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5

2014.04.28

꼬리 무는 의혹…세월호 5대 미스터리

침몰 직전 이 선장 팬티 바람으로 탈출, 왜?…검찰, 해수부와 해경 수사 안 하나 못 하나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14-04-28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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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리 무는 의혹…세월호 5대 미스터리

    4월 16일 오후 한 방송사 카메라에 잡힌 세월호 선장 이준석 씨(왼쪽). 해경 구조헬기에 최초로 구조된 인물은 선원이었다.

    ‘기적처럼 태어났으니 기적처럼 살아오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일반 시민이 진도우체국으로 보낸 구호물품 위에 쓴 감동적인 글귀다. 하지만 기적의 생환을 바라는 전 국민의 염원에도 사망자만 늘어가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정확한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한 검찰 및 경찰의 수사는 실종자 구조처럼 더디기만 하다. 국민의 공분을 상식선에서라도 해소해줄 수 있는 시원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사고 발생 이후 2시간 동안 구조작업에서 벌어진 혼선의 원인과 그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 또한 제대로 가려지지 않고 있다.

    국민이 궁금해하는 사안은 아주 명료하다. 사고 후 배가 갑자기 기울고 침몰하는 상황에서 탑승자 구조가 비효율적인 데다 늦어진 이유는 무엇이고,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얼마나 질 것인지가 그 하나다. 6800t이 넘는 배가 어떻게 단 몇 분 만에 기울어 쓰러질 수 있으며, 그 책임을 누가 어떻게 얼마나 질 것인지가 두 번째다. 그리고 대형 재난 사고의 컨트롤타워와 안전점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해양수산부(해수부)와 해양경찰(해경)의 잘못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관련자에게 응당한 책임을 묻는 일 등이다.

    01 사고 직전 선장, 선원 도박에 음주?

    먼저 세월호가 침몰하는 순간, 승객에게는 구명조끼를 입고 선내에 대기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자신만 먼저 탈출해 전 국민적 지탄을 받는 이준석 선장(4월 19일 구속)의 사고 발생을 전후한 행적은 꼭 밝혀야 할 미스터리다. 특히 국내에서 울돌목 다음으로 유속이 세고 조류 변화가 많은 맹골수도 지점을 통과하는 시각에 그가 조타실을 비운 이유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힌다는 측면에서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선장 이씨는 4월 18일 전남 목포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설치된 검경합동수사본부의 구속 전 조사 과정에서 사고 당시 조타실을 비운 이유에 대해 “항로를 지시하고 침실에 개인 용무로 볼일이 있어 잠시 갔다 왔다”고 밝혔다. 이후 4월 19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에서 있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이씨가 밝힌 ‘잠시’와 ‘개인 용무와 볼일’은 각각 ‘3분’과 ‘담배’였다.

    문제는 이씨가 조타실을 비운 시간에 대해 선원의 진술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기관사와 조타수 등 일부 선원은 조사 과정에서 “선장이 조타실을 비운 시간이 1시간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진술을 한 선원들은 당시 조타실에 있지 않았다. 사고 당시 조타실에는 유기치사 혐의로 4월 22일 구속된 기관장 박모 씨와 19일 구속된 3등 항해사 박모 씨, 조타수 조모 씨 등 3명만 있었다. 과연 사고 직전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원과 이씨는 어디서 뭘 하고 있었을까. 이를 둘러싼 온갖 소문이 나도는 이유도 그들 스스로가 말하는 행적이 너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구체적 증거는 없지만 사정기관 관계자 사이에서 퍼져나가는 소문은 이씨의 비상식적인 승객 선내 대기 지시, 조기 탈출과 맞물리면서 일반인의 입에도 회자되고 있다. 이씨가 다른 선원들과 함께 아침을 겸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는 설, 밤새껏 다른 선원들과 도박판을 벌이고 있었다는 설, 세월호 소속사인 청해진해운 직원 중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출신이 많은 점으로 미뤄 다른 선원들과 함께 선장실에서 예배를 보고 있었다는 설 등이 그것이다.

    이런 소문이 도는 이유는 사고 직후 발 빠르게 구조신고를 하지 못하고, 퇴선 명령을 내리지도 않은 채 내부에서 기다리게 한 것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때문이다. 이씨와 선원들이 술에 취하거나 도박 등 놀이에 빠져 있었을 것이라는 설은 전직 연안 여객선 선원들 사이에서 선실 내에 술과 도박이 판친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제기됐다.

    02 해경 음주측정 왜 안 했나

    더욱이 이씨와 선원들에게 뺑소니 혐의를 적용한 해경이 정작 이씨와 선원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음주측정 검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배를 탈출할 당시 이씨가 반바지 차림에 카디건을 입고 있었다는 것도 설왕설래의 근거가 된다. 선장 복장은 규정으로 정해놓진 않았지만 정복을 입고 있는 게 관행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건을 수사하는 검경합동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음주측정은 차량뿐 아니라 어선 사고에서도 기본적으로 실시하는 것인데 해경이 왜 안 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종 소문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도박 정황을 알아보려고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선박 내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입출금과 출항 직전 계좌 입출금 명세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4월 21일 오후 목포해양경찰서에 수감 중인 이씨를 접견한 강정민 변호사는 “이 선장 말에 따르면 이런 소문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이 선장이 조타실을 떠난 시점은 사고 발생 10분 전쯤이었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가 들은 사고 직전과 직후 이씨 행적은 이렇다.

    “이 선장은 밤 12시 취침해 4월 16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났다. 6시쯤 아침을 먹고 이후부터 조타실에 있었다. 병풍도를 지나갈 무렵 맹골수도를 거의 벗어난 시점(8시 38분쯤)에서 ‘이제는 문제될 게 없다’고 판단해 옷도 갈아입고 담배와 다른 것들을 가지러 가려고 선장실로 갔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기우뚱하고 넘어가자(8시 48분쯤) 놀라 트렁크팬티 차림으로 조타실로 뛰어오다 미끄러져 엉덩이와 갈비뼈 아랫부분을 다쳤다.

    다친 상태에서 조타실로 겨우 기어와 벽에 기댄 채 1등 항해사 강모 씨(4월 19일 구속, 견습직)에게 구조 요청과 안내방송을 지시했다(8시 55분쯤 몸이 아파 선내 안내방송 마이크와 무전기 쪽으로 갈 수 없었다는 뜻). 이씨는 그런 가운데서도 기운 배를 원상 복구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사고 후 구출돼 담요로 급하게 아랫도리를 가린 이유도 팽목항에 팬티차림으로 도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03 선실 내 대기 명령 누가 했나

    승객을 객실이나 선실에서 무작정 대기하라고 한 안내방송은 대형 참사의 주요 원인이다. 이 방송을 하게 한 주체가 정확히 누구이며 승객에게 실제 퇴선 명령이 내려졌는지, 그것이 실제 전달됐는지도 꼭 밝혀내야 할 의문이다. 또한 기관사와 항해사, 조타수 등 선박직 선원들에게 승객을 구조하는 대신 퇴선할 것을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관심사다.

    지금까지 언론에 알려진 사항을 종합하면 이씨가 사고 발생 이후 뒤늦게 조타실에 도착해 승객에 대한 선내 대기 안내방송을 지시했고, 그 후 해경 구조팀이 현장에 도착하자(9시 30분쯤) 선박직 선원들에게만 자기들만 쓰는 내부 무전기를 통해 퇴선 명령을 내렸다는 것. 선원들은 1층과 2층 선실에서 3층 갑판(라운지), 5층 조타실로 이어지는 전용통로를 통해 빠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씨와 선원들은 구속 직후 간단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선장이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가 언제 퇴선 명령을 내렸으며 명령 대상이 승객과 선원 전체인지, 승객들에겐 이 명령이 어떻게 전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런데 검경합동수사본부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 가운데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씨보다 앞서 기관장 박씨가 기관사들을 비롯한 일부 선원에게 퇴선 명령을 먼저 내린 것.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직 선장이던 이씨보다 정규직인 기관장 박씨의 월급이 훨씬 많은 데다 실질적으로 청해진해운 안에서도 서열이 높다. 기관장이 속한 공무팀의 말이 곧 법이다. 배의 부실 안전점검과 구조 변경 과정에도 박씨를 비롯한 공무팀이 깊이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 변호사는 “이 선장은 라이프 재킷(구명조끼)을 입고 대기하라는 말을 하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의 취지는 탈출에 대비하라는 것이었다. 실제 방송을 누가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퇴선 명령은 9시 38분 조타실과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교신이 끝난 다음 해경 구조팀이 온 상황에서 1등 항해사 강모 씨에게 승객들과 선원들의 퇴선을 지시했는데 승객들에게 이게 전해졌는지는 이씨 자신도 모른다고 했다. 조타실에 있던 항해사들과 조타수들이 나가는 것을 보고 자신은 제일 마지막으로 나왔다고 한다”고 밝혔다.

    꼬리 무는 의혹…세월호 5대 미스터리

    항적도와 조류도로 재구성한 세월호 급선회 원인 분석도.

    04 잃어버린 구조시간 14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사고 직후 배가 심하게 기울어지고 P자 형태로 표류하고 있는데도 해경이 관할하는 진도 VTS가 9시 6분이 될 때까지 전혀 관제를 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 진도 VTS는 연안관제센터이기 때문에 자신의 관할지역에 들어오는 모든 선박 항적이 자동으로 관리되며 관제사들은 이를 지켜보다 선박 항적에 이상 동향이 있으면 승객들에 대한 탈출 지시 등 즉각적으로 관제를 시작해야 한다. 더욱이 9시 6분부터 38분까지, 즉 이씨와 선원들이 탈출할 때까지 이뤄진 무선 교신 내용을 보면 진도 VTS도 명확하게 탈출 지시를 하지 않고 세월호에 판단을 미루는 정황이 드러난다.

    이날 아침 해경과 전남 소방본부에 신고가 접수된 후 초동조치 상황을 보면 의문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8시 52분 경기 안산시 단원고 학생 김모 군의 다급한 신고전화가 전남 소방본부 119구조센터에 걸려왔지만 무슨 영문인지 해경과의 3자 대화는 4분 후 이뤄진다. 해경 측은 그 다급한 상황에서도 김군에게 몇 번씩이나 “현재 배의 위도와 경도를 대라”고 다그친다.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더욱이 해경은 김군과의 통화를 마치고 곧바로 모든 수색함과 헬기에 수색 출동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라 8시 58분 세월호로부터 늦은 신고를 받은 후 9시 2분이 돼서야 출동지시를 내린다. 여기에다 사고 지역 인근에 있던 민간 어선에겐 구조 무전도 보내지 않았다.

    세월호가 급작하게 기운 8시 48분보다 10분 지난 58분에 해경에 공식 신고를 한 이유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 1등 항해사 강모 씨가 8시 55분 선장 이씨의 지시에 따라 제주 VTS에 무전신고를 한 과정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20분 거리인 사고 인근 지역 진도 VTS가 아니라 1시간 거리인 제주 VTS에, 그것도 인근 모든 VTS와 해경, 어선 등 무전기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다 들리는 공동채널 주파수가 아니라 단독채널 주파수를 이용해 신고한 이유가 도대체 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전 항해사 김모 씨가 한 방송에 출연해 “16번 공용채널 주파수에 맞춰 신고하면 해수부와 해경 등에서 모든 사실을 다 알게 된다. 그렇게 되면 머리도 아프고, 이러다 보니까 (책임 은폐를 위해) 할 수 없이 12번을 불렀다”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김씨 말처럼 세월호가 사고 직후 공용채널 주파수로 진도 VTS에 신고했다면 해경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 있는 해수부 소속 조난 구조함, 민간 어선(81명 구조), 해군이 좀 더 일찍 현장에 도착해 더 많은 인력을 구할 수 있었고, 선내 승객이 빨리 빠져나오도록 이씨와 선원들을 독려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강 변호사는 “이 선장은 선장실에서 조타실로 기어서 돌아온 후 항해사 강씨에게 진도 VTS에 신고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평소 조타실에는 마주보고 오른쪽, 왼쪽에 주파수가 각각 다르게 맞춰진 무전기가 비치돼 있는데 배가 30도쯤 왼쪽으로 기울면서 오른쪽 위에 있는 16번 공용채널 무전기에 손이 닿지 않아(기어올라도 미끄러지는 상황) 왼쪽 아래(손쉽게 잡을 수 있는 위치) 제주 VTS로 고정돼 있던 단독채널 무전기로 통화한 것뿐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꼬리 무는 의혹…세월호 5대 미스터리

    4월 23일 오후 인천여객터미널 내 한국해운조합 운항관리실을 검찰이 압수수색하고 있다(왼쪽). 하지만 정작 이들을 관리, 감독 하는 해양수산부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05 해수부와 해경은 죄가 없다?

    사고 원인을 두고도 정확히 밝혀야 할 의혹이 많다. 3등 항해사 박씨의 지시에 따라 조타수 조씨가 세월호를 오른쪽으로 5도 변침을 시도한 시각은 8시 48분. 조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타를 5도 틀었는데 45도가량 돌아갔다. 타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월호는 출항 2주 전 자체 조사에서 조타기 이상이 발견돼 고치겠다고 인천지방해양항만청과 인천해양경찰서, 안전검사를 담당하는 한국선급에 보고했지만 이를 확인한 기관은 그 어느 곳도 없었다.

    현재까지 드러난 세월호 사고 원인은 복합적이다. △노후 선박의 운용 허가 △무리한 증축(무게 211t 증가) △이로 인해 높아진 무게중심(51cm) △조타기 고장 △불법 과적(적정량 1077t, 실제 3600t 적재) △평형수 부족(복원력 상실) △화물 고정(고박) 장치 미흡 △엔진 정전(변침 후 36초간) △비정규직 선장과 항해사 채용 △국내 최고 난 조류 지대 △선장과 선원들의 안전 또는 도덕 불감증 등이다. 해운업계에서 있을 수 있는 온갖 부정과 불법이 총망라돼 있다.

    따라서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칼날도 전 방위로 향한다. 세월호 소속사인 청해진해운은 물론, 정부를 대신해 세월호의 정기 중간 안전검사와 증축 당시 복원성검사를 담당한 한국선급과 평소 안전점검을 담당하고 20년 연한의 노후 선박 규제조항을 30년까지 늘리도록 국회 로비를 한 한국해운조합, 과적과 고박 장치 미흡을 간과한 인천지방해양항만청, 청해진해운의 실질적 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그들이다. 이 중 한국선급과 한국해운조합의 임원 및 이사장, 대표들은 해수부 출신 고위관료들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명 ‘해피아’(해수부 마피아)의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해운조합과 현직 해수부 관료와의 유착에 대한 정황이 언론보도를 통해 속속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해운조합으로부터 로비를 받고 노후 선박의 수명을 늘려 세월호 출항을 가능하게 하고, 허가 후 화물 적정량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검사를 하지 않은 해수부와 불법 운항 선박에 대한 점검을 하지 않은 해경에 대한 검찰의 수사 계획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현재 구조 및 수색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중앙재난대책본부와 검경합동수사본부에 속한 정부 부처와 경찰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가 부담스러워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에만 너무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 역량이 유 전 회장과 그 일가가 소유한 기업의 불법 캐내기에 쏠린 경향이 있다. 언론의 보도 태도도 그렇다.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을 포함한 전 국민의 공분을 해소하려면 갈팡질팡한 해수부와 해경의 초동대처, 노후 선박의 운항과 선박 안전상의 불법을 눈감아주거나 방치한 정부 각 부처, 해경, 한국선급, 한국해운조합, 해수부 마피아에 대한 수사가 더 시급하다”고 밝혔다.

    세모 一家의 총체적 경영비리가 세월호 참사 간접 원인

    검찰, 유병언 前 세모 회장 일가 전 방위 압박 수사


    꼬리 무는 의혹…세월호 5대 미스터리

    압수수색이 이뤄진 금수원 내에 수집용으로 보이는 선박이 전시돼 있다(아래).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선사 청해진해운의 실질 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진)과 그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청해진해운의 적자를 보전하려고 과적, 화물 고정 장치 불량, 비정규직 선장과 항해사 채용 등 세월호의 불법, 부당 운항을 직접 지시하거나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밝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각 계열사나 소유 회사로부터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유용했는지 여부도 살피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의 총체적 경영 비리가 사고의 간접 원인이 됐으며, 향후 피해자 보상 문제를 위해 유 전 회장 일가의 은닉 재산을 파악해둬야 한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인천지방검찰청 특별수사팀은 이런 의혹을 밝히려고 4월 23일 유 전 회장 일가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계열사와 자택 등 17곳에서 전격 압수수색을 벌이는 한편, 유 전 회장이 이끄는 서울 용산구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등을 포함해 서울, 경기, 인천, 경북 등에 있는 사무실, 유 전 회장과 그의 장남 대균(44) 씨와 차남 혁기(42) 씨 집에 검사와 수사관 70여 명을 보내 회계장부와 개인용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통해 유 전 회장 일가의 배임과 횡령 의혹 등 전반에 걸쳐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 전 회장은 1962년 장인인 권신찬 목사와 함께 구원파 목사로 활동했으며, 70년대 후반부터 사업가로 변신했다. 79년 세모를 설립한 후 86년 한강 유람선 사업권을 취득하는 등 건강식품, 유람선, 조선, 해운, 화학 등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사업에는 신도들에게 헌금 명목으로 받은 돈과 노동력이 바탕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1987년 오대양 사건(32명 집단 변사 사건) 당시 유 전 회장이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증거 부족으로 검찰 수사망을 빠져나갔고, 4년 후인 91년 재수사 과정에서 신도들에게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헌금 11억90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징역 4년형을 확정받고 복역했다. 출소 후 95년 세모해운을 다시 설립했지만, 2년 뒤인 97년 4700억 원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내고 잠적했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국내외 계열사만 30여 곳으로 계열사 자산과 부동산을 모두 합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5600억 원에 달한다.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을 비롯한 그 어떤 회사에도 직함이 없지만 대주주인 두 아들과 부인, 구원파 신도인 각 계열사 임직원을 통해 구두 경영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은 그동안 ‘아해’라는 예명의 ‘얼굴 없는 사진작가’로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국내외에 있는 각 계열사로 하여금 프랑스에 위치한 계열사 ‘아해프레스’가 소유한 자신의 사진을 비싸게 구매하게 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축적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한편 청해진해운의 지분 40%를 가진 천해지 측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뗐고 장남과 차남 등 3부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재산을 모두 처분해 보상에 나서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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