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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

“선심 쓰는 문재인 정부, 5년 후 빚잔치는 국민 몫”

정기국회 ‘현미경 심사’ 예고…“한국당, 개혁 의지 보이면 통합 논의 가능”

“선심 쓰는 문재인 정부, 5년 후 빚잔치는 국민 몫”

“선심 쓰는 문재인 정부,  5년 후 빚잔치는 국민 몫”

[조영철 기자]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사진)을 8월 30일과 9월 6일 두 차례 만났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은 1980년대 ‘낭만적 대북관’을 벗어나지 못하고 남북 대화라는 환상에 빠져 있다”며 “안보 파탄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한 인사와 관련해 “‘5대 비리 인사 배제’ ‘인사실명제’ 등 대선 전 약속은 한낱 말장난이었고, ‘고집불통 인사’로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100대 국정과제 이행에 드는 178조 원과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선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 해마다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다. ‘증세 없는 복지’를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보다 더 심하다”고 말해 9월 정기국회에서 세법 개정안과 예산안 심사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오늘(8월 30일) 자유한국당(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 30여 명이 만든 초당적 공부모임 ‘열린토론, 미래’가 공식 출범하고 첫 세미나를 개최했다.
“잠깐 다녀왔다. 현 정부의 정책 가운데 가장 무리수로 보이는 ‘탈(脫)원전 정책’의 대안을 찾는 세미나였다. 바른정당도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연구 중이다.”



통합 복선 ‘열린토론, 미래’ 모임

공부모임의 목표가 표면적으로는 문재인 정부 정책 견제에 맞춰져 있지만,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주도해 만든 만큼 야당 연대에 밑거름이 될지가 관심이다.
“정국 상황과 맞물려 조심스럽긴 하다.(웃음) 공부모임을 추진한 분들은 그런 복선(연대 및 통합)이 깔려 있지 않느냐는 해석이 나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당과 무원칙한 통합이나 연대 논의는 바른정당의 존재 의의를 무너뜨린다. 정치개혁에 대한 한국당의 의지를 확인하는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데 (연대 및 통합) 논의를 진전시키는 건 무리다.”

정치개혁에 대한 한국당의 의지를 확인하는 조치는 뭔가.
“특정한 조치를 연대 및 통합 전제로 두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말하긴 어렵다. 다만 요즘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에 의미를 두는 건 의아하다. (지난해 12월) 바른정당을 만들 때, 대선 과정 때 기회가 있었는데도 하지 않다 지금 의미를 두고 논의한다는 건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럽다.”

한국당은 당시 대선을 앞두고 TK(대구·경북)지역과 보수층 민심을 얻고자 출당 논의를 보류한 거 아닐까.
“특정 시점에 필요하면 이런 말을 했다 시간이 지나 저런 말을 한다면, 지금 말하는 것도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거 아닌가.”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 전 한국당, 국민의당과 선거 연대 및 통합 얘기도 나오는데.
“1년 전만 해도 지금 같은 국면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내년 지방선거도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면 결국 자기 꾀에 넘어갈 거다. 꿋꿋이 우리 길을 가면 어떤 형태로든 길이 열린다고 본다. 한국당이 바라는 연대나 통합, 국민의당과 연대도 있을 수 있고 바른정당 단독으로 세를 넓힐지 앞으로 두고볼 여지가 많다.”



“대선 전 약속은 한낱 말장난”

“선심 쓰는 문재인 정부,  5년 후 빚잔치는 국민 몫”

8월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D타워 앞에서 바른정당의 ‘청년정치학교’를 홍보하는 김세연 정책위의장(맨 왼쪽).[뉴시스]

내년 지방선거는 보수 분열로 여당이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예측인데.
“지역구(부산 금정) 유권자들도 보수 분열로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일방 독주하는 문재인 정부에게 내년 6월에도 지금 같은 지지를 보낼지는 알 수 없다. 60, 70대와 영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예전 보수정당과 달리 우리는 전국 20, 30대를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다. 지방선거는 그때 가봐야 알 거 같다.”

20, 30대 지지가 득표로 이어질까.
“지난 주말 ‘청년정치학교’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했는데, 330명(정원 50명)이 지원하는 바람에 이틀을 꼬박 새웠다. 이전 보수정당에선 만나기 어렵던 전문직, 대학생이 대거 몰렸다. 지원자들에게 ‘바른정당에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고 했더니 ‘흔들리지 말고 나아가길 바란다’고 하더라. 정당의 핵심은 진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당원들이다. ‘당원 동원 체제’ 문화가 있던 기존 보수정당과 달리 21세기형 시민 주도 정당을 보여줄 거다.” 

9월 5일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바른정당은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인사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인사 참사’가 박 본부장 임명 사태로 폭발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초기 인사가 참사 수준이라고 생각하는가.
“류 처장은 ‘살충제 달걀’ 파문에 이어 유해성 논란이 있는 생리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능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더는 국민 불안을 가중하지 말고 사퇴해야 한다. 차관급인 박 본부장은 임명된 지 나흘 만에 자진사퇴했고, 김기정 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전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줄줄이 낙마했다. 현 정부 인사는 대선 전 약속은 한낱 말장난이었고, 국회 의견은 무시하는 ‘고집불통 인사’로 보인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근본 문제는 청와대가 스스로 제시한 원칙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선 전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5대 비리 인사 배제 원칙’은 오히려 ‘5대 비리 가운데 하나 정도는 갖고 있어야 임명될 수 있다’는 ‘5대 비리 포함 원칙’으로 변질됐다. 인사 추천 과정을 공개해 잘못된 인사는 후세까지 평가받도록 하겠다던 ‘인사실명제’는 오간 데 없고, 누구 추천으로 인사가 이뤄졌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밀실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문제점과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반성과 사과가 없다는 점이다.”

최근 북한 도발로 안보가 위태롭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 정부의 안보 태세를 어떻게 보나.
“북한의 잇단 도발을 억제하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이 각각 ‘대북제재 결의안’과 ‘대북제재 패키지법’을 통과시키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베를린 구상’을 강조하면서 여전히 대화라는 환상에 빠져 북한에 구애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은 1980년대 낭만적 대북관을 벗어나지 못했다. 미국과 북한, 중국의 3자 구도 속에서 아무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대선 전 우려되던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한반도 안보 논의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상황)도 현실화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하나 제대로 배치 못 하면서 국민 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안보는 한 번 무너지면 복원이 어렵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건가.  
“그렇다. 8월 26일 새벽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도 ‘방사포’라고 축소 발표했다 번복하는가 하면, 청와대는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기간이 아니었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할 사안도 아니다’ ‘우리가 주시하는 부분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데 ICBM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등 한심한 소리를 했다. 미국 공격용 ICBM 개발은 위험하지만 우리나라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은 괜찮다는 건가. 북한은 스커드·노동 미사일로 당장 우리를 공격할 수 있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NSC를 주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는데, 우리는 대통령 대신 국가안보실장이 회의를 주재했다. 이 와중에 통일부는 남북경협 기반 조성을 위한 예산을 1389억 원에서 2480억 원으로 78% 늘린 2018년도 예산안을 발표하고…. 북한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지 않고 우왕좌왕하며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



“선심 쓰는 문재인 정부,  5년 후 빚잔치는 국민 몫”

[조영철 기자]

“박근혜 정부보다 심하다”

“선심 쓰는 문재인 정부,  5년 후 빚잔치는 국민 몫”

9월 5일 바른정당 김세연 정책위의장이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모두발언하고 있다.[뉴시스]

내년 429조 원의 ‘슈퍼 예산’과 공약 이행에 드는 178조 원을 감안하면 증세 논란은 계속될 거 같다.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예산 178조 원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재원 마련 대책 없이 세입 확충과 세출 절감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반복한다. 2018년도 예산안도 지출을 경제성장률보다 높게 잡았다. 정부 수입인 세금은 대체로 성장률에 비례해 걷히는데, 정부 계획대로 하면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 해마다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다. 이건 ‘증세 없는 복지’를 강조하던 박근혜 정부보다 더 심하다. 꼼꼼히 살펴보니 178조 원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거치면서 액수는 그대로인데 세부 항목은 다 바뀌었더라.”

어떻게 바뀌었나.
“예를 들어 대선 때는 공공일자리 창출비 21조 원, 복지비 93조 원, 교육비 28조 원 등이었는데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거치면서 일자리·경제 항목에 공공일자리 11조4000억 원, 맞춤형 일자리 19조2000억 원, 복지·교육 지원 77조4000억 원 등으로 내용을 바꿨다. 숫자(178조 원)에 끼워 맞추기를 한 거다. 더 큰 문제는 지난해에는 부동산 규제 완화로 부동산 거래가 일시적으로 대폭 증가하면서 세수가 늘었지만. 지금은 8·2 부동산대책 발표 후 거래가 ‘절벽’이다. 기업 법인세도 안 걷히는데 60조 원 이상(60조5000억 원)을 세입으로 잡아놨으니….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정책은 어떻게 보나.
“공무원 17만4000명을 증원하는 데 5년 동안 최소 28조 원 비용 부담이 생기고, 30년 뒤 퇴직 후 연금까지 감안하면 약 328조 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국민건강보험 보장 확대, 기초생활보장 강화, 아동수당 및 기초연금 확대에 들어가는 비용이 5년간 110조 원에 이른다. 향후에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실업급여 강화, 누리과정 확대 등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 즐비한데 178조 원으로 가능할까. 이런 문제가 계속 제기되니까 ‘증세카드’를 꺼내긴 했는데, 아무리 증세해도 더 걷히는 돈은 5년간 27조 원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는 선심을 쓰고, 5년 후 빚잔치는 국민이 감당할 몫이다.”

반면 한국당은 담뱃값·유류세 인하를 주장한다.
“문재인 정부를 흔드는 수단으로 감세안을 들고 나온 거 같다.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국민 건강 증진을 이유로 담뱃값을 인상한다고 했던 게 엊그제인데 다시 내리겠다는 건 자가당착(自家撞着)이다. 앞으로 복지 등 정부 지출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재정 부담이 증가할 텐데 이미 올려놓은 세금을 인하하는 것은 시대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 미래세대를 위해 재정건전성을 수호하는 게 보수정당의 정체성이다.”



“중부담-중복지에 대한 국민 합의 필요”

바른정당의 증세 방향은 뭔가. 유승민 전 대선후보는 ‘중부담-중복지’를 주장했는데.
“복지지출 확대는 불가피하고, 소득 재분배 효과를 통해 무너진 중산층도 재건해야 한다. ‘어느 정도 수준의 복지지출 규모가 적정한가’는 우리 상황과 해외 선진국 사례를 비교·분석해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약 1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2%의 절반도 안 된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 GDP 대비 공공사회복지지출 규모 목표를 20~25%로 하고, 복지지출이 늘어나는 데 따른 조세부담률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2014년 기준 18% 수준으로 OECD 평균 26%에 크게 못 미친다. 급격한 세금 인상에 따른 부담을 최소화하려면 22%를 목표로 설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부담-중복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다.”

국회선진화법 개정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놓고 공수(攻守)가 바뀌는 느낌이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황이 바뀌면 판단과 기준이 달라진다는 거다. (개정 주장은) 국익이나 신념보다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전형적인 정치 후진국의 행태다. 나는 새누리당 시절부터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반대해왔다. 국회선진화법이 내포하는 협치(協治) 정신은 현 다당제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개정론자들이 주장하는 ‘5분의 3’ 규정의 본질은 직권 상정 주체를 국회의장 한 사람에서 상임위원회 또는 본회의 재적 5분의 3 찬성이 있는 경우로 바꾼 것뿐이다. 다당제라고 이 의미가 퇴색될 이유가 없다. 18대 국회에서 미디어법, 예산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해머와 전기톱, 쇠사슬에 최루탄까지 등장하는 폭력 사태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철저한 반성 차원에서 마련된 법안이다. 그리고 새누리당이 19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협치를 통한 국회 운영이라는 대의를 위해 과감히 기득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법안이다. 지금 여당(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에는 반대하다 이제 개정하겠다는 것은 다수당의 기득권을 누리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입력 2017-09-12 10:49:09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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