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21

2018.01.10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나 떨고 있니?’ 개·폐회식 춥지 않게 보려면

지붕 없고 바람 센 곳 … 여러 벌의 얇은 옷, 핫팩, 담요 준비해야

  • 입력2018-01-09 13: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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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동계올림픽 개 · 폐회식이 열릴 올림픽플라자는 24만㎡ 대지에 지하 1층, 지상 7층의 철골 및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총면적 5만8790㎡에 3만5000석의 가변석을 갖췄다. 올림픽 최초 행사 전용 개 · 폐회식장으로, 대회가 끝나면 일부 시설을 철거한 후 용도를 변경해 사용할 예정이다.

    올림픽이 열릴 때면 개·폐회식 무대는 언제나 화제다. 개최지만의 특성과 스포츠 정신, 화합의 메시지 등을 담은 공연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성화봉송 의식이 두고두고 회자되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도 2월 9일 개회식에 맞춰 감동적인 무대를 연출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그런데 개회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플라자)가 추위 논란에 휩싸였다. 

    플라자는 지난해 9월 30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수하리에 총면적 5만8790㎡, 수용 인원 3만5000명,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완공됐다. 건설 기간은 1년 10개월이 걸렸고, 사업비는 1200억 원이 들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오각형 모양으로,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문화·환경·평화·경제·ICT(정보통신기술) 올림픽의 실현을 상징한다. 중앙에는 원형 무대가, 7층짜리 본관동 옆에는 성화대가 설치됐다. 플라자는 역사상 최초의 행사 전용시설로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과 패럴림픽 개·폐회식 등 총 4번의 행사를 치르면 3만5000개 좌석과 가설 건축물이 모두 철거된다. 이후에는 올림픽기념관과 문화·스포츠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1200억 원 들인 식장에 지붕이 없다?

    지난해 11월 4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동계올림픽 개 · 폐회식장인 올림픽플라자에서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2017 드림콘서트 인 평창’ 행사가 열렸다. [뉴시스]

    지난해 11월 4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동계올림픽 개 · 폐회식장인 올림픽플라자에서 올림픽 성공 개최를 기원하는 ‘2017 드림콘서트 인 평창’ 행사가 열렸다. [뉴시스]

    플라자에는 지붕이 없다. 당시 건립을 주도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조직위원회, 정부 등 관계자들은 고심 끝에 지붕 설치 계획을 철회했고, 지금의 형태가 완성됐다. 올림픽 기간에만 쓰고 철거될 건물에 예산을 많이 들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었다. 

    플라자는 사방이 시원하게 뚫려 마치 야구장 같다. 하지만 이 때문에 관중은 외기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해발 800m인 이곳은 대관령에서도 바람이 많이 불어 황태 덕장이 있던 장소다. 특히 겨울철에는 칼바람이 유달리 센 곳이다. 강릉이 고향인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평창은 강원도에서도 상당히 추운 지역이고, 대관령은 더하다. 여름철에도 대관령은 딴 세상처럼 서늘하다. 오죽하면 강원도민이 여름철 피서지로 대관령 휴게소를 꼽겠나. 게다가 풍력발전소가 운영될 정도면 바람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올림픽 개회식은 오후 8시 시작된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해 11월 현실화됐다. 11월 4일 ‘2017 드림콘서트 인 평창’이 열렸는데 관객 가운데 6명이 저체온증을 앓아 구급차가 출동했다. 당시 기온은 영상 3도 안팎이었는데 현장에 있던 이들에 따르면 체감온도는 영하권이었다고. 관객뿐 아니라 민소매와 핫팬츠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일부 가수와 진행자가 한껏 몸을 웅크리고 입을 덜덜 떠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콘서트가 끝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후기에 따르면 ‘대피소로 만들어놓은 곳도 부족해 화장실에 들어가 몸을 녹여야 했다’ ‘만약 이곳을 찾으려는 이들이 있다면 도시락 싸 들고 다니며 말릴 것’ 등 비판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해외에서는 대부분 실내 스타디움에서 개회식이 진행됐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은 돔에서, 2014 소치동계올림픽은 지붕 사이를 대형 가림막으로 덮은 돔 형태의 경기장에서 개·폐회식이 열렸다. 그러나 지붕이 없는 식장도 있었다. 1994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 스타디움에 지붕이 설치되지 않았다. 당시 개회식은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추운 개회식으로 기록됐다. 이 때문에 플라자가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개회식 추위 기록을 깰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외 언론도 걱정을 내비쳤다. 영국 ‘로이터’는 지난해 12월 7일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는 러시아 선수단 출전 금지, 저조한 티켓 판매, 남북관계 긴장 상황 등의 문제보다 강추위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평창 개회식은 지난 30년간 열린 동계올림픽 개회식 가운데 가장 추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타임’도 지난해 12월 25일 온라인에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을 소개하는 기사를 올리며 ‘평창의 2월 평균 기온은 영상 1~2도이지만 체감온도는 영하 8도에 이르기 때문에 상당한 추위가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당초 평창 개회식은 스키점프대가 있는 알펜시아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장을 방문한 국제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이 국내외 선수단과 관중, 진행요원과 국내외 언론 등 5만 명에 이르는 인원을 한꺼번에 수용하기에 시설이 협소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그 대신 조직위원회는 강릉종합운동장을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동계올림픽 유치에 상당 기간 공을 들인 평창 주민들이 반대해 무산됐다. 결국,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용으로 쓰이고 버려질 플라자를 건설하게 된 것이다. 

    조직위원회는 당초 지붕의 필요성을 인지했지만, 사후 철거를 전제로 지어지는 임시 시설물에 예산을 투자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대 의견이 상당했다. 당시 올림픽 시설 건립에 참여했던 문체부 관계자 A씨는 “해당 지역은 폭설이 내리면 1m씩 쌓이는 곳으로 지붕을 올리려면 눈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지어야 한다. 건축공학 전문가들에게 의뢰하자 그 정도 하중을 견디려면 적어도 600억 원을 들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100억~200억 원에 지붕을 씌울 수 있다고 하는데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이에 조직위원회, 문체부, 국무총리실, 청와대 등 관계자들이 모두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 문제에 해답을 내준 사람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창동계올림픽 조정위원장이었다. 2014년 12월 조양호 당시 조직위원장은 모나코에서 열린 IOC 총회에 참석해 구닐라 린드베리 위원장과 회의를 했다. 우리 측이 “며칠 쓰고 철거할 건물인데 지붕을 씌우려면 최소 600억 원이 들어 걱정”이라고 하자, 린드베리 위원장은 잠시도 고민하지 않고 “겨울은 원래 추우니 걱정 마라. 야외에서 개회식을 치른 나라도 많다”고 답했다. 

    A씨는 “린드베리 위원장의 말을 윗선에 보고했고, 지붕 없이 개·폐회식장을 짓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만약 개회식에 문제가 생기면 당시 결정에 대한 감사가 이뤄지거나 국민의 비난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판단을 후회하지 않는다. 또 개최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지붕을 올릴 수도 없다. 오히려 대비를 철저히 하면 지붕 없는 식장에서 훌륭하게 개회식을 치른 모범 사례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붕 포기한 덕에 600억 원 절감!

    가을철인데도 체감온도가 영하권을 기록할 정도로 추웠던 탓에 얇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가수와 진행자들이 추위에 떠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뉴스1]

    가을철인데도 체감온도가 영하권을 기록할 정도로 추웠던 탓에 얇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가수와 진행자들이 추위에 떠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뉴스1]

    현시점에서 플라자에 지붕을 덮기란 시간과 예산 측면에서 모두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장소를 옮기기도 마땅치 않다. 주최 측은 개회식 당일 폭설로 장소 변경이 불가피할 경우 빙상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 아레나로 식장을 변경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나 성화대가 플라자에 마련돼 있고 무대 연출도 그에 맞게 구상했기 때문에 갑자기 아이스 아레나로 장소를 옮길 경우 공연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아이스 아레나에 깔린 빙판 위에 무대를 설치해야 하는 어려움도 생긴다. 

    이에 조직위원회는 천재지변이 없는 한 기존 계획대로 개회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 대신 추위를 극복할 대책 마련에 나섰다. 1월 3일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개회식 추위를 걱정하는 분이 많은 것 같다. 핫팩 같은 방한용품 지급 방안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바람막이 공사를 진행 중이고 곳곳에 난방기를 설치하는 등 시설을 보완할 방책도 만들고 있다. 2월 4일이 입춘이라 9일 개회식 추위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방안 마련으로 개회식 강추위 극복

    현재 조직위원회는 매서운 강풍을 막고자 플라자 1층과 2층 사이 외벽에 높이 3.5m, 길이 350m의 아크릴 소재 방풍막을 설치 중이다. 경기장 하단부가 뚫려 있었는데 이 방풍막이 강하게 부는 바람을 다소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관중석 곳곳에 난방기 40대를 설치해 추위를 누그러뜨린다는 계획이다. 개회식 당일에는 관객 전원에게 우의, 핫팩, 무릎담요, 방석, 모자 등 방한용품 5종 세트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회식에 참석하는 관객 스스로 추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승현 조직위원회 보도지원부 대리는 “방풍막, 난방기 외에도 다른 방법을 구상 중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부족할 수 있다. 사실 개회식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체감온도가 낮다. 따라서 두꺼운 파카나 외투를 입는 것은 물론, 얇은 옷을 최대한 여러 겹 껴입고 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직위원회는 강추위 대비 옷차림을 철저히 홍보할 계획이다.

    개회식 가세요?
    방한복 · 방한용품 꼭 챙기세요!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원회)는 올림픽이 개최되는 2월 9~25일 강원도 평창을 찾는 이들에게 추위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2월 9일 오후 8시 개회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를 찾을 계획이라면 2시간 동안 야외에 앉아서 공연을 감상할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얇은 내복을 여러 벌 껴입는 것은 기본이고, 올겨울 대유행한 롱패딩을 입으면 종아리까지 몸을 감쌀 수 있어 방한용으로 좋다. 하지만 눈이 내릴 것에 대비해 방수가 되는 스키복 재질의 방한복을 준비한다면 더욱 좋다. 

    각종 방한용품과 몸을 따뜻하게 해줄 음료를 챙기는 것도 필수다. 조직위원회는 개회식 당일 우의, 핫팩, 무릎담요, 방석, 모자 등 방한용품 5종 세트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발바닥 등에 덧댈 핫팩과 상체 혹은 하체에 추가로 덮을 담요를 하나 더 챙기는 것이 좋다. 또한, 뒷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눈과 바람을 막아줄 투명한 재질의 우산도 필요하다. 

    겨울철 방한복과 두꺼운 점퍼류는 11~12월 집중적으로 판매하며, 1~2월 세일에 들어가는 브랜드가 많다. 이 기간에는 신상품을 들이는 백화점보다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아웃렛을 공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서울 시내 아웃렛으로는 서울지하철 1호선 서울역과 연결된 롯데아울렛과 서울지하철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의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서울지하철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의 현대아울렛 가산점 등이 있다. 경기 북부지역에는 신세계 파주프리미엄아울렛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 롯데아울렛 고양점 등이, 경기 남부지역에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광명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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