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04

2017.09.06

문화

“뮤지컬 무대의 샛별이 되겠습니다”

제1회 동아뮤지컬콩쿠르

  • 김정은 동아일보 기자 kimje@donga.com

    입력2017-09-05 11: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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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계를 이끌어갈 미래 스타를 발굴하고 뮤지컬 저변 확대를 위해 올해 처음 열린 ‘제1회 동아뮤지컬콩쿠르’ 무대에 수많은 뮤지컬 신인과 유망주가 올라왔다.

    8월 29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뮤지컬 배우 남경주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콩쿠르 본선에서 임효원(22·세종대 1학년) 씨가 200 대 1 경쟁률을 뚫고 대학·일반부 금상의 주인공이 됐다. 임씨는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그대로 주저앉아 한참을 울먹였다. 시상식 무대에 함께 오른 임씨의 어머니마저 얼굴을 감싼 채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종합편성채널 채널A, 중앙대가 후원한 이번 콩쿠르에서 임씨는 뮤지컬 ‘서편제’ 여주인공인 소리꾼 송화의 넘버 ‘원망’을 애절하게 불러 심사위원은 물론,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원망’은 극 중 인물인 유봉이 자신의 딸 송화를 소리꾼으로 키우려고 송화의 눈을 멀게 만드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곡이다. 아버지를 향한 송화의 서글픈 원망의 소리가 짙게 밴 넘버다. 임씨는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하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씨는 8월 31일 채널A ‘김현욱의 굿모닝’에도 출연해 수상 소감과 콩쿠르 준비 팁 등을 전했다. 동상 이상의 입상자는 9월 9, 10일 열리는 ‘2017 더 뮤지컬 페스티벌 인 갤럭시’를 통해 국내 주요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넘버 ‘산다는 건’으로 고등부 금상을 수상한 김수민(18·안양예고 3학년) 양은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다. 심사위원을 맡은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은 “전 부문 중 특히 고등부 참가자들의 실력이 가장 뛰어나 경쟁이 치열했다”며 “부문별 금상 수상자의 공통점은 가사와 노래에 대한 해석, 전달력이 뛰어나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김양은 “평소 뮤지컬 공연을 자주 관람하고 무대를 동경해왔다”며 “여성 캐릭터를 색다르게 표현하는 옥주현 선배처럼 좋은 여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양을 비롯해 많은 참가자가 뮤지컬 캐릭터 의상과 분장을 완벽하게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분장, ‘레베카’의 상징적 의상인 검은색 원피스, ‘위키드’ 주인공 엘파바의 마법사 의상 및 분장은 프로 무대를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프로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참가자도 있었다. 중등부 은상 수상자인 정연우(15·국립전통예중 3학년) 양은 뮤지컬 ‘구름빵’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아역으로 나왔고,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 뮤지컬 영재로도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위키드’의 넘버 ‘파퓰러(Popular)’로 깜찍하고 발랄한 글린다를 연기해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중등부 금상 수상자인 신의(15·광장중  3학년) 양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로 ‘유튜브 영상’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신양은 “레슨을 받거나 공연을 많이 관람하진 못했지만, 유튜브에서 뮤지컬 ‘위키드’의 프레스콜 영상 등을 보며 프로 배우들의 발성과 감정 연기 등을 익혔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의 애정 어린 조언도 이어졌다. 뮤지컬 ‘벤허’ ‘프랑켄슈타인’ 등의 음악을 만든 이성준 음악감독은 “참가자들이 너무 고음에만 연연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전체 곡의 90%에 달하는 중저음을 소홀히 여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 씨도 “가수를 뽑는 게 아니라 뮤지컬 배우로서 자질을 보는 콩쿠르이기 때문에 캐릭터에 대한 이해, 가사 전달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등부 장려상 수상자인 표바하 양(17·서울공연예고 2학년)은 개그맨 표인봉 씨의 딸이다. 딸과 함께 시상대에 오른 표씨는 “딸이 콩쿠르 참가를 간절히 원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며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고등부 참가자 가운데 막내였다. 내년 동아뮤지컬콩쿠르에선 딸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아이러브유’ 등 유명 뮤지컬 무대를 거친 배우 한애리 씨의 딸 임다희(18·안곡고 3학년) 양도 ‘위키드’의 넘버 ‘마법사와 나’로 고등부 동상을 차지했다. 임양은 “어릴 적 어머니가 출연한 공연을 보며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면서 “관객들에게 여러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심사위원 명단과 본선 채점표는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9월 8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수상자 명단대학·일반부 △금상 임효원(세종대 1학년) △은상 윤태호(단국대 3학년) △동상 정승민(명지대 3학년) △장려상 김수혜(중앙대 1학년), 박경은(연세대 졸), 정은영(용인대 졸), 송다훈(중앙대 2학년), 강동우(명지대 4학년), 김민주(서울문화고 졸), 고예빈(연세대 3학년)

    고등부 △금상 김수민(안양예고 3학년) △은상 정민석(동양고 3학년) △동상 임다희(안곡고 3학년) △장려상 손설빈(전주예고 3학년), 임태호(한림연예예고 3학년), 표바하(서울공연예고 2학년), 안홍주(국립전통예고 3학년), 신예지(인일여고 3학년), 김다연(부광여고 3학년), 한가람(전주예고 3학년)

    중등부 △금상 신의(광장중 3학년) △은상 정연우(국립전통예중 3학년) △동상 권소영(대구대평중 3학년) △장려상 우지훈(철산중 3학년), 박민찬(성남백현중 1학년), 김은애(미사강변중 3학년), 김예나(정천중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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