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9

2017.12.27

정치

안희정 3연임 불출마! 박원순 서울시장은요?

2018년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 일정에 따른 복잡한 출마 셈법

  • 입력2017-12-26 16: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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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2월 18일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왼쪽)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월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청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뉴스1]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2월 18일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왼쪽)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월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청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뉴스1]

    “2022년에 치를 차기 대선에 출마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까.”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하면 임기를 끝까지 채울 것입니까.” 

    2018년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에 나설 차기 대선 주자들은 당내 경선에서는 물론, 본선에서도 이 같은 질문 세례를 받을 공산이 크다. 자치단체장 임기 종료 전 차기 대선을 치르게 된다는 점에서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하는 자치단체장의 임기는 2018년 7월 1일부터 2022년 6월 30일까지다. 다시 말해 제7회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한 자치단체장은 차기 대선 이후까지 임기가 계속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과 그에 따른 조기 대선이 있었던 여파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2022년 5월 9일까지다. 그렇다면 차기 대선은 언제 치르게 될까. 헌법 제68조 1항은 ‘대통령의 임기가 만료되는 때에는 임기만료 70일 내지 40일 전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5월 9일 임기만료일로부터 70일 전은 3월 1일이고 통상 선거일이 수요일이라는 점에서 3월 2일에 대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선거일 전후로 휴일이 끼어 있으면 그다음 주 수요일로 선거일을 순연하는 것이 보통이다. 선거일이 연휴가 되면 투표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조치다. 따라서 차기 대선일은 2022년 3월 9일이 될 개연성이 높다. 개헌 없이 현행 헌법과 선거법에 따른다는 전제하에서다. 



    차기 대선일을 2022년 3월 9일로 가정한다면 공식 선거운동 기간 23일 이전에는 대통령 후보등록을 해야 하고, 그에 앞서 각 정당에서는 대선후보 경선을 실시한다. 다시 말해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자치단체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면 임기 종료 최소 6개월 이전에 해당 직위에서 물러나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단체장이 총선 또는 대선에 나서려면 선거일 90일 전에 사퇴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곧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자치단체장이 2022년 대선에 나서려면 임기 중 사퇴를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만약 대통령 탄핵이라는 상황이 없었다면 자치단체장들은 2022년 6월 30일까지 임기를 모두 마치고 당내 경선에 뛰어들어 그해 12월에 치를 대선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2018년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도 이 같은 차기 대선 일정을 감안한 듯하다. 안 지사는 12월 18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송년 기자회견을 갖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직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안 지사는 “현재로서는 (지방선거와 같이 치르는) 보궐 국회의원 선거 출마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현재는’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보궐선거도 포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지방선거 불출마 = 차기 대선 출마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해 안 지사는 “나는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정치인이고, 나에 대한 도민들의 희망과 바람도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향후 거취에 대한 공식 입장은 송별 기자회견을 통해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도지사 3선 불출마는 곧 ‘차기 대선 도전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안 지사의 향후 정치적 행보는 차기 대선에 초점이 맞춰져 진행되리란 관측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임기 만료로 실시될 차기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가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 대통령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안 지사로서는 당권에 도전해 일찌감치 차기 대선 경선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 안 지사와 대학 동기인 한 정치권 인사는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때 문 대통령에 이어 안 지사가 큰 격차로 2위를 기록한 주된 이유가 당내 기반이 취약했기 때문”이라며 “당내 지지세를 끌어올리는 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쥐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대표에 오르면 당직 인선 등을 통해 당의 핵심 인재를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로 채울 수 있다. 무엇보다 당대표 임기 동안 2020년 총선 공천까지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지사에게 2018년 당권 도전은 일거양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2012년 대선 본선에서 실패한 문 대통령 역시 2015년 전당대회 때 당대표에 오른 뒤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형성함으로써 대권 재수 성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안 지사의 3선 불출마 선언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의원은 “재선인 박 시장이 대과 없이 서울시를 이끌어왔기 때문에 3선에 도전하겠다고 나서면 막을 명분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여권 관계자는 “차기를 염두에 둔 박 시장이 임기 중 사퇴 논란을 무릅쓰고 3연임에 나설 가능성은 오히려 낮다”며 “대신 재·보선 출마 또는 당권 도전 등을 통해 중앙정치 무대로 발돋움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에서 박영선 의원과 민병두 의원 등 당내 중진 인사들이 서울시장 경선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도 박 시장의 3선 도전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란 관측이 많다. 김상진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는 “박 시장의 거취와 상관없이 3선급 중진 정치인들은 지역주민 등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할 상황”이라며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적으로 한 단계 성장을 꾀하고자 시장 출마에 나서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20대 대선을 앞두고 실시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이어 3위를 기록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고자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 시장 역시 차기 주자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 이 시장의 지사 출마 과정에서 ‘차기 대선 출마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이 시장이 ‘차기 대선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떤 준비된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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