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42

2018.06.13

커버스토리

박원순 3선 가도 일단 ‘이상무’

안철수로 단일화 땐 박원순 후보와 지지율 격차 20%p대로 좁혀져

  • 입력2018-06-12 11: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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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52.7%,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 21.6%,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 17.1%(그래프1 참조). 

    6월 4일과 5일 ‘주간동아’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서울 거주 19세 이상 성인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6·13 지방선거 때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질문한 여론조사 결과다. 여론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방식으로 유선 RDD 방식(68.5%)과 무선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31.5%)로 이뤄졌으며 2018년 4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다. 유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이며, 응답률은 3.4%였다(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선거는 해보나 마나?

    투표일을 일주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후보가 절반이 넘는 압도적 지지율로 김문수, 안철수 두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누가 서울시장으로 일을 가장 잘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도 박원순 52.7%, 김문수 22.4%, 안철수 17.1%로 ‘후보 지지 여부’를 묻는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투표는 하나 마나라고까지 여길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막바지 관전 포인트는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맞대결 성사 여부다. 투표일 전까지 안 후보가 김 후보와 야권 단일화를 이뤄내 박 시장의 3선 도전을 저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주간동아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가 투표일 직전 단일화를 이루더라도 박 시장의 3선 도전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 후보로 단일화하면 김 후보 지지율은 21.6%에서 27.4%로 5.8%p 상승하는 데 그쳐 단일화 효과가 크지 않았다. 박 후보 지지율도 57.4%로 다자대결 구도 때보다 5%p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2 참조). 



    반면 안 후보로 단일화할 때는 안 후보 지지율이 17.1%에서 31.3%로 단일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예상됐다. 박 후보 지지율은 55.7%로 다자대결 구도 때보다 3%p 상승하는 데 그쳤다(그래프3 참조). 

    그러나 투표일을 일주일 앞둔 6월 6일까지 김문수-안철수 두 후보 간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김 후보는 6일 “박원순 시장의 7년 실정을 심판해야 하는데 여러 환경이 어려워 자꾸 합쳐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이해한다”며 “그 간절한 마음은 나도 같지만 합쳐질 때는 구체적인 게 어느 정도 맞아야 한다. 현 상태에서는 (안철수 후보를) 만날 계획이 없고, 단일화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누가 박원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 그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으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10년 지방선거 때도 오세훈 여권 후보를 상대로 한명숙-노회찬 두 야권 후보가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결국 불발로 끝난 적이 있다. 당시 진보신당 후보로 서울시장에 출마한 노회찬 후보는 야권 단일화에 응하지 않고 완주해 14만2842표를 득표했다. 만약 후보 단일화가 성사됐다면 한명숙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게 2만5806표차로 지지 않을 수 있었다는 얘기가 당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정권심판론 < 야당심판론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6월 3일 서울 신도림역 광장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가 서울 강서구 방신재래시장 입구에서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강남역 사거리 유세에서 주먹을 쥐고 있다(왼쪽부터). [동아DB]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6월 3일 서울 신도림역 광장에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가 서울 강서구 방신재래시장 입구에서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강남역 사거리 유세에서 주먹을 쥐고 있다(왼쪽부터). [동아DB]

    김문수-안철수 두 후보 간 단일화 논의에 별 진전이 없는 가운데 양 후보 참모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설전을 벌여 사실상 단일화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 후보 측 차명진 전 의원은 “김문수는 애초에 단일화할 마음이 없었다. 안철수 쪽 사람들이 진전이 있는 것처럼 흘리고 있다”며 “안철수 후보가 정치의 기본이 안 되고 ‘얍쌉’하게 공작만 할 줄 아는 참모들에 둘러싸여 있는지, 아니면 안철수 자신이 그런 것인지 참 걱정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김 후보가 거론한 당 대 당 통합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구태 보수와 함께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유권자들이 표로 단일화할 것이다”라고 화답했다. 

    박 시장이 야당 후보에 비해 압도적 지지율로 앞서나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먼저 시정운영에 대한 평가에서 서울시민 10명 중 6명은 박 시장이 시정운영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세부적으로 ‘아주 잘하고 있다’ 24.2%, ‘잘하고 있는 편이다’ 36.7%였다. 시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박 시장에 대한 높은 지지율로 이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원순 후보에게 유리한 환경들

    6·13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에 출마한 김문수(자유한국당), 안철수(바른미래당), 박원순(더불어민주당), 김종민(정의당) 후보가 5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6·13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에 출마한 김문수(자유한국당), 안철수(바른미래당), 박원순(더불어민주당), 김종민(정의당) 후보가 5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또 다른 이유는 정당 지지율이다. 박 시장이 속한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율이 50.8%로 박 시장 지지율 52.7%에 근접해 있다. 자유한국당 지지율 역시 20.3%로 김 후보 지지율 21.6%와 비슷하다. 이에 비해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7.1%로 안 후보 지지율 17.1%에 비해 10%p 낮다. 

    정당 지지율과 후보 간 지지율 함수관계를 살펴보면 박원순, 김문수 두 후보의 경우 정당 지지가 곧 후보 지지로 이어지고 있는 데 반해, 안 후보는 인물 경쟁력으로 소속 정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정의당 김종민 후보는 정당 지지율(7.6%)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1.8% 지지율을 기록해 대조를 이뤘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국정운영 지지율 역시 여당 후보인 박 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민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부적으로는 ‘아주 잘하고 있다’는 42.8%였고, ‘잘하고 있는 편이다’가 28.9%였다. 또한 서울시민 3분의 2 이상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북·미 관계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서울시민 절반 가까이(48.5%)는 남북화해 분위기를 해치는 자유한국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여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저임금 논란 등 소득주도성장 실패에 대한 문재인 정부 경제심판론에 동의하는 서울시민은 34%에 그쳤다. 여러모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여당 후보인 박 후보에게 한층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 후보가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다. 과연 박 후보는 무난하게 3선 고지를 밟을 수 있을 것인가.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45.8%로 재선 가도 파란불

    서울시교육감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조희연 후보 45.8%, 박선영 후보 23.2%, 조영달 후보 15.0%로 나타났다. 서울시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서울시교육감 역시 1강-2중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조희연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73.2%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다. 박 후보 지지율이 50%를 상회하는 데다, 응답자 대부분이 조 후보 지지로 결집했다는 점이 조 후보의 높은 지지율 비결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그에 비해 박선영 후보는 김문수 후보 지지자의 56.7%, 안철수 후보 지지자의 31.6%로부터 지지를 기록했다. 조영달 후보는 김 후보 지지자의 25%, 안 후보 지지자의 23.4%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주간동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시교육감 선거 역시 일여이야(一與二野) 구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도와 인물, 바람 가운데 선거 당락을 좌우하는 제1변수가 선거구도라는 점을 서울시장 선거는 물론, 서울시교육감 선거 여론조사 결과도 잘 보여주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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