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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이번엔 ‘동북아 허브’ 공항 야심

베이징에 세계 최대 규모 다싱공항 9월 개항, 인천공항보다 환승 빨라

중국, 이번엔 ‘동북아 허브’ 공항 야심

날개를 편 봉황을 형상화한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베이징 다싱국제공항. [VCG]

날개를 편 봉황을 형상화한 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베이징 다싱국제공항. [VCG]

중국 국민의 소득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외 여행객 또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진 중국 국경절(건국 기념일) 연휴에 해외로 나간 유커(遊客·중국인 단체관광객)가 700만여 명에 달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각 공항은 엄청난 수의 여행객들을 수송하는 데 몸살을 앓아야 했다. 

중국 국민의 소득이 늘어날수록 항공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은 분명하다. 중국 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선을 이용한 승객 수는 총 8억2900만 명으로 5년 전에 비해 45% 증가했다. 국제선 승객 수는 8600만 명으로 전년보다 74%나 늘었다. 중국 정부와 항공업계는 앞으로 자국 항공시장이 고속성장을 거듭해 2030년에는 연간 항공 운송여객수가 15억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이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항공시장에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항공시장

중국에서 이처럼 항공 수요가 대폭 증가하면서 각 공항은 말 그대로 승객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인 베이징서우두(首都)국제공항의 경우 지난해 여객 수 기준으로 1억 명을 처리해 미국 하츠필드 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서우두국제공항은 여객터미널과 활주로가 각각 3개씩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붐벼 걸핏하면 여객기 출발이 지연된다. 중국 제2위 공항인 상하이푸둥국제공항도 여객 수가 7405만 명에 달해 항상 북새통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공항 건설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모든 지방을 항공망으로 연결하고자 공항 수를 현 234개에서 거의 2배인 45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방침은 모든 현(縣·우리나라의 군급 행정 단위)을 항공망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중국 공항들 가운데 여객 1000만 명 이상을 취급하는 공항은 37개이고, 3000만 명 이상인 공항도 10개나 된다. 

중국 정부가 공항 증설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 항공기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민항총국(CAAC)은 2035년이면 중국 전체 교통수단 이용자 가운데 항공기 여객 수가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기 둔화를 보이고 있는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의도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공항을 비롯해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등 인프라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내수를 증대해 경기를 부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날개 편 봉황 형상화

마무리 내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다싱국제공항. [VCG]

마무리 내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다싱국제공항. [VCG]

중국 정부의 이런 야심찬 계획에서 핵심은 9월 30일 개항하는 다싱(大興)국제공항이다. 베이징 남쪽 외곽 다싱에 위치한 다싱국제공항은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 전체 면적은 47km2로 서우두국제공항의 2배가 넘는다. 베이징 중심부인 톈안먼광장에서 남쪽으로 46km 떨어진 베이징 다싱구와 허베이성 랑팡시 사이에 위치한 이 공항은 현재 활주로 4개가 설치됐지만 2025년 7개로 늘어난다. 이때까지 연간 7200만 명의 여객과 화물 200만t을 처리할 계획이다. 또 2040년까지는 연간 1억 명의 여객과 화물 400만t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공항 건설에 총 800억 위안(약 13조7000억 원)을 투입했으며, 철도 등 공항 주변 인프라까지 포함하면 최대 3000억 위안(약 51조 원)이 들어갔다. 

연면적 140만㎡의 부지 위에 다리 5개가 뻗어 있는 모양을 한 다싱국제공항은 날개를 편 봉황(鳳凰)을 형상화한 것이다. 봉황은 고대 중국에서 신성시하던 ‘상상의 새’로, 고귀하고 상서로운 존재를 상징한다. 중국 정부는 새의 으뜸으로 꼽히는 봉황처럼 다싱국제공항을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2014년 착공해 5년 만에 준공된 다싱국제공항은 이라크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다. 한국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도 설계한 하디드는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최초 여성 건축가이기도 하다.


자동 주차시스템 시험운영

다싱국제공항은 세계 최대인 103만㎡의 공항터미널과 환승장, 종합서비스 및 주차건물 등으로 구성돼 있다. 메인 터미널의 거대한 철골 구조 지붕의 면적은 18만㎡에 달한다. 터미널 지하에는 고속전철과 일반 전철, 지하철, 버스 등의 교통수단을 포괄하는 종합환승센터가 있으며, 승객은 터미널에서 엘리베이터 등으로 간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다싱국제공항은 중국 최초로 자동 주차시스템을 시험운영하는 공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스템은 주차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시켜준다. 운전자가 차를 세워놓기만 하면 로봇이 차를 이동시켜 빈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중국 정부는 또 보안 검사와 탑승 수속 과정에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을 적용할 예정으로 현재 시험운영을 시작했다. 공항 터미널에는 10개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배치해 승객들의 안내 등을 담당하게 된다. 

다싱국제공항의 격납고 면적은 3만9000㎡로 세계 최대 규모다. 에어버스 380 여객기 2대와 보잉 777 여객기 3대를 포함해 12대의 항공기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다. 베이징시는 또 공항 인근의 150km2 면적에 공항경제구역도 만들고 있다. 이곳에는 종합물류기지와 항공산업 연구개발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다싱국제공항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의 수도 기능 분산을 위해 건설을 지시한 신도시 ‘슝안(雄安)신구’의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다싱국제공항에서 슝안신구까지 시속 350km로 달리는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있다. 슝안신구는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100km 떨어진 허베이성 바오딩시 슝(雄)·롱청(容城)·안신(安新) 등 3개 현(顯)의 2000km2 부지에 인구 250만 명이 살 수 있도록 건설되고 있는 미래도시다. 2035년까지 완공될 예정인 슝안신구는 인간과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저탄소 녹색도시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도시가 될 예정이다. 특히 다싱국제공항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맞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얼굴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에 당당히 얼굴을 내민 중국 정부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을 통해 미국에 버금가는 대국으로 부상하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다싱국제공항은 중국의 ‘공항굴기’를 상징할 뿐 아니라, 앞으로 동북아의 허브 공항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다싱국제공항은 신속한 환승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82개 탑승구가 모두 메인 터미널에서 600m 이내에 있다. 국제선과 국내선의 환승시간은 각각 45분, 30분으로 인천국제공항(70분, 40분)보다 짧다. 중국 정부가 서우두국제공항에서 취항하던 장거리 노선 항공사를 의도적으로 다싱국제공항으로 보내고 있는 것도 동북아의 허브 공항이 되려는 야심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싱국제공항은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국제공항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다싱국제공항은 중국의 3대 항공사 가운데 중국동방항공과 중국남방항공이 사용하게 된다. 또 허베이항공, 상하이항공, KLM, 에어프랑스, 델타항공 등이 소속된 스카이팀도 다싱국제공항을 이용할 예정이다. 한국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서우두국제공항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자국 여객기 개발에도 총력

중국 항공사들이 다싱국제공항에서 시험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VCG]

중국 항공사들이 다싱국제공항에서 시험비행을 준비하고 있다. [VCG]

중국 정부는 다싱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여객들을 실어 나를 항공기를 대거 구입할 계획이다. 국제항공업계는 중국이 향후 20년간 7400대의 항공기가 필요하며, 이는 전 세계 수요의 19%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당초 미국 보잉사로부터 여객기를 대거 구매할 계획이었지만 보잉 737 맥스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가장 먼저 사고 기종의 운항을 금지시키는 등 거래를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수세에 몰린 중국 정부는 보잉사 여객기 구매 문제를 일종의 ‘압박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시 주석은 3월 프랑스를 방문해 35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에어버스사 항공기 300대를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에어버스의 A320s는 대당 판매가격이 1억1060만 달러(약 1250억 원), A350은 대당 3억1740달러(약 3590억 원)에 달한다. 보잉사는 중국 항공사들과 300억 달러 규모의 787드림라이너와 777-9 기종의 항공기 100대를 매매하는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차세대 여객기인 777-9는 대당 가격이 4억4000만 달러(약 5180억 원)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자국 여객기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국영 여객기 제조사인 중국상용항공기책임유한공사(COMAC·코맥)는 2017년 독자 기술로 제작한 중형 여객기 C919를 선보였다. C919는 168석과 158석이 기본형이며, 순항속도 마하 0.785, 길이 38.9m, 무게 20.4t, 비행거리 4075km이다. 코맥은 또 러시아와 초대형 여객기 C929도 공동개발하고 있다. C929는 좌석 수가 210~350석이며, 비행거리는 1만2000km이고, 러시아제 엔진이 장착된다.
 
공항 건설과 여객기 제작을 양 날개 삼아 항공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중국 정부가 머지않은 장래에 봉황처럼 비상할지 주목된다.


중국, 이번엔 ‘동북아 허브’ 공항 야심




주간동아 2019.07.19 1198호 (p6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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