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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 워너원 컴백

우리가 WANNA ONE을 고소한 이유

과도한 심쿵 매력 발산과 팬들 고막 농락에 관한 특례법 위반에 대한 처분

우리가 WANNA ONE을 고소한 이유

우리가 WANNA ONE을 고소한 이유
“올해 가요계를 평정할 아이돌 누굽니까아아!” 올여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워너원(WANNA ONE)의 인기가 무섭다. 지난 대선에 나왔다면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했을 것만 같은 기세다. 그런 워너원이 데뷔한 지 100일을 앞두고 두 번째 앨범을 내놨다. 들판을 휩쓰는 메뚜기 떼처럼 이번에는 팬들의 마음을 얼마나 남김없이 쓸어갈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이 글은 그토록 ‘유해’한 워너원의 ‘원죄’에 대한 일종의 판결문식 기록이다.



판 결 문

우리가 WANNA ONE을 고소한 이유
[사건제목] 과도한 심쿵 매력 발산과 팬들 고막 농락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살인 미소와 방화, 폭발물사용죄에 대한 처분 

[사건번호] 이렇게멋있어도되는법2017저장1113 

[원고] 워너원 컴백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국민 프로듀서들 

[피고] 11인조 보이그룹 워너원(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 

[주문] 피고인 11명 전원을 ‘무기한 연예활동’에 처한다. 

[이유] 범죄사실 


1. 과도한 심쿵 매력 발산에 관한 특례법 위반 
피고인은 각기 다른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연습생들로 2017년 4월 7일부터 6월 16일까지 방송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한 101명 가운데 최종 11인에 들어 보이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했다. 이후 시한부(1년 6개월) 그룹활동을 하고 있다. 

2017년 8월 7일 ‘에너제틱(Energetic)’이 타이틀곡인 데뷔 앨범 ‘1X1=1(TO BE ONE)’을 내고 활동하며 과도한 매력으로 팬들의 심장을 마구 뛰게 했다. 단기간에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수많은 장르의 광고 모델, 잡지 표지를 꿰차며 그야말로 혜성처럼 떠올랐고, 수많은 ‘굿즈’를 양산해 치킨과 화장품 사재기가 벌어지게 하는 등 사회 질서를 혼탁하게 만들었다. 또 팬들의 가벼운 지갑을 더더욱 가볍게 해 경제적 악영향도 끼쳤다. 이후 국내 브랜드 팬사인회를 비롯해 홍콩, 대만, 필리핀 등 해외에서 팬미팅을 진행하자 국내 팬들로부터 “가뜩이나 시한부 활동인데 국내 역차별”이라는 원성을 사기도 하였다. 

피고인은 2017년 11월 13일 데뷔 앨범의 프리퀄 리패키지 앨범인 ‘1-1=0(NOTHING WITHOUT YOU)’을 발매하였다. 타이틀곡 ‘Beautiful’의 뮤직비디오를 무비(Movie) 버전과 퍼포먼스(Performance) 버전으로 각각 내놓아 팬들의 ‘팬질’을 위한 시간과 돈을 2배로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뮤직비디오에서 멤버 전원이 연기에 도전해 늘 새로운 소식에 목말라하는 팬들에게 초대형 떡밥을 투척하였다. 복싱 유망주로 등장하는 강다니엘과 박지훈 외에도 경찰 제복이 찰떡같이 어울리는 황민현과 흰색 도복을 입고 미소 짓는 옹성우 등 각양각색의 캐릭터로 분한 멤버들은 팬들에게 새로운 외장하드 저장용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피고인은 12월 서울, 부산 두 도시에서 첫 국내 팬미팅 ‘워너원 프리미어 팬콘(Wanna One Premier Fan-Con)’을 열 예정이다. 벌써부터 이 팬콘 예매는 팬들 사이에서 ‘피켓팅’(피의 티켓팅)으로 불리며 대학교 수강신청 못지않은 클릭을 유도하였고, 예매에 실패한 팬은 “내가 클릭한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라며 슬픔에 잠긴 상황이다.


증거자료 1. 
워너원의 새 앨범 ‘1-1=0(NOTHING WITHOUT YOU)’.

증거자료 1. 워너원의 새 앨범 ‘1-1=0(NOTHING WITHOUT YOU)’.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2. 팬들 고막 농락에 관한 특례법 위반 
피고인은 2017년 11월 13일 오후 Mnet과 tvN을 통해 컴백쇼 ‘COMEBACK WANNAONE [Nothing Without You]’를 진행했다. 멤버 하성운은 컴백쇼 도중 “기쁜 소식이 들어왔다. 신곡 ‘Beautiful’이 지금 음원 차트 1위다”라고 말하였고, 이날 피고인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발매한 리패키지 앨범은 WANNA Ver.과 ONE Ver.으로 출시되었으며 선주문량만 50만 장에 달하였다. 데뷔 앨범의 판매량(72만 장)과 합산하면 밀리언셀러 기록을 데뷔 100일 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는 그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다. 피고인은 앞서 첫 앨범활동을 통해 음악 방송 15개에서 1위 트로피를 거머쥐며 ‘워너원 신드롬’을 주도한 바 있다. 이 같은 싹쓸이로 인해 컴백했거나 컴백을 앞둔 아이돌들의 좌절감이 무척이나 심각하다. 

현재 팬 커뮤니티에는 이들의 신곡과 뮤직비디오를 두고 다양한 감상 및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11월 14일 오후 3시 기준으로 ‘Beautiful’은 멜론, 지니, 벅스뮤직, 엠넷,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등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텐조, 우직, 키비가 참여한 ‘Beautiful’은 피고인의 애절한 보이스와 멜로디가 귀를 사로잡는 곡이다. 종전의 타이틀곡 ‘에너제틱’이 한여름처럼 뜨거웠다면 이번에는 초겨울 같은 분위기로 팬들에게 새로운 감성을 일깨우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이외에도 ‘Nothing Without You’ ‘갖고 싶어’ ‘Twilight’ 등 총 11곡이 수록되어 있다. 기존에 발매된 ‘에너제틱’과 ‘활활(Burn It Up)’은 원곡과 함께 리믹스 트랙으로 수록되었다. ‘Wanna Be(My Baby)’의 프리미어 쇼콘 라이브 버전은 앨범에서만 만날 수 있다. 

한편 피고인의 앨범을 살펴보면 팬들을 농락하는 대목이 곳곳에 등장한다. 3번 트랙 제목은 ‘갖고 싶어’. 노랫말을 살펴보면 ‘너의 이름까지 갖고 싶어/ 너의 눈빛 작은 손짓 하나까지/ 너의 기억까지 안고 싶어/ 너의 시간 모든 순간까지 다/ 갖고 싶어’와 같은 대목이 나오는데 필시 이처럼 워너원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대변하는 가사가 고막에 내리 꽂힌다면 팬들은 부끄러워질 것임이 분명하다. 팬송을 가장한 피고인의 팬심 까발리기 트랙인 ‘Wanna Be(My Baby)’의 가사를 봐도 이 같은 사실은 명료해진다. ‘이런 느낌 처음인걸/ 혹시 이게 사랑일까/ 뭐든지 다 해주고 싶어/ (네가 원하는 거 말이야)’라는 가사에는 워너원을 위해서라면 전기요금과 부모의 등짝 스매싱까지 감수하며 뮤직비디오나 음원을 밤새워 스트리밍할 수 있는 워너블의 팬심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피고인은 현재 ‘2017 MAMA’(Mnet Asian Music Awards) 신인상과 그룹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린 상태다. 11월 15일 열린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sia Artist Awards)’에서는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연말에 추가로 트로피를 ‘득템’할 경우 팬들의 마음은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증거자료 2.
11월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sia Artist Awards)’에서 워너원이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 
이들은 이날 신인상을 수상했다. [조영철 기자]

증거자료 2. 11월 15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Asia Artist Awards)’에서 워너원이 레드카펫을 밟는 모습. 이들은 이날 신인상을 수상했다. [조영철 기자]

3. 미소 살인죄 
‘심쿵사(死)’는 본디 심장이 쿵쿵 세게 뛰거나, 쿵 하고 내려앉을 정도로 놀라거나, 설레어 죽을 것 같다는 뜻의 ‘덕후’들 신조어다. 어떤 일이나 대상을 보고 귀엽거나 설레거나 멋지다고 느끼는 정도가 매우 심할 때 주로 쓴다. 피고인은 수시로 공식 팬미팅과 방송 무대, 팬사인회 외 사석에서도 살인 미소를 동시다발적으로 쏘아대 원고의 심장을 아프게 하였고 그중 일부를 빈사 상태에 이르게 하였다.

4. 방화죄 
피고인은 2017년 8월 17일 데뷔와 동시에 전국과 세계 팬들의 마음을 ‘상남자’처럼 열어젖히는 데 성공하였다. 이후 평소 소지하고 있던 매력을 ‘에너제틱’하게 어필하였고 뜨거운 불씨를 팬들 마음속에 저장하여 ‘활활’ 태우는 데 성공하였다. 이후 3개월 만인 2017년 11월 13일 다시 돌아와 활발한 연예활동을 벌이며 원고에게 치료 일수 불상의 가슴 부위 워너원앓이 화상 등을 가하였다.

5. 폭발물사용죄 
형법 제119조 1항이 규정한 폭발물사용죄는 폭발물을 사용하여 공안을 문란하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공공위험범죄로 개인의 생명, 신체 등과 아울러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그 보호법익으로 한다. 피고인은 2017년 11월 13일 타이틀곡 ‘Beautiful’ 무대를 소화하며 ‘멋짐’이라는 폭발물을 소지하고 함부로 남용하였다. 과도하게 멋진 퍼포먼스와 농익은 표정, 가창력 등을 활용하여 멋짐의 폭발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고 그 살상력은 원고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정말 진짜 대박 리얼 헐’ 수준으로 높다고 판단되는 바이다.


증거자료 3.
타이틀곡 ‘Beautiful’ 뮤직비디오에서 열연한 
워너원 멤버들의 모습.

증거자료 3. 타이틀곡 ‘Beautiful’ 뮤직비디오에서 열연한 워너원 멤버들의 모습.

[양형 이유] 
피고인은 상습적으로 뭇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의 전두엽과 측두엽 및 고막 등에 침투하여 예고 없이 매력을 ‘마구마구’ 발산하고 함부로 시선을 강탈하는 등 그 죄질이 매우 좋지 아니하며, 데뷔 이래 누구보다 단기간 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기에 재범의 위험성 또한 높다고 보인다. 다만, 피고인이 모든 범행을 인정하였고 향후 워너원 멤버로서가 아니더라도 꾸준한 연예활동을 약속한 점, 서울과 부산에서 ‘워너원 프리미어 팬콘’을 통해 팬들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만날 예정인 점, 평소 잔망스러운 애교와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팬들을 흐뭇하게 해준 점, 멋진 비주얼로 ‘얼굴만 봐도 재미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게 해준 점, 웃을 일 없는 팍팍한 대한민국에서 팬들의 만면에 엄마 혹은 아빠 미소를 띠게 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건강 상태, 가족관계 등 제반 양형 조건들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입력 2017-11-17 15:17:06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사진 YM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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