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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을 국경선으로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경계에서 분단을 다시 보다

최완규 외 10명 지음/ 울력/ 360쪽/ 1만8000원

최완규 외 10명 지음/ 울력/ 360쪽/ 1만8000원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삼자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는가. 그렇다면 한국 혹은 북한에서 제대로 교육받은 사람이다. 휴전선은 민족을 갈라놓은 분단선이자 6·25전쟁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일반적 통념이다. 

하지만 이 책은 휴전선을 포함해 한반도 평화 및 통일 문제를 탈분단과 경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자고 제안한다. 휴전선의 경우 통일로 극복해야 할 경계로 여기지 말고 나라 사이 국경선으로 인정하자는 제안은 파격적이다. 분단을 옹호한다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휴전선을 쌍방 대립을 위해 갈라놓은 선이 아닌 국경선으로 인정하면 소통과 교류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용이하다고 주장한다. 

이 연장선상에서 한반도 통일 문제를 다시 짚어볼 수 있다. 그동안 한반도 통일은 남북 모두 자신의 체제와 이념을 강요하는 이른바 ‘흡수통일론’을 중심으로 다뤄져 왔다.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흡수통일론은 통일은커녕 남북 간 상호 불신과 긴장, 갈등과 대립을 고조한다. 상대를 자신을 위협하는 최대 적으로 간주하고, 안보 제일주의라는 프리즘으로 모든 사안을 보게 만든다. 

탈분단이라고 표현하면 분단을 극복하는 것은 통일이 아니라 분단체제로 빚어진 여러 모순을 먼저 해소하자는 의미가 된다. 단일국가 방식의 통일을 지향하기보다 남북한 평화공존 체제를 정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오랫동안 남북이 공존하면서 신뢰를 구축한 뒤 “함께 살자”고 논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책은 최완규 신한대 탈분단경계문화연구원 원장을 포함해 11명의 국내외 교수, 학자의 글을 모았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는 지금 탈분단의 의미를 곱씹어볼 만하다.


매일 오늘을 받는 즐거움
글 그림 이철민 지음/ PAN n PEN(팬앤펜) / 324쪽/ 1만8000원

글 그림 이철민 지음/ PAN n PEN(팬앤펜) / 324쪽/ 1만8000원

‘매일매일 헌 것이 되는 나는/ 매일매일 새것의 아침을 받아 쓰는데/ 허름해진 내 몸을 보이기 싫어/ 일부러 뒤척여 외면한다/ 매일매일 새것을 가져다 주는데/ 나는 어제의 찌꺼기를 버리지 못하고 퀴퀴하게 쌓아 두고 있구나.’ 

지난해 2월 10일 저자가 새벽이란 주제로 쓴 단상이다. 옆쪽에는 창으로 들어오는 새벽빛을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출판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는 2012년부터 6년 동안 ‘오늘’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매일 해왔고 이를 책으로 묶어 냈다. 

‘새벽’이란 글처럼 오늘이라는 새것이 공짜로 주어지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느끼기 쉽지 않지만, 오늘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며 그 보석을 내일이 돼야 깨닫는다는 화두를 독자에게 던져준다. ‘바로, 지금, 여기’를 의미하는 오늘을 진심을 다해 보내야 한다는 평범하되 평범하지 않은 진리를 마주할 수 있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언어유희 능력에도 무릎을 치게 된다는 사실.


책 읽기 만보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주간동아 2018.04.25 1135호 (p70~70)

  • |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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