 합병으로 원전 개발과 건설, 운영을 수직 통합해 비용 절감은 물론, 경영 효율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CNNC와 CNECC를 합병한 의도는 원전 수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글로벌 원전시장은 그동안 미국, 프랑스, 캐나다 기업이 주도했고 이후 러시아, 일본, 한국 기업이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중국은 가장 후발주자다. 한국이 2009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을 수주했을 때만 해도 중국 언론들은 ‘한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자국 원전기업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 원전기업들은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5년 4월 파키스탄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아르헨티나 원전 건설사업도 따냈다. 또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반대로 한때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016년 9월 영국 남부 힝클리 포인트 원전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도 성공했다. 

중국 원전기업들이 잘 나가는 이유는 활발한 원전 세일즈 외교와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 덕분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외국 순방 때마다 자국 원전을 수출하고자 발 벗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또한 원전을 건설하려는 국가들에 대규모 자금을 차관으로 제공해왔다. 실제로 파키스탄에 원전을 수출하면서 당시 건설비 95억 달러의 82%를 장기 저리로 융자해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게다가 중국 원전기업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데다 건설비도 저렴한 편으로, 2030년까지 원전 수주 1조 위안(약 173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각국에 고속철도를 수출하는 ‘고속철굴기’에 이어 ‘원전굴기’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CNNC는 그동안 중국 원전 수출 확대 정책의 첨병 구실을 담당해왔다. 이 회사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아시아와 유럽의 65개국을 연결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발맞춰 중국 남부 푸젠성을 기점으로 중국~서남아시아~유럽을 잇는 ‘중국 원전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CNNC는 최소 20여 개국에 원전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정부는 CNNC의 원전 수출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 분명하다. 

중국 정부가 원전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환경오염 개선과 늘어나는 전력 수요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국 1위’라는 오명을 씻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의 화력발전 비중은 75%에 달하고 수력 16%, 원전 4% 순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CO2)를 대량 배출하는 화력발전의 비중을 낮추려면 원전을 더 많이 건설하는 방법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도 대대적으로 투자해왔지만 전력 생산량이 대폭 늘지는 않고 있다. 리관싱 중국 원자력협회 이사장은 “원자력은 깨끗하고 안전하며 고효율을 가진 에너지이자,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계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중요한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일대일로 따라 ‘원전벨트’ 만든다

중국이 파키스탄에 건설한 차스마 원전. [차스마 원전 웹사이트]

중국이 파키스탄에 건설한 차스마 원전. [차스마 원전 웹사이트]

중국이 광시좡족자치구 팡청강에서 원전을 건설할 때 모습. 중국이 내륙지역에는 처음 건설할 후난성 타오화장 원전의 조감도.(왼쪽부터) [CNNC, 사진 제공 · 차이나 데일리]

중국이 광시좡족자치구 팡청강에서 원전을 건설할 때 모습. 중국이 내륙지역에는 처음 건설할 후난성 타오화장 원전의 조감도.(왼쪽부터) [CNNC, 사진 제공 · 차이나 데일리]

중국은 국민 소득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소득이 늘어나면 가정용품을 비롯해 전기로 작동되는 각종 제품을 많이 사용하게 마련이다. 중국은 또 전기오토바이와 전기자동차의 생산 및 보유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오토바이와 전기자동차 보유량은 2016년 12월 기준으로 2억 8000만 대에 달한다. 중국 전력 수요는 2040년까지 9000TW(테라와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5000TW 미만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2040년 냉방 전력 수요가 현재 일본의 전체 전력 수요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원전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원전 1기는 15만 개 넘는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또 원전 수출은 1000억 위안(약 17조 원)의 수익효과도 거둘 수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원전산업을 국가의 주요 국책사업으로 지정하고 원전기업들에 파격적인 지원을 해왔다. 중국 원전기업들은 각 대학에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자체적으로 원전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즉 2012년 개량형 경수로 ACP1000 원전, 2015년 제3세대 원전 화룽(華龍) 1호를 각각 개발함으로써 원전굴기의 기반을 다졌다. CNNC는 중국선박공업, 상하이전기 등 4개 국영기업과 함께 ‘중국해양핵동력발전’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해상 부유식 원전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대 북부 보하이(渤海)만과 남중국해 등에 해상 원전 20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은 또 핵폐기물이 적게 나오는 토륨 원자로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이처럼 원전굴기에 박차를 가하는데 중국보다 원전산업에서 앞섰던 한국은 탈원전의 페달을 밟고 있다. 

#중국원전 #일대일로 #원전수출




주간동아 2018.02.14 1126호 (p80~81)

  •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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