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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준 기적의 물, 식초

“와인식초 마시고 당뇨 말끔히 나아 사업 시작”

인터뷰 | 천연발효식초 브랜드 ‘비네코’ 김성미 대표

“와인식초 마시고 당뇨 말끔히 나아 사업 시작”

김성미 비네코 대표는 40대에 당뇨로 고생하다 발효식초를 먹은 뒤 완치된 경험을 살려 사업에 도전했다. [김도균 기자]

김성미 비네코 대표는 40대에 당뇨로 고생하다 발효식초를 먹은 뒤 완치된 경험을 살려 사업에 도전했다. [김도균 기자]

마흔 살에 당뇨 진단을 받았다. 식사 후에는 혈당을 낮추려 2시간씩 운동해야 했고, 끼니를 거르는 날에는 저혈당이 와 손을 덜덜 떨었다. 병원에서는 약을 꼭 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앞길이 구만리라 약에 의존하고 싶지 않았다. 굳은 의지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던 중 발효식초가 당뇨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반신반의하며 매일 음용했다. 그러기를 5년째. 병원에서 담당의로부터 “말만 당뇨 환자지 정상인보다 혈당 수치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성미(62) ‘비네코’ 대표의 이야기다. 인생 중반 하루아침에 당뇨 환자가 됐던 김 대표는 당뇨를 극복하고 어엿한 사업가로 거듭났다. 발효식초 덕분에 병도 낫고 덤으로 제2 인생까지 살게 된 것이다. 그가 만든 비네코는 창업 3년 만에 네이버 스토어팜 발효식초 부문에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떠올랐다. 김 대표가 각종 방송 프로그램 출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천연발효식초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곳도 늘었다. 그는 현재 경기 포천시 농업기술센터 발효식초 강사이자, 농가 사업주들을 대상으로 한 포도작목반 발효식초 강사로 양질의 발효식초 생산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김 대표를 만나 발효식초를 통해 달라진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마흔에 당뇨 진단, 마른하늘에 날벼락

당뇨 진단을 받았을 당시 김성미 비네코 대표의 몸무게는 78kg까지 늘었다. [사진 제공·김성미 대표]

당뇨 진단을 받았을 당시 김성미 비네코 대표의 몸무게는 78kg까지 늘었다. [사진 제공·김성미 대표]

60대 같지 않게 군살도 없고 허리도 꼿꼿하다. 전혀 당뇨 환자처럼 보이지 않는다. 20여 년 전 어쩌다 당뇨가 발병한 건가. 

“가족력은 전혀 없다. 직장생활을 하던 남편이 미국 유학을 가게 돼 거기서 함께 대학을 다녔고, 한국에 돌아와 테솔(TESOL) 강의를 했다. 당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져 73kg까지 살이 쪘다. 살을 빼려고 포도만 먹으며 원푸드 다이어트를 한 게 화근이었다. 걷잡을 수 없이 살이 쪄 78kg까지 나갔고 결국 당뇨가 왔다. 병원에서 약을 먹으라고 권했지만, 의존할수록 건강에 안 좋을 것 같아 식후에 항상 2시간씩 운동하며 혈당을 낮췄다. 그러나 아침에는 저혈당 때문에 고생했다. 한번은 아침에 차를 몰고 나갔다 저혈당 쇼크가 와 교통사고가 나기도 했다. 그러던 중 귀촌하면 건강이 좋아질까 싶어 남편 친구가 살던 포천으로 이사했다. 2년 동안 집을 지어 2006년 완전히 정착했다.” 

천연발효식초를 섭취하면서 당뇨가 완치된 건가. 

“발효식초가 당뇨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구해서 먹다 보니 몸이 달라졌다. 속이 편하고 당뇨로 인한 문제도 많이 개선됐다. 몸무게도 차츰 줄어 56kg이 됐다. 물론 식초 효과만 본 것은 아니고 운동도 병행했다. 지금까지도 남편과 배드민턴을 꾸준히 하고 있다. 병원에서 담당의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방식대로 살면서 혈당 수치를 유지하라’고 하더라. 완치된 것과 마찬가지다.” 

직접 천연발효식초를 만들 생각은 어떻게 한 건가. 

“요리에는 자신 있던 터라 쉽게 만들 줄 알고 감식초에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첫해에는 실패했다. 화학과 교수인 친오빠의 도움을 받아 발효식초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포천에 포도농가가 많아 포도를 구매해 발효식초를 만들어봤는데 처음에는 3년이나 걸렸다.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발효시켜 식초를 만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그런데 만들다 보니 초산균이 잘 나오는 환경만 조성해주면 시간이 짧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지금은 와인 만드는 데 한 달 반, 식초 만드는 데 한 달 반 등 석 달이 걸린다. 물론 숙성을 오래 시킬수록 품질은 더 좋아진다. 지금까지 감, 포도, 귤, 사과, 복분자, 오디, 인삼 등을 써봤고 이들 재료로 향과 맛이 좋은 발효식초를 만들 수 있어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애초에 사업화할 생각이 있었나. 

“전혀 아니다. 처음엔 내가 먹으려고 발효식초를 만들었는데 건강이 좋아지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게 됐다. 또 손님을 초대해 식초를 활용한 음식을 대접했더니 다들 좋게 평가해줘 자연스레 남편과 사업화 이야기를 하게 됐다. 2014년 경기농림진흥재단(현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에서 지원하는 귀농·귀촌 수업을 들었고 농가사업을 하는 데 여러 도움을 받았다. 그때 수업을 같이 들었던 30여 명에게 식초를 나눠줬는데 아토피가 낫고, 만성피로도 덜하다는 등 평이 좋았다. 그분들이 사업을 돕겠다고 했을 정도다. 그렇게 해서 이듬해 5월 ‘비네코’ 브랜드가 탄생했다. 비네코는 ‘한국의 식초(Vinegar of Korea)’라는 뜻이다.” 

집에서 만들다 대량생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실제로 그랬다. 집에서 소량으로 만들다 인근 땅에 공장을 마련했다. 새로운 장소인 데다 대량으로 생산하려니 쉽지가 않았다. 원료는 몇 톤씩 사들였는데 식초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원인을 꼼꼼히 따져본 결과 공장의 온도와 습도가 미생물에게 맞지 않았다. 그렇게 2년 동안 고생하다 2016년에야 비로소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직접 먹으려고 만든 식초로 상까지 받아

김성미 비네코 대표가 경기 포천의 특산물 포도로 만든 와인식초는 품질이 우수해 지난해 전통발효식초 전국평가대회 과일식초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왼쪽). 김 대표의 집 작은 방에는 초창기 그가 직접 발효시킨 각종 식초들이 방 안 가득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제공·김성미 대표, 김도균 기자]

김성미 비네코 대표가 경기 포천의 특산물 포도로 만든 와인식초는 품질이 우수해 지난해 전통발효식초 전국평가대회 과일식초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왼쪽). 김 대표의 집 작은 방에는 초창기 그가 직접 발효시킨 각종 식초들이 방 안 가득 자리 잡고 있다. [사진 제공·김성미 대표, 김도균 기자]

주변 지인들로부터 인정받은 터라 품질만큼은 자신 있었다. 지난해 8월 김 대표는 여러 발효식초 가운데 와인, 귤, 복분자, 오디, 자색고구마 등 다섯 가지 식초를 들고 전국대회에 참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전통식초협회가 주최한 전통발효식초 전국평가대회였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3개 부문 가운데 과일식초 부문에서 와인식초가, 기능성식초 부문에서 자색고구마식초가 각각 금상을 받았다. 그는 “큰 대회에서 인정받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좋은 평가를 받으리라 예상했나. 

“상까지 받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전통식초협회 강의를 듣다 협회장을 알게 됐는데, 직접 만든 식초가 있으면 가져와 보라고 해 낸 거였다. 몇 년 새 발효식초 붐이 일면서 한국전통식초협회가 한국식품연구원에 의뢰해 좋은 식초를 감별해달라고 한 것이 대회의 시작이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전문가 20여 명이 블라인드테스트를 해 맛과 향, 색상 등 여러 항목에서 심사했고 거기에서 비네코 식초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만든 식초 가운데 어떤 것이 가장 좋은가. 

“아무래도 포천 특산물인 포도로 만든 와인식초가 최고다. 과일에 항산화 성분이 많은데 발효시키면 4~5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발효 과정에서 60여 종의 몸에 좋은 유기산과 항산화 성분이 증가하는 것이다. 와인이 원래 폴리페놀 성분 때문에 심혈관, 심장병에 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식초로 발효되면 그 효능이 더욱 증가한다. 특히 우리는 누룩으로 술을 빚지 않고 포도 자체만으로 와인을 생산해 종초를 만든다. 이에 폴리페놀 성분, 항산화 성분, 유기산이 더욱 풍부하다. 얼마 전에 생명공학 벤처기업 마크로젠에 비네코 와인식초의 성분 분석을 의뢰했는데 폴리페놀뿐 아니라 장에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도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따로 살균하지 않은 덕분인 것 같다.” 

과일식초와 곡물식초는 아는데 자색고구마식초는 특이하다. 어떻게 만들게 됐나. 

“전원생활 초창기 집 근처에 1984㎡(600평)가량 되는 밭을 구해 농산물을 재배했다. 종류별로 심었더니 농작물이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주변 지인들이 파종하고 수확하는 것을 도와줬는데 한 해 하고 나서 도저히 힘들어 못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 그렇다고 밭을 놀릴 수 없어 이듬해 고구마만 종류별로 심었다. 좋아하는 자색고구마를 주로 심었는데 수확량이 많아 처치가 곤란할 지경이었다. 그걸 쪄서 술을 빚고 식초를 만들었다. 자색고구마식초는 자색이라 색이 예쁠뿐더러, 맛이 좋고 향도 구수해 반응이 좋다. 실제로 주변 지인 가운데 자색고구마식초를 먹은 뒤 난생 처음 황금변을 봤다는 사람이 있어 매우 뿌듯했다.” 

제품화 이후 판매 성적은 어떤가. 

“2015년 브랜드를 론칭했는데 대량생산은 지난해부터 안정적으로 하고 있다. 9월 네이버 스토어팜에 입점해 4개월 동안 매출이 5000만 원가량 나왔다. 식초를 배우고 집에서 만들다 대량생산해 판매하기까지 7~8년이 걸렸고 그사이 투자비용으로 약 2억 원이 들어갔다. 이제부터는 판매되는 만큼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을 것 같다. 특히 명절에 주문이 많았는데, 1년 두 차례 대목에 대비해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평소에는 일반 판매를 하면서 남는 시간에 상품 개발을 꾸준히 하려 한다.”


앞으로 가족 사업으로 키울 생각

김성미 대표 부부는 발효식초를 통해 인생 2막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김도균 기자]

김성미 대표 부부는 발효식초를 통해 인생 2막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김도균 기자]

이탈리아는 식초 강국으로 꼽힌다. 와인을 수십 년 동안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발사믹 식초는 와인과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식품으로 널리 알려졌다. 실제로 김 대표는 식초 사업을 하기 전 남편과 20여 일 동안 이탈리아에 머물며 와인과 발사믹 식초 농가를 찾아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그들 대부분이 가족과 와이너리를 경영하며 식초를 생산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과 함께 발효식초 농가를 운영하는 미래를 그렸다. 

현재 비네코 식초와 관련된 경영은 홀로 하고 있나. 

“생산은 내가 하고, 남편은 판매를 돕고 있다. 남편은 언론사 기자로 10여 년간 일하다 퇴직한 후 창업했고, 지금까지 사업체를 운영 중이다. 내가 식초 사업을 시작한 이후 남편은 본업을 유지하면서 비네코 사업을 돕고 있다. 남편은 처음에는 발효식초를 집에서 만드는 것조차 싫어했다. 작은 방 하나가 식초병으로 가득했는데 ‘이게 집이야, 공장이야’라며 거부 반응을 보였다. 그러다 본인이 마셔보고 생각을 달리하더라. 직장생활을 할 당시 건선으로 상당 기간 고생했는데 내가 만든 발효식초를 마신 뒤 싹 나았다. 지금은 남편이 발효식초 전도사가 됐다.” 

남편이 주변 지인들에게 영업도 하는 모양이다. 

“물론 지인들에게 권하기도 하지만 어디서 알았는지 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분이 더 많다. 한번은 집으로 어떤 분이 전화를 걸어왔고 ‘건선 같은 피부질환에도 좋으냐’고 묻더라. 그때는 ‘건선’이라는 용어를 몰라 그게 무슨 병이냐고 되물었는데 증상이 남편의 피부질환과 같았다. 아주 자신 있게 ‘우리 남편은 싹 나았다’고 말하자 그분이 ‘믿고 한번 마셔보겠다’고 하더라. 또 통풍으로 고생하던 남편의 대학 동기가 있었는데 식초를 두어 달 먹더니 상태가 호전됐다고 했다. 통풍은 원래 요산이 쌓여 덩어리가 풀어지지 않을 때 발병한다. 그런데 발효식초에 신장 기능 개선 효능이 있어 노폐물을 배출하고 요산도 분해해 통풍이 낫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밖에도 고혈압, 당뇨, 설사, 위염 등 각종 성인병이 나았다는 지인이 많고, 이것이 자연스레 입소문이 나면서 따로 영업하지 않아도 수요가 꾸준하다.” 

자신에게 맞는 발효식초는 어떻게 찾아야 하나. 

“기본적으로 모든 발효식초는 혈액을 맑게 하고 젖산을 분해하며 호르몬을 분비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원료에 따라 항산화 성분에서 차이가 난다. 귤식초는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없애는 데 도움을 주고, 오디식초는 혈압을 내려주며, 복분자식초는 눈과 신장 기능 향상을 돕는다. 자색고구마식초는 안토시아닌이 많아 눈에 좋을뿐더러 소화 기능을 개선하고, 와인식초는 폴리페놀 성분이 심혈관 청소에 도움을 준다. 또 포도 껍질과 씨 모두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는데, 와인식초 역시 같은 효능이 있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원료를 따져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섭취할 때 주의사항은 없나. 

“발효식초를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칼슘과 철분 등이 몸에 잘 흡수되게 돕는다. 따라서 식초 단독으로 마시기보다 음식에 섞어서 먹을 것을 권한다. 매번 음식에 곁들여 먹는 것이 어렵다면 물에 타 음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식사 후 어른 밥숟가락 정도의 식초를 머그컵 한 컵 분량의 물에 타 마시면 좋다. 비율을 따지자면 1 대 5 정도 된다. 공복 상태에서 마시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식후에 한 잔 정도 매일 3번 음용하면 한 달만 지나도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주간동아 2018.05.16 1138호 (p8~11)

  •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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