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05

2019.09.06

특집 | 21대 총선 격전지 (서울)

조국 사태에 따른 국정 혼란, 총선 전 386 심판 여론 변수

내년 총선은 차기 대선의 전초전 …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따라 표심 갈려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9-09-09 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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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4월 15일에 있을 21대 총선이 약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집권 4년 차에 치르는 이번 총선은 문재인 정권의 후반기 국정운영 향배를 가늠할 바로미터다. 그뿐 아니라 내년 총선 결과는 2022년 대선과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여야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자 사활을 거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은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직선거법(선거법) 개정 여부에 따라 각 당의 유불리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8월 30일 국회 정개특위를 통과한 선거법 개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문제는 원내 제2당인 자유한국당의 거센 반발이다. 게임 룰을 정하는 선거법 개정안이 원내 제2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법사위, 본회의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만약 선거법이 개정된다면 그에 따라 선거구 조정도 불가피해진다. 

    선거법 개정안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전국적으로 여야 승패를 가를 주요 승부처의 예상 대진표를 살펴봤다.

    서울 총선 결과가 차기 대선 향방을 바꾼다

    30 대 16, 35 대 12. 19대와 20대 총선 때 서울지역 성적표다. 서울에서 더블 스코어로 승리한 뒤 치른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민주당)은 근소한 표차로 패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3배 가까운 압승을 거둔 20대 총선 결과 민주당은 원내 제1당에 올랐고, 이듬해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서울 총선 결과는 차기 대선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2022년 대선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2020년 21대 총선에서 서울지역 선거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민주당이 20대 총선 때처럼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아니면 자유한국당이 19대 총선 때와 같이 선전할까.



    종로
    대선 향한 차기 주자들의 각축장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구는 총선을 약 7개월 앞둔 현재까지 안갯속이다. 여야 후보가 누구로 정해질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 노무현,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이 종로에서 의원을 지낸 뒤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는 상징성 때문에 종로는 차기 대권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겨진다. 이에 내년 총선에서 종로는 여야 모두 대선주자급 거물들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19, 20대 총선 때 종로에서 연거푸 당선한 민주당 정세균(69)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마친 뒤 종로 구석구석을 돌며 지역주민을 만나는 등 착실히 세 번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종로구로 이사한 임종석(53)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종로 출마 가능성도 유력하다. 다만 10년 가까이 지역구를 다져온 정 의원이 출마할 경우 임 전 실장이 종로 출마를 강행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차기 주자를 대상으로 한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 중인 이낙연(67) 국무총리의 종로 출마 가능성도 살아 있는 카드다. 터줏대감이 버티고 있고, 차세대 주자가 입성을 노리는 종로에 이 총리까지 가세할 경우 여권 차기 주자들의 대선 경선 전초전 성격을 띨 가능성이 크다.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 세종시를 떠나 서울 종로로 상경할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62) 대표와 김병준(65)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종로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광진을
    ‘바꾸자’ 여론이 경선, 본선에 어떤 영향 미칠까

    광진을은 오세훈(58) 전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내년 총선 출마 지역구로 점찍으면서 주목도가 한층 높아졌다. 오 전 시장 측은 ‘한 사람이 20년을 했으니 이제는 바꾸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역을 훑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에서 5선을 기록하고 6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추미애(61) 의원을 다분히 겨냥한 표현이다. 

    그에 비해 추 의원 측은 인물론을 앞세우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하고, 민주당이 원내 제1당 수성에 성공하면 헌정사상 최초 여성 국회의장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에서는 추 의원 외에도 20대 총선 때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김상진(53)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가 재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 교수 측은 “구의원과 시의원을 지낸 다수의 인사가 김 교수를 지원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 당내 경선은 과거와 양상이 크게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광진을의 경우 5선 관록의 추 의원과 패기를 앞세운 김 교수의 당내 예선 경쟁이 본선 경쟁 못지않게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동작을
    나경원 4선 저지 위해 포스트 386세대 도전장

    동작을의 선거 구도는 86세대 대 포스트 86세대로 짜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56)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1970년대생인 포스트 86세대 후보들이 나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 민주당에서는 강희용(48) 지역위원장이 도전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고, 바른미래당에서는 장진영(48) 전 최고위원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나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 때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가 비례대표로 발탁한 대표적인 전문가 86세대 출신. 

    나 의원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서울시의원 시절 대변인으로 활약한 강희용 지역위원장이 도전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는 한양대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최근 언론을 통해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강 위원장은 동작갑 의원을 지낸 전병헌 전 의원의 보좌관을 맡은 바 있어 지역 내 주요 인사들과 교분이 두텁다. 또 한 명의 도전자인 장진영 전 최고위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동작구청장에 도전했지만 이창우 구청장에게 져 낙선한 바 있다.

    구로갑
    一與多野 구도라면 이인영 4선 무난할 듯

    1988년 13대 이래 8번 총선을 치르는 동안 구로갑은 보수와 진보 진영이 각각 네 번씩 차지했다는 특징이 있다. 

    내년 총선은 4 대 4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해온 구로갑이 어느 진영의 우세로 기울지 판가름 난다는 의미가 있다. 최근 흐름은 4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 이인영(55) 의원에게 유리한 편이다. 이 의원이 19대와 20대 총선에서 연거푸 승리한 데다,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맡아 중앙 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한층 높여가고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내년 총선이 문재인 정부 심판 성격으로 치러질 경우 이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야권에서는 김재식(49)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구로갑 당협위원장을 맡아 내년 총선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안철수의 입으로 활약한 김철근(51)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20대 총선에 이어 내년 총선에 재도전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구로갑 선거가 20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내년 총선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짜일 경우 이 의원이 무난히 4선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선거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여야 일대일 맞대결 구도의 성사 여부에 따라 구로갑 선거 결과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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