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84

2019.04.12

김도균의 가성비 항공권 - 극강의 가성비 알리탈리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런던 찍고 로마 돌아도 113만 원

남아공 갈 땐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 … 마일리지도 300% 쌓여

  • 김도균

    dgkim100@gmail.com

    입력2019-04-12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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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탈리아의 파산 위기

    [알리탈리아항공]

    [알리탈리아항공]

    알리탈리아항공은 이탈리아 국적의 풀 서비스 항공사입니다. 이탈리아의 대한항공 같은 항공사죠. 허브 공항인 로마를 경유해 유럽 주요 도시를 연결합니다. 항공권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서비스도 좋은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알리탈리아는 2014년 7월 파산 위기에 봉착했다 에티하드항공에 지분 49%를 넘기고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3년 뒤인 2017년 5월 재차 파산 위기에 봉착합니다. 이탈리아 정부의 긴급 수혈을 받으며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2년 가까이 아무런 성과가 없었습니다. 이 소식을 잘 아는 상당수 여행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리탈리아 탑승을 꺼리고 있습니다. 구매한 항공권이 휴지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금전적 손해뿐 아니라 모처럼의 여행 계획도 물거품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정말 알리탈리아 항공권이 위험할까요? 알리탈리아 매각을 주도하는 주체는 바로 이탈리아 정부입니다. 국민 세금으로 수혈까지 해가며 말이죠. 이탈리아 정부가 이렇게 깊숙이 관여하는 한, 아무런 대책 없이 알리탈리아가 파산해 항공권이 휴지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지 않을까요?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일 뿐입니다. 판단은 여행자 각자의 몫입니다.

    ‘가성비’ 갑, 알리탈리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알리탈리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알리탈리아항공]

    알리탈리아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알리탈리아항공]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애매한 좌석입니다. 비즈니스석처럼 아주 좋지도 않은데 조금 넓은 좌석을 위해 이코노미석 가격의 1.5~2배를 지불할 가치가 있느냐는 거죠. 하지만 알리탈리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항공권은 다릅니다. 넓은 좌석, 우선 체크인 및 탑승, 넉넉한 위탁 수화물 같은 혜택 외에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마일리지 적립과 활용인데요. 에티하드항공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아시아나항공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에티하드항공에 적립하면 알리탈리아보다 더 많이 적립되고, 아시아나항공으로 활용하면 일본 전역, 대만 타이베이, 1000마일 이내의 중국이나 러시아로 2번의 보너스 항공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파산 위기 덕분에(?) 가격이 싸져 ‘가성비’는 더 좋아진 셈입니다. 여기에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면 항공권 비용을 아껴 더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기존 가성비를 최대한 끌어올려 극강의 가성비를 만들 수 있는 거죠.



    런던 왕복 항공권을 19만 원 싸게 사기

    [구글플라이트]

    [구글플라이트]

    1 구글플라이트에서 검색한 알리탈리아의 런던 왕복 프리미엄 이코노미 최저가 항공권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항공권 중 유일하게 구글플라이트로 검색한 겁니다. 나머지는 모두 매트릭스 ITA 소프트웨어(matrix-ITA Software·ITA 매트릭스)에서 검색한 결과로 설명합니다. 이유는 구글플라이트가 알리탈리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항공권을 잘 검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이트는 말할 것도 없고요. 알리탈리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항공권은 검색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ITA 매트릭스]

    [ITA 매트릭스]

    2 ITA 매트릭스에서 항공권을 검색한 결과입니다. 최저가가 132만 원이라니, 그리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는데, 로마-런던 구간이 비즈니스석입니다. 네, 알리탈리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운임은 유럽 내 구간에서 비즈니스 탑승을 허용합니다. 유럽 내 구간처럼 단거리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 없어 비즈니스 탑승을 허용하는 거죠. 

    주의할 점은 가끔 이코노미석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이탈리아 내 구간은 아예 비즈니스가 없는 경우가 있고, 국제선도 비즈니스가 만석이면 규정상 이코노미를 잡기도 하거든요. 그러니 잘 보고 비즈니스 항공편을 골라야 합니다. 물론 단거리 비즈니스는 장거리와 달리 이코노미보다 훨씬 좌석이 좋지는 않습니다. 다만 비즈니스 라운지 이용이나 마일리지 적립에서 비즈니스의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습니다. 

    서두에 알리탈리아 탑승 시 에티하드항공으로 마일리지를 적립하면 더 많이 적립된다고 했는데요,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탑승 거리의 200%, 비즈니스는 300%가 적립됩니다. 이 항공권은 총 2만7674마일이 적립됩니다. 에티하드항공에 적립된 마일리지는 아시아나항공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1000마일 이내는 편도당 6000마일을 공제합니다. 서울 기준으로 1000마일 이내의 도시는 일본 전역과 대만 타이베이, 가까운 중국 도시, 러시아 하바롭스크입니다. 예를 들어 2만4000마일로 삿포로, 오키나와를 왕복하는 항공권을 각 한 번씩 보너스로 받고도 3674마일이 남는 겁니다. 

    좀 전에 132만 원이 조금 비싼 듯하다고 했죠? 맞습니다. 알리탈리아 프리미엄 이코노미 항공권은 다른 도시에 비해 런던이 비쌉니다. 총액 기준으로 말이죠. 운임 기준으로는 런던이 가장 쌉니다. 하지만 런던에서 아웃하는 장거리 항공권은 아주 비싼 세금을 내야 합니다. 더구나 이코노미보다 상위 클래스는 세금이 더 비싸집니다. 이 항공권은 런던 공항세만 거의 30만 원에 육박하거든요. 그나마 알리탈리아가 경쟁이 치열한 런던 항공권을 다른 도시에 비해 저렴하게 내놓기는 했는데, 운임이 싸도 세금이 비싸 총액이 높아지는 거죠.

    [ITA 매트릭스]

    [ITA 매트릭스]

    3 비싼 런던 공항세를 아끼는 방법이 있습니다. 귀국길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24시간 이상 머물다 오면 됩니다. 런던 공항세는 장거리 출발 시에는 매우 비싸지만 단거리는 많이 싸거든요. 로마에서 24시간 이상 머물면 런던에서 로마로 가는 단거리 여정에 해당하는 공항세를 물게 되는 거죠. 132만 원짜리 항공권에 비해 로마 공항세는 조금 늘지만 런던 공항세가 20만 원 넘게 줄면서 19만 원 이상 싸집니다. 덤으로 로마도 여행하고 항공권도 19만 원 이상 싸지고.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입니다.

    로마 왕복 항공권을 20만 원 싸게 사기

    [ITA 매트릭스]

    [ITA 매트릭스]

    이번에는 로마 왕복 항공권입니다. 로마를 직항으로 가면 당연한 비쌉니다. 항공권 가격은 원가가 아니라 경쟁이 결정하거든요. 직항으로 가면 편하니까 더 비싸게 받아도 팔립니다. 그래도 뭔가 좀 억울합니다. 비행기는 덜 타는데 더 비싼 돈을 내야 하니까요.

    [ITA 매트릭스]

    [ITA 매트릭스]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로마 도착 다음 날 런던을 다녀오는 거죠. 하루는 그냥 비즈니스 타고 여행하는 겁니다. 비행기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양쪽 공항에서 라운지도 이용하고, 어메니티 키트도 받고, 마일리지도 추가로 적립받고. 시간이 부족한 여행자만 아니라면 20만 원 이상 아끼면서 추가로 받는 혜택도 많으니까요.

    [알리탈리아 홈페이지]

    [알리탈리아 홈페이지]

    6 알리탈리아 홈페이지에서도 같은 가격의 비슷한 항공권을 검색할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당일로 런던을 다녀오는 항공권은 검색되지 않습니다. 전날 갔다 다음 날 와야 하는 거죠. 런던 시내를 잠시나마 구경한다고 생각하면 이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공항세 싼 도시에서 아웃하기

    [ITA 매트릭스]

    [ITA 매트릭스]

    항공권 가격을 아끼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어차피 유럽 여행은 출발과 도착을 다른 공항에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운임이 싼 런던으로 들어갔다 공항세가 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나오는 거죠. 최저가 기준으로 런던 아웃에 비해 22만 원 넘게 저렴합니다. 런던-마드리드 구간은 별도의 항공권을 구매하거나, 육로로 갈 수도 있습니다. 파리를 거쳐 프랑스를 여행하고 갈 수도 있죠.

    두 번의 오픈 구간을 가진 항공권

    [ITA 매트릭스]

    [ITA 매트릭스]

    새로운 패턴의 항공권입니다. 마드리드에서 아웃하고, 다시 마드리드에서 밀라노로 갔다 로마에서 돌아오는 항공권입니다. 런던-마드리드 구간과 밀라노-로마 구간 등 두 번의 오픈 구간을 가진 항공권입니다. 런던-파리-바르셀로나-마드리드 순으로 여행한 후 다시 밀라노-피렌체-로마 순으로 여행할 수 있는 거죠. 이는 경로상에 비항공 구간을 둘 수 있다는 항공 운임 규정 때문에 가능한데, 설명이 복잡하니 그냥 이용하면 됩니다.

    레알 비즈니스 탑승 항공권

    알리탈리아 마그니피카(Magnifica ·  장거리 비즈니스) 좌석.

    알리탈리아 마그니피카(Magnifica ·  장거리 비즈니스) 좌석.

    알리탈리아는 장거리 구간 비즈니스를 마그니피카(Magnifica)라는 이름으로 운영합니다. 마그니피카는 단거리 구간과 달리 비즈니스 탑승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ITA 매트릭스]

    [ITA 매트릭스]

    9 싼값에 가성비 높은 항공권으로 마그니피카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를 다녀오는 거죠. 로마-요하네스버그 구간은 다른 유럽 구간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를 탑승합니다. 그런데 이 구간은 10시간 넘는 비행이 필요한 장거리입니다. 당연히 서울-로마 구간과 같이 장거리에 투입되는 A330을 탑니다. 마그니피카, 즉 장거리 비즈니스 탑승인 거죠. 두 번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장거리 비행과 두 번의 비즈니스 장거리 비행을 감안하면 정말 싼값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일리지 적립입니다. 로마-요하네스버그 구간은 비즈니스를 탑승하니 에티하드항공으로 적립하면 300%가 적립됩니다. 결국 이 항공권은 총 5만1112마일이 적립되죠. 아시아나항공으로 4번의 보너스 여행을 하고도 3000마일 넘게 남습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에티하드항공 마일리지 프로그램은 실버, 골드, 플래티넘 순의 회원 등급을 갖고 있는데, 이 항공권으로 탑승하면 단숨에 실버를 건너뛰고 골드입니다. 골드 등급을 획득하면 동반자와 함께 비즈니스 라운지를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혜택이 따라옵니다. 이쯤 되면 여행 계획이 없더라도 마일리지 런을 고려해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유럽 항공권도 대부분 2만5000마일은 적립되니 실버 등급은 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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