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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의 미식세계

간식의 제왕은? 전국 특산 간식

호두과자 · 도넛 · 찰떡 · 황남빵…

간식의 제왕은? 전국 특산 간식

경북 경주 황남빵, 경남 통영 오미사꿀빵, 전북 전주 초코파이(왼쪽부터).

경북 경주 황남빵, 경남 통영 오미사꿀빵, 전북 전주 초코파이(왼쪽부터).

얼마 전 사나흘 간격을 두고 지방 출장을 다녀온 친구들로부터 ‘기념품’을 받았다. 해외여행도 아닌데 무슨 기념품인가 싶겠지만, 바로 현지에서 사온 ‘특산 간식’이다. 하나는 레트로 스타일의 붉은 패턴 상자 안에 줄줄이 든 ‘학화호도과자’, 다른 하나는 오렌지색 상자 안에 차곡차곡 놓인 전북 전주 ‘PNB초코파이’였다. 나 역시 경북 경주에 들르는 명절마다 ‘황남빵’을 가득 사와 나눠 먹는데, 그 소소한 즐거움이 참 달콤하고 정겹다. 

충남 천안의 명물은 뭐니 뭐니 해도 호두과자다. 요즘에는 호두과자가 어디에나 넘쳐난다. 하지만 음식이라는 게 입에서만 즐겁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배경과 역사까지 꼭꼭 씹어 먹어야 제맛이 아닌가. 천안 ‘학화호도과자’는 1934년 껍질 깐 호두로 고운 소를 만들어 빵 속에 넣어 판 것이 시작이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팥소에 고소한 호두 조각을 섞어 구수한 빵 반죽으로 감싸 촉촉하게 굽는 기술은 지나온 세월만큼 한 수 위다. 뜨거울 때 먹는 호두과자는 다 맛있지만 식으면 맛이 떨어지는데, 학화호도과자는 식어도 말라도 묘하게 맛이 좋다. 현 표준어로는 ‘호두’가 맞지만 옛날 한글표기법에 맞춘 ‘호도’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천안 매장에 가면 호두과자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인삼으로 유명한 경북 풍기에 가면 30년째 영업하고 있는 ‘정도너츠’가 있다. 인삼, 생강, 허브, 커피 등을 조합해 찹쌀 도넛에 맛을 더한다. 생강 도넛은 다진 생강과 땅콩, 참깨가 잔뜩 붙어 있는데 향도 좋지만 씹는 맛이 일품이다. 허브 도넛은 허브를 1시간 이상 우린 물로 반죽하고 깨, 호박씨를 섞어 도넛에 골고루 묻힌다. 커피 도넛은 헤이즐넛 커피향이 나며, 땅콩과 아몬드로 마무리했다. 쫄깃한 도넛을 씹으면 입안에 확 퍼지는 재료들의 향과 맛이 남다르다. 

경북 안동을 찾는 관광객은 헛제삿밥을 먹고 디저트로 ‘버버리찰떡’을 찾는다. 대개 고물은 찰떡에 소로 들어가거나 떡반죽을 할 때 섞어서 찌는데, 이 찰떡은 겉에 고물이 붙어 있다. 고물 종류가 다양해 와글거리는 재밌는 식감과 고소한 맛이 좋아 여행길 간식으로 그만이다. 

경주에는 알다시피 ‘황남빵’이 있다. 1939년 황남동에서 만들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황남빵을 맨 처음 만든 최영화 씨의 자손이 ‘황남빵’ ‘최영화빵’이라는 이름으로 각각 가업을 잇고 있다. 반죽을 일일이 손으로 펼쳐 부드럽고 달콤한 팥소를 꽉 채워 넣어 빚는다. 팥소가 비칠 만큼 얇고 촉촉한 반죽이 맛의 비결이다. ‘경주빵’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반죽이 원조에 비해 떨어진다. 

황남빵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경주 ‘찰보리빵’도 맛보고 선물할 만하다. 단석산 아래 건천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찰보리로 만든다. 찰보리 반죽을 동판에 구워 식힌 다음 팥소를 펴 발라 2장을 붙여 완성하는데, 미니 핫케이크처럼 노릇한 색의 앙증맞은 모양이다. 촉촉하면서도 쫄깃하며 달지 않고 구수해 여느 팥빵과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전주는 뜬금없지만 초코파이의 성지가 됐다. 달지 않은 초콜릿을 빵 반죽에 코팅해 딸기잼과 크림을 샌드하는 기발한 간식이다. 생각보다 달지 않으며, 한번 맛보면 문득문득 생각난다. 다른 지역 백화점에서도 구할 수 있다. 

이외에 전북 완주 화심순두부의 ‘두부도넛’, 전남 담양 죽방길의 ‘삶은 달걀’, 경남 통영의 ‘오미사꿀빵’, 서울 빵집 태극당의 ‘모나카’, 제주의 ‘오메기떡’ 등 맛 기념품은 곳곳에 숨어 있다.




주간동아 2018.05.30 1140호 (p78~78)

  • |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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