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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왜 공무원시험에 몰리나? 따져보면 볼수록 공무원이 최고

수당, 연금 포함하면 대기업 못잖아…실질임금 공개해야

왜 공무원시험에 몰리나? 따져보면 볼수록 공무원이 최고

왜 공무원시험에 몰리나? 따져보면 볼수록 공무원이 최고
과거 사법시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것 가운데 하나가 낮은 합격률이었다. 시험 자체도 어려웠지만 응시자가 많아 최종 합격자의 비율이 응시자의 3%도 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이 최근 공무원시험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올해 국가직 9급 공무원 채용시험 최종 합격률은 2%를 간신히 넘겼다. 정부가 올해 공무원 채용 인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응시자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합격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공무원시험에 목을 매는 이유는 뭘까. 공무원이 보기보다 좋은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7~9급 공무원의 급여를 꼼꼼히 따져보면 일반 기업에 비해 많을 뿐 아니라, 퇴직 후 받는 공무원 연금까지 감안하면 대기업 임원이 부럽지 않다. 여기에 고용 안정성도 확실하다. 말하자면 취업준비생이 바라는 알짜배기 직장인 셈이다.



공무원 박봉은 옛날이야기

통계청이 지난해 5월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준비자 65만2000명 가운데 일반직 공무원시험 준비자는 25만7000여 명으로 전체의 약 40%에 달했다. 취업준비생 10명 중 4명이 공무원을 꿈꾸며 2~3년간 시험 준비에 몰두하는 것이다. 한창 일할 세대인 이들이 수험생이 되다 보니 경제적 손실이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생(공무원시험 준비생)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아 생기는 경제적 손실이 매년 17조1429억 원에 달한다.

7월 정부는 매년 공무원 선발을 늘려 5년간 17만여 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회예산정책처 추산에 따르면 공무원 추가 채용으로 향후 30년간 327조7847억 원의 비용이 더 든다.

하지만 채용 인원이 늘어난 만큼 응시자도 증가했다. 올해 9월 최종합격자 발표를 마친 국가직 9급 공무원 채용시험에는 역대 최다 인원인 22만8368명이 몰렸다. 최종 합격해 공무원이 된 인원은 총 4994명. 합격률은 2.19%였다. 특히 수험생이 몰리는 일반 행정직의 경우 지원자 4만1910명 가운데 총 243명이 합격해 합격률은 0.58%에 불과했다. 

그만큼 현재 취업준비생에게는 공무원이 가장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방증이다. 공무원은 민간기업 직원에 비해 고용 안정성은 물론이고 급여도 높다. 물론 매년 공시되는 공무원 급여는 일반 기업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여기에 고정 수당을 가산해야 한다.

공무원 발령을 받고 1년이 지나야 모든 기본 수당의 적용 대상이 된다. 공무원 수당은 크게 상여수당, 가계보전수당, 초과근무수당, 특수수당, 실비변상수당 등 5가지로 나뉜다. 이 중 가계보전수당과 특수수당은 부양가족이 있거나, 오지에서 근무하거나, 일하는 직무에 따라 받는 급여라 개인차가 크다. 하지만 나머지 수당은 기본 지급액이 있다.

상여수당 가운데 하나인 정근수당은 2년 차 공무원부터 지급받는 기본 수당이다. 2년 차부터 월봉의 5%를 2번에 나눠 지급한다. 10년 차가 되면 월급의 절반을 2번 준다. 즉 월급이 한 해에 13번 나오는 셈이다.

성과상여금은 공무원 급수에 따라 일정 호봉의 월급이 지급기준액이 된다. 개별 평가에 따라 이 금액의 일정 비율을 상여금으로 주는 방식이다. 평가 결과 상위 20%는 S등급으로 지급기준액의 172.5%를 준다. 상위 20~60%는 A등급으로 150%, 60~90%는 B등급으로 85%를 지급한다. 평균은 110%로 연 1회 지급된다.



연금까지 따지면 대기업 부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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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근무수당에는 시간외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이 있다. 이 중 시간외근무수당은 실제 시간 외 근무를 하지 않아도 일정 금액이 지급된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5조에 따르면 공무원은 한 달에 15일 이상 출근하면 10시간 분량의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받는다. 매달 13만 원씩 정액급식비는 물론, 급수에 따라 매달 일정한 직급 보조비도 받는다. 명절휴가비도 설, 추석마다 월 급여의 60%씩 지급된다.

이를 모두 합치면 군 복무를 마친 2년 차 남자 9급 공무원이 받는 기본 수당과 임금은 연간 2801만2296원, 7급은 3481만4328원이다(표 참조). 이는 그야말로 기본이고 여기에 맡은 업무와 가족 상황 등에 따라 추가 수당이 지급된다. 실제로 교정본부가 공개한 9급 5호봉 교도관의 월급은 324만9340원으로 명절 휴가비와 정근수당, 성과상여금까지 합산하면 연봉 4300만 원에 달한다. 

2월 인터넷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2523만 원으로 9급 공무원의 연봉보다 적다. 같은 조사에서 외국계 기업의 평균 초봉은 3464만 원, 공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3459만 원과 3855만 원을 기록했다.

이렇게 단순 비교하면 공무원 급여가 중소기업보다 낫고,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보다는 못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시간당 평균 급여를 따져보면 공무원이 민간기업 직원보다 더 많이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2일 오호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민간임금격차의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공무원의 평균 연봉은 6257만 원, 연평균 근로시간은 2178시간이었다. 하지만 민간 부문 전체의 평균 연봉은 5124만 원에 그쳤다. 연평균 근로시간은 2293시간으로 공무원에 비해 100시간 이상 많았다. 시급으로 따지면 공무원의 시간당 임금은 2만9090원으로 일반 직장인의 2만2921원보다 약 6000원 많다.

연금까지 계산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9월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령자(55~75세 기준)의 월평균 연금 수령액을 집계한 결과 국민연금 수령자는 평균 33만3000원, 공무원연금 수령자는 228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국가직 공무원은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내야 할 돈은 늘고 수령액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최근 임용된 공무원들은 옛날처럼 연금만 믿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5년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공무원의 연급지급률은 현 1.9%에서 2035년까지 1.7%로 인하된다. 공무원들이 매달 받는 연금 급여는 월평균 소득에 근속연수와 연급지급률을 곱해 계산한다. 근속연수가 30년일 경우 그동안 공무원연금으로 월평균 소득의 57%를 받았다면 2035년 이후에는 51%로 떨어진다. 하지만 국민연금도 당초 50%였던 소득대체율이 2028년까지 40%로 떨어져 수령액이 줄어드는 건 마찬가지다.



공무원 직급·직책·호봉별 급여 공개해야

왜 공무원시험에 몰리나? 따져보면 볼수록 공무원이 최고

6월 서울시 지방공무원 공개경쟁 임용 필기시험장인 서울 용산고 입구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 배치표를 확인하고 있다.[동아일보]

일각에서는 공무원이 받는 연금, 수당 등을 고려하면 공무원 증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 추산에 따르면 공무원 추가 채용으로 발생하는 인건비는 인당 17억3000만 원. 하지만 한국납세자연맹이 공무원 임금 구조를 분석해 7월 19일 발표한 자료는 사뭇 다르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1인을 채용해 30년간 유지하는 비용은 총 30억2400만 원(1년 기준 1억799만 원)으로 국회예산정책처의 추산치보다 2배가량 많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이 자료에서 공무원 1인의 연간 운영비 가운데 국민건강보험료와 기본 경비, 퇴직금을 제외한 공무원의 평균 실질연봉은 8853만 원으로, 이는 근로자 상위 7%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인사혁신처는 “한국납세자연맹 자료에는 고위직이나 검찰 등 임금이 높은 공무원까지 모두 포함돼 실제보다 연봉이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공무원 증원 비용에 구멍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본 수당 외 복지포인트, 공무원연금 세금보전액 등 간접경비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

복지포인트는 1년에 한 번 지급되는 일종의 바우처다. 포인트당 1000원으로 계산하며 이 금액은 건강관리, 자기계발, 여가활동, 가정 친화 등에 돈 대신 사용할 수 있다. 복지포인트 지급 기준은 맡은 직책과 직급, 근속연수, 부양가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공무원마다 받는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9월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공무원 인당 지급된 복지포인트 액수는 평균 129만4000원이다. 가장 많이 받은 지방자치단체는 서울 도봉구로 인당 243만3000원이 지급된 반면, 최소액을 기록한 강원 홍천군은 59만7000원이었다. 또 한국납세자연맹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 인당 매년 공무원연금 세금보전액으로 1484만 원이 지출된다. 한국납세자연맹은 또 유족연금, 간접경비 등으로 2039만 원가량이 매년 지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납세자연맹 관계자는 “17만 공무원 증원 공약과 관련된 혼란을 막으려면 직급·직책·호봉별 공무원 실질임금을 공개해야 한다. 국민 세금을 바탕으로 공무원을 채용, 운영하는 만큼 국민은 이를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입력 2017-10-14 02:45:13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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