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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씬짜오 베트남

그룹 제2도약의 원동력 ‘효성베트남’에서 나왔다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으로 연매출 1조 원 넘겨 … 10억 달러 추가 투자

그룹 제2도약의 원동력 ‘효성베트남’에서 나왔다

베트남 동나이성 연짝에 위치한 효성 베트남 공장의 전경. 효성 베트남은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베트남 경제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효성]

베트남 동나이성 연짝에 위치한 효성 베트남 공장의 전경. 효성 베트남은 연매출 1조 원을 넘어서는 등 베트남 경제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효성]

효성은 수출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효성의 주요 사업 분야는 중공업, 산업자재, 섬유, 화학, 건설, 무역, 정보통신 등 7개. 이 가운데 핵심은 소재사업이라 할 수 있다. 효성의 주력 소재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는 압도적 비율로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전 세계 10명 중 4명 이상이 효성이 만드는 타이어 핵심 소재 타이어코드를 사용하고, 3명이 효성의 신축성 원사인 스판덱스를 쓴다. 안전벨트용 원사, 에어백용 직물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1위를 기록 중이다. 

매출 대부분을 수출로 벌어들이는 효성은 일찌감치 베트남을 해외시장 개척 전초기지로 육성해왔다. 효성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급격하게 성장한 중국 제조업이 값싼 인건비 등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맹공을 퍼붓는 상황에서 ‘기술만이 살아남는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대(對)베트남 투자를 단행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개척 전초기지

효성 베트남 공장 초입에 태극기와 베트남기가 함께 펄럭이고 있다. [사진 제공·효성

효성 베트남 공장 초입에 태극기와 베트남기가 함께 펄럭이고 있다. [사진 제공·효성

효성은 중국에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핵심 제품의 생산법인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중국 인건비와 토지세 등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효성 최고경영진은 중국 이외에 전략적 생산기지의 육성이 필요하다 판단했고, 베트남에 선제적 투자를 시작했다. 당시 전략본부장(사장)을 맡았던 조현준 효성 회장이 베트남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주도했다. 조 회장은 베트남이 향후 글로벌화의 최적지로 부상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베트남 법인에 1조 원 이상 투자하며 해외시장 개척의 발판으로 삼고자 했다. 

효성은 베트남 동나이성에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중전기를 생산하는 복합생산기지를 건설했다. 베트남 투자 초기인 2008년 ‘효성 베트남’의 매출액은 60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에는 매출액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명실상부한 효성의 효자 해외법인으로 성장했다. 현재 효성 베트남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베트남의 대표 기업이 됐다. 영업이익도 2009년부터 줄곧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15년에는 베트남법인 영업이익률이 20%를 상회하기도 했다. 효성 측은 “베트남 사업은 2000년대 후반 이후 효성의 제2 도약을 일군 핵심 원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인구 9000만 명이 넘는 베트남은 2000년대 중반부터 내수시장 잠재력과 지정학적 위치 등으로 포스트 차이나를 이을 신흥국으로 주목받았다. 2012년 이후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이 매년 5~6% 이상 성장하는 등 신흥시장인 동시에 유망한 소비시장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2007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외국인 투자가 급속히 늘었다. 베트남은 이후 적극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나서는 등 대외 개방을 확대해왔다. 

효성의 베트남 생산기지 확대는 이 같은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무관치 않다. 베트남 정부는 자국의 산업발전을 꾀하고자 석유화학, 가전, 휴대전화, 섬유와 의류, 조선 등 제조업 육성을 꾀하고 있다. 특히 산업 인프라가 될 수 있는 부품 소재 산업의 육성과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정부는 외국투자법인의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투자증명서 발급 소요 기간을 단축하는 등 외국투자기업에 대한 기업법 개정안을 2015년 7월 통과시켰다. 

효성 역시 동나이성 연짝공단에 투자하면서 토지 임대는 물론, 법인세 감면 등 베트남 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으로 한국 기업의 베트남 누적 투자 건수는 6130건, 금액은 545억 달러(약 58조45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국가다. 

효성이 대규모로 투자한 연짝공단은 한국과 대만, 미국, 일본 기업들이 투자한 베트남 남부 최대 산업단지로 베트남 경제중심지인 호찌민에서 동남쪽으로 45km가량 떨어져 있다. 약 2578만㎡(780만 평) 규모의 대단지에 6개 공단으로 구성된 연짝공단에는 효성을 비롯해 포스코, LG, 락앤락 등 한국 기업이 200개 이상 입주해 있다. 효성은 2007년부터 1조 원 넘게 투자해 연짝공단 내 한국 기업 가운데 최대 투자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효성 측은 “동나이법인을 신설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베트남 정부와 상생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2007년 5월 베트남법인 설립 이래 효성은 베트남에 지속적으로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2015년 4월에는 베트남법인 바로 옆 대지에 효성 동나이법인을 설립해 스판덱스, 타이어코드는 물론이고 전동기와 나일론, PTMG(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 등의 생산시설을 추가했다. PTMG는 스판덱스인 크레오라의 원료로, 지난해 생산시설 건립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이로써 효성은 베트남 생산시설에서 스판덱스를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일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효성 측은 일괄체제 구축으로 생산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신속한 제품 차별화가 가능해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나일론을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함으로써 원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 스판덱스와 합동 마케팅 강화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거나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이어 보강재 3대 제품 생산

효성 베트남 스판덱스 생산공장에서 베트남 현지 노동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 제공·효성]

효성 베트남 스판덱스 생산공장에서 베트남 현지 노동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 제공·효성]

산업자재 부문에서도 효성의 베트남 공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타이어보강재인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등 3개 제품을 한 공장에서 생산함으로써 글로벌시장 경쟁력을 높였다는 점에서다. 또한 베트남에 진출한 전동기 사업 역시 향후 중공업 부문의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재 베트남의 저압 전동기 시장은 500억 원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효성의 고효율-프리미엄 전동기가 본격적으로 베트남시장에 공급되면 효성이 유리한 공급자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부품 소재 중심으로 베트남에서 사업 영역을 넓혀온 효성은 앞으로 액화석유가스(LPG) 등 내수 연료시장은 물론, 초고압변압기·배전변압기 등 전력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준비 중이다. 

조현준 회장은 2016년 11월 베트남 경제를 총괄하는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만나 베트남 현지 인프라 사업 진출과 신규 투자사업 등 베트남 정부와 협력 강화에 힘을 쏟은 바 있다. 응우옌 총리와 면담 자리에서 조 회장은 “효성만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발전소와 아파트, 폐기물처리시설, 석유화학시설 등 베트남 내 다양한 인프라 사업에 함께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며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전자결제 등 베트남 금융산업과 IT(정보기술)산업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신규 사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9월에는 방한한 베트남 투자기획부 장관 일행을 김규영 사장과 조현상 사장 등이 만나 베트남 정부의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효성은 앞으로도 베트남에 10억 달러 이상 투자해 베트남을 기반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확고한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대표 법인 육성
2007년 효성이 베트남에 투자를 시작할 때만 해도 동나이성 연짝지역은 고무나무밭이 가득한 불모지에 가까웠다. 그러나 효성이 이곳에 공장을 건립한 이후 상전벽해가 이뤄졌다. 베트남 정부는 연짝공단에 도로와 전력시설 등을 확충했고, 효성의 베트남 생산기지 주변에 상가와 시장이 형성되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 

현재 효성 베트남법인에는 임직원 67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역 인재를 다수 채용한 효성은 2012년 동나이성 내 우수 고용창출 기업으로 경제활성화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았다. 2013년 2월에는 법인세 성실 납부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2015년에는 베트남 투자기획부로부터 우수 사회책임활동 기업으로 뽑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자 공단 내 최고 수준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으며, 출퇴근버스 등 복지혜택도 지원하는 효성 베트남법인은 동나이성은 물론 인근 호찌민시에서도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손꼽힌다. 

한발 더 나아가 효성 베트남법인은 현지 채용인을 관리자로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적극 운영 중이다. 인사, 총무, 재무, 전략에서부터 영업, 생산, 품질 관리까지 오랜 시간 축적해온 효성의 경영 노하우를 고스란히 베트남에 전수하고 있는 것. 이 같은 노하우 전수와 엄격한 품질 관리 덕에 효성 베트남법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균일한 제품을 공급하는 최우수법인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미소원정대, 7년간 베트남 주민 1만1000여 명 진료
[사진 제공·효성]

[사진 제공·효성]

효성은 베트남법인이 위치한 동나이성 연짝지역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효성의 사회공헌활동 가운데 으뜸은 단연 의료봉사단인 미소원정대의 활동이다. 2011년부터 매년 여름이면 한방 및 치의학 의료진과 베트남 임직원 자원봉사자 50여 명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이 베트남 동나이성을 방문해 주민 1500여 명을 진료하고 있다. 지난해 의료봉사에는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내과, 외과, 산부인과, 치과, 한방과 의료진 21명과 현지 안과 의료진 2명이 동행했다. 

효성 베트남법인 임직원 100명도 자원봉사자로 나서 의료진의 원활한 진료를 위해 통역과 안내를 맡았다. 지금까지 미소원정대가 진료한 베트남 주민은 1만1000여 명. 효성 측은 “해마다 더 많은 지역 주민이 미소원정대의 진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베트남어로 된 ‘임신과 출산’ 책자를 기증했으며, 인근 지역 2곳에 미니 도서관을 마련해 학생들이 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2013년 이후 효성 베트남법인 인근 초중고교에 컴퓨터 200여 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주간동아 2018.02.07 1125호 (p20~23)

  •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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