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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우리의 후손이 될 수 있나

인공지능은 우리의 후손이 될 수 있나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

인공지능은 우리의 후손이 될 수 있나
맥스 테크마크 지음/ 백우진 옮김/ 동아시아/ 468쪽/ 2만6000원

원제는 ‘Life 3.0’인데 한글판은 저자 이름을 앞에 넣었다. 그만큼 저자의 명성에 기댄다는 뜻이다. 스웨덴 출신인 저자는 미국 MIT 교수인 물리학자다. 200여 편에 달하는 학술논문의 저자이자 공저자이고, 그중 12편이 500번 이상 인용됐다는 점에서 떠오르는 신진학자이면서 각종 과학 다큐멘터리와 방송에도 자주 출연해 대중에게 잘 알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2014년 인공지능을 연구하기 위한 ‘생명의 미래 연구소’를 공동 설립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실로마에서 인공지능 연구의 윤리 기준을 제시한 ‘아실로마 AI 원칙’ 수립에 참여했다. 

이 책의 주제는 ‘라이프 3.0’ 시대를 이끌 인공지능이다.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지만 대중은 낙관론과 비관론 사이에서 혼돈을 겪고 있다. 아마도 ‘막연한 두려움’이 더 클 것이다. ‘터미네이터’ ‘엑스 마키나’ 등 상당수 영화에서 인공지능을 부정적으로 그린 데다 ‘일자리가 없어진다’ 등 악영향에 대한 전망이 많은 탓이다. 

‘유념하는 낙관주의자’인 저자는 인공지능을 기계가 아닌 생명의 반열에 올려놓는다. 인간 뇌와 달리 하드웨어 확장에 제한이 없고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물리학의 한계가 허용하는 수준까지 업그레이드된다는 것이다. 

물론 실제 이렇게 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저자는 그 가능성에 대비해 인류가 마치 보험을 들 듯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은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관심이 많다.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지, 일자리 감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인공지능이 가져올 풍요는 어느 정도일지 등 말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예상도 책에 넣었다. 하지만 저자의 관심은 먼 미래 인공지능과 인류의 관계, 더 나아가 우주의 정신으로서 인공지능까지 확장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생물학은 물론 물리학, 우주학, 윤리학, 의식 등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며 수십억 년 후까지 이어질 수 있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예측한다. 

예를 들어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초지능)은 인류를 정복해 노예로 만들 것인가. 물론 그럴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절대적 풍요로움과 인간의 아이를 똑 닮은 로봇 아이를 선물한다면? 인류는 아이를 낳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자연스럽게 소멸 과정을 밟을지 모른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인류는 인공지능을 정복자가 아닌, 자신들보다 뛰어난 후손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게다가 인공지능은 우주를 생명이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입을 다물기 힘든 저자의 논지를 따라가다 보면 ‘과연 인간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저자의 답을 책에서 확인해보기 바란다. 그 답에 수긍한다면 미래를 만드는 주체는 결국 ‘우리 자신’이라는 점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여자라는 문제

인공지능은 우리의 후손이 될 수 있나
재키 플레밍 지음/ 노지양 옮김/ 책세상/ 136쪽/ 1만2000원

① “늘 집에만 머무르는 여자들의 성취는 남자들의 성취에 비하면 하잘것없으니 이는 곧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열등하다는 증거다.”
② “소녀들의 기를 어린 나이에 꺾어놓아야만 남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한 자신의 본분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③ “여자들이 공을 던지는 모습은 차마 눈으로 보기조차 괴로우며 뭐니 뭐니 해도 여자들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박수를 칠 때다.”
④ “예술 분야에서, 아니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여자는 위대하거나 독창적인 업적을 성취할 수 없다.” “오직 남자들만 천재에게 필요한 객관성을 지니고 있다.” “여자는 ‘몸만 큰 아이’로 어린아이와 남자의 중간쯤 되는 존재다.”


깜짝 놀랄 만한 반여성적 발언이다. 그런데 이 말을 역사상 위대한 지성들이 했다는 걸 알게 되면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누굴까. ①찰스 다윈 ②장 자크 루소 ③피에르 쿠베르탱 남작 ④쇼펜하우어. 이들마저도 시대적 한계와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가 겸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남성 중심의 역사에서 여성이 써야 했던 굴레를 100여 장의 간결한 그림과 날카로운 풍자로 보여준다. 더불어 각 분야에서 편견을 깨고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여성들의 면면도 소개한다. 남성들에게 권하고 싶다.


우리는 곗돈으로 그림 산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후손이 될 수 있나
강지남 지음/ 미래를소유한사람들/ 236쪽/ 1만7500원

‘호요미(好樂美)’라는 모임이 있다. 뜻을 풀이하면 미술을 좋아하고 즐거워하자는 건데, 미술에 대한 안목을 높이고자 시작했다 곗돈을 모아 그림을 사는 실용성까지 추가했다. 

창립 10년이 된 이 모임은 계원 13명이 매달 얼마간 곗돈을 내고 30대 신진작가의 작품을 300만 원대에 사는 것이 목표다. 얼핏 매우 고급스러운 것 같지만 한 달에 한 번 적금 혹은 보험을 든다고 생각하면 큰 부담이 없다고. 또 신진작가의 그림을 사서 10년 또는 20년 후 그가 유명 작가가 되면 그림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는 은근한 기대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오랫동안 즐길 수 있다. 

신진작가로선 이런 컬렉터들의 구매가 작품 활동에 용기백배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이런 계가 미술 수요를 활성화하고 아직 가격 정보가 불투명한 국내 미술시장의 정상화와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자부심도 깃들어 있다. 한국에서 최초로 그림가격지수(KAPIX)를 만들 정도로 미술시장에 관심이 많고 이 모임을 주도한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40대에게 그림계를 만들라고 권한다. 

기자인 저자는 최 교수 등 이 모임에 참여한 신사숙녀 13명을 만나 그들과 미술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부러운 모임에 부러운 컬렉터들이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후손이 될 수 있나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간동아 2017.12.20 1118호 (p72~73)

  •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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