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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재테크

한국인은 왜 장기투자에 번번이 실패할까

청소년 시절부터 경제교육이 답

한국인은 왜 장기투자에 번번이 실패할까

한국인은 왜 장기투자에 번번이 실패할까

[Shutterstock]

‘복리’는 장기투자로 큰돈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는 물론, 금융상품을 파는 홈쇼핑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 역시 복리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직장인이 월급만으로 장기투자를 할 수 있을까. 복리는 장기투자로만 얻을 수 있는 선물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복리는 결코 만만치 않은 시간을 요구한다. 물론 수익률에 따라 다르지만, 매년 수익률 5% 전후를 기준으로 할 때 최소 10년은 지나야 서서히 수익이 발생하고 15년, 20년은 돼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며 25년, 30년이 돼야 비로소 ‘대박’이 된다. 간혹 10년만 지나면 복리가 완성된다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은 복리의 주요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는 ‘비과세 조건 10년’ 때문에 생기는 착시현상일 뿐이다.  

그렇다면 수입이 빤한 월급쟁이가 월급만으로 20년, 30년 이상 장기투자를 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거의 불가능하다. 매달 부족한 게 월급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소비는 늘고 가처분소득으로 불리는 여윳돈은 더욱 줄어들기 마련이다. 직장인 대부분이 사회 초년생 때 호기롭게 시작한 장기투자를 중도에 해지하는 결정적 이유다.

그럼에도 우리는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 장기 금융상품을 통한 복리는 월급쟁이에게 여전히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만 월급만으로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애초에 버리는 게 좋다. 물론 처음에는 월급으로 시작해야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월급이 아닌 다른 자산으로 장기투자를 이어가야 한다. 결국 월급쟁이에게 장기투자의 성패는 ‘월급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투자 재원(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직접투자는 위험하다?

한국인은 왜 장기투자에 번번이 실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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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종잣돈을 만들려고 애쓰는 직장인은 많다. 문제는 주로 은행 예·적금에 몰린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금리가 높으면 모를까, 지금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예·적금으로 돈을 불리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다양한 투자 수단이 필요하고, 그 대표적인 수단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주식투자다. 하지만 우리는 주식투자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이 있다. 직장인이 주식투자를 하면 결국은 ‘끝이 좋지 않다’는 편견이 그것이다.

그리고 주식을 도박과 비슷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심지어 일부 재정컨설턴트는 직접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에게 위험하다며 말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주식투자를 잘 모르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고수익을 미끼로 유혹하는 유사수신업체 또는 ‘청담동 주식사기꾼’ 이희진 같은 사기성 주식 추천 사이트에 걸려든다. 정상적인 주식투자와 사기를 구분하기 어려운 현실이 비참하기만 하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투자는 재테크의 핵심이자 기본인데 말이다. 실제로 코스피, 코스닥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 주식시장의 시황 정보는 경제뉴스의 시작이자 경제의 결과물이다.

문제는 잘못된 경제교육에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월급을 받을 때까지 교육은 오로지 학교 성적과 입시에 맞춰져 있다. 가정에서 주로 이뤄지는 ‘밥상머리 대화’의 주제 역시 자녀의 성적과 등수에 한정돼 있다. 과거 고금리 및 성장 시대를 살아온 부모세대는 투자를 몰라도 얼마든 돈을 불릴 수 있었다. 그렇기에 경제와 투자에 대해 잘 몰라도 공부만 잘하면 인생이 탄탄대로일 거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심지어 해마다 명절만 되면 친척들로부터 받은 자녀의 용돈을 ‘맡아둔다’는 명목 아래 ‘갈취’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엄마에게 맡기면 절대로 돌려받을 수 없다’는 건 아이들이 더 잘 안다. 결국 우리는 자녀를 자신의 용돈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제 무능아’로 키우고 있는 셈이다. 이런 우리나라의 현실은 이스라엘의 경제교육과 확연히 비교된다.

용돈 투자해 창업자금 마련하는 유대인

유대인은 13세에 성인식을 치르는데, 그때 가족 혹은 친척들로부터 받는 축하금이 중산층 기준 5000만 원가량 된다고 한다. 부모와 조부모가 상속 개념으로 꽤 많은 돈을 보태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13세 자녀는 은행에 저금도 하고 채권과 주식 등에 투자하면서 돈을 불린다. 대학을 졸업할 때쯤에는 수억 원대 자산가가 돼 있는 아이도 있다. 그렇기에 이스라엘 대학생의 80~90%는 그 돈을 밑천 삼아 창업가로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다. 졸업생 대부분이 취업에 매달리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무엇보다 13세 자녀에게 5000만 원이라는 큰돈을 맡기는 것 자체가 충격적이다. 비약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부모는 자녀에게 기껏해야 5만 원가량의 용돈을 맡긴다고 가정하면 이스라엘 청소년은 우리나라 청소년보다 자산관리 능력이 1000배 높은 것이다. 가정에서 경제와 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반면 우리나라는 자녀가 어리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경제교육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나라 30대 직장인의 60%가 은행 예·적금을 유일한 투자처로 여기는 이유다.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는 비단 직장인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와 60대, 70대는 이자 계산 능력, 재무관리, 저축 태도 부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경제가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사상최대 가계부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재정관리 부실 등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를 일이다. 이처럼 국민이 먹고살기 힘든 데는 정부의 탓이 크지만, 개인의 문제도 한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때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경제교육’이다. 그리고 주식투자에 대한 편견은 하루빨리 없애버리자. 주식투자는 건전한 재테크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말이다.


입력 2017-02-03 16:28:19

  • 김광주 ‘돈파는 가게 머니마트’ 대표 bbugi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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