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만보

사하맨션 外

  • 입력2019-06-1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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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민음사/ 372쪽/ 1만4000원 


    “여긴 그냥 거대한 기업이야. 공공이라는 이름의 회사가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뿐이지.” 기업이 도시를 인수하고, 도시는 본국으로부터 독립해 세상에서 가장 작고 이상한 도시국가로 바뀐다. 사람들은 이 폐쇄적인 도시국가를 ‘타운’이라 부르고, 그 안에 주민권과 체류권을 가진 두 종류의 사람이 살아간다. 범죄 이력이 있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두 가지 지위를 모두 갖지 못한 사람은 타운 내 ‘사하맨션’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 ‘82년생 김지영’의 작가가 쓴 신작. 가상세계라지만 2019년 대한민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하맨션 사람들의 이야기는 섬뜩하면서도 슬프고, 애처로우면서도 의지가 된다.

    엘리트 독식 사회
    아난드 기리다라다스 지음/ 정인경 옮김/ 생각의힘/ 424쪽/ 1만8000원 


    부와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현상은 어디서나 벌어지고 있다. 최근 이 문제의 해결에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등이 나섰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거액을 기부하거나 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든 현상이 부와 권력, 지식이 소수 엘리트에게만 집중되는 현상을 심화한다고 본다. 인자한 부자와 권력자는 평등, 정의를 위해 고결한 싸움을 벌이는 듯싶지만, 자신들의 지위와 부를 위협할 만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수년간 인터뷰와 관찰, 다양한 문헌을 통해 엘리트들의 선행이 외려 우아한 ‘사다리 치우기’가 되는 현실을 폭로한다.



    디지털 미니멀리즘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세종서적/ 296쪽/ 1만6000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시간 죽이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다면 ‘디지털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가져보자. 디지털 미니멀리즘이란 옷장을 간소하게 정리하는 곤도 마리에처럼 디지털 기기와 그 안의 기능을 간소하게 정리하고, 신중히 선택한 디지털 활동만 하는 기술 활용 철학을 가리킨다. 전작 ‘딥 워크’에서 강렬한 몰입이 최고 성과를 가져온다는 메시지를 전한 저자는 지난해 1월부터 수천 명과 함께 디지털 미니멀리즘 캠페인을 벌였다. 그는 캠페인 성과를 바탕으로 폭주하는 디지털 시대에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갈 것을 당부한다. 농부, 세 아이의 아빠, 실리콘밸리 프로그래머 등이 어떻게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났는지 보여줘 좋은 참고가 된다.

    백 살까지 살 각오는 하셨습니까?
    가스가 기스요 지음/ 최예은 옮김/아고라/ 292쪽/ 1만5000원 


    원하지 않아도 누구나 오래 사는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그런데 오래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한 일일까. 우리보다 일찍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의 사회학자인 저자는 “백 살까지 살 각오와 준비를 하지 않으면 장수는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후 준비 = 노후자금 준비 정도로 생각하는 이가 많은데, 돈 못지않게 꼭 필요한 것이 건강이다.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커 인생의 마지막 17년가량은 건강을 잃은 채 살아갈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100세까지 살려면 건강을 잃었을 때에 대비한 ‘요양 돌봄’ 준비도 필수적이다.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게 100세까지 사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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