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30

2014.03.24

봉사 펼치고 한류도 심고 ‘대~박’

현대차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4개국서 활동 폭 넓혀

  • 김지은 객원기자 likepoolggot@empal.com

    입력2014-03-24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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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 펼치고 한류도 심고 ‘대~박’
    ‘국경을 넘나드는 청년들의 사회공헌.’

    2008년 창단한 현대자동차그룹의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올해 1월과 2월 인도네시아, 필리핀, 중국, 인도 등 4개국에서 다양한 봉사 활동과 함께 한류문화 전도사로서의 구실도 톡톡히 하고 돌아왔다.

    매년 여름과 겨울,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체 선발한 대한민국 국적의 대학생 500명으로 구성되는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올해로 12기를 맞아 지금까지 누적 인원 수만 6000명에 달한다. 지금까지 방문한 국가는 모두 18개국.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문화봉사단을 발족해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둥성 취푸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자 사당과 묘역의 보전 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활동 폭을 넓혔다.

    엄격한 심사로 선발한 글로벌 청년 리더

    “최근 들어 기업마다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그룹의 ‘해피무브’ 활동이 기업의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에 선구적 구실을 해왔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민간봉사단으로서 모범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습니다.”(신재민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 과장)



    대학생 사이에서도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인기는 엄청나다. 12기 선발 경쟁률은 30대 1이 넘었다.

    “선발 과정은 공정하고 엄격합니다. 신청자는 1, 2차에 걸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치는데, 심사위원들이 수천 장에 달하는 신청서류를 하나도 빠짐없이 꼼꼼히 읽어보고 선발 여부를 결정합니다.”

    심사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봉사 활동에 대한 마인드와 책임감이다. 지역이나 성별, 전공, 학과 성적, 토익이나 토플 점수에 대해서는 일절 차별을 두지 않다 보니 500명을 한데 모아놓고 보면 지역 분포나 성별, 전공이 고르게 분포한, 대한민국 대학생의 건강한 표본이 된다는 게 현대자동차그룹 측 설명이다. 선발 과정은 몹시 까다롭지만 선발된 봉사단 전원에게는 항공비, 현지 체재비 등 모든 관련 비용을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제공해 부담 없이 마음껏 봉사 활동을 펼칠 수 있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은 일정 기간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해외로 파견된다. 이번 12기 봉사단으로 선발된 대학생 500명 역시 2박 3일간 오리엔테이션을 거친 후 1~2월 2주간에 걸쳐 중국 옌청 빈민 지역 ‘기아가원(起亞家園)’에서 생활했다. 집짓기 봉사, 취푸에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보전 활동, 인도 첸나이 지역의 마을 공동시설 건립과 교육봉사 활동,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역 저소득 학생을 위한 기숙사 건축과 교육봉사 활동, 필리핀 마닐라 지역 빈곤 주민을 위한 주택 건축 등의 활동도 진행했다.

    해외 인연 국내 봉사 활동으로 이어져

    봉사 펼치고 한류도 심고 ‘대~박’

    현대자동차그룹의 ‘해피무브 글로벌 청소년봉사단’이 인도에서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문화교류 행사에 참석한 봉사단원들(맨 아래).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의 활동은 국내외 다양한 단체와 네트워크를 맺으며 진행된다. 열린의사회 등 국내 다양한 비정부기구(NGO)와 협업해 봉사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은 물론, 중국과 인도 등 현대자동차그룹 현지법인이 있는 국가의 경우 현지 대학생 중에서도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을 선발해 국내 봉사단원들과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에 대한 해외 대학생의 반응은 국내를 능가할 정도로 뜨겁다.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봉사 활동 기회가 적은 나라들이어서 이처럼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사회봉사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숙소에 도착하니 인도 대학생들이 우리를 맞이했습니다. 늦은 시간임에도 피곤한 내색 없이 우리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습니다. 인도 대학생들과 함께할 2주가 기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처음 만난 인도 대학생들과 인사를 나눌 새도 없이 저는 바로 카스트 제도, 인도의 과학기술, 크리켓, 카레, 힌두문화 등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솔직히 의사소통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인도 특유의 강한 영어 악센트와 발음을 알아듣지 못해 물은 것을 또 되묻고 종이에 써가며 어렵게 대화를 나눴지만, 생생한 이야기에 밤이 깊어가는 줄 몰랐습니다.”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12기 인도 D팀으로 참가한 김형태 군은 인도에서 2주간 그들과 함께하며 새로운 세상을 보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심지어 행복의 정의와 가치관에 대해서도 새롭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낮에는 드림센터 건축현장에서 벽돌을 쌓고, 해가 지면 드림센터 개교식 때 보여줄 문화공연을 연습했어요. 현장에서 일하는 것보다 문화공연 연습이 더 힘들었다면 믿으시겠어요? 살면서 그렇게 미친 듯이 무언가를 준비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우리 공연이 누구에게 평가되는 것이 아닌, 드림센터에서 꿈을 키워갈 아이들을 위한 무대였기에 힘들어도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 팀원 모두가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12기 인도네시아 B팀으로 참가한 김희경 양의 말이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은 한 차례의 해외봉사 활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를 거듭할수록 견고한 자생적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봉사 활동을 통해 끈끈한 유대 의식과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돌아온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이 이후에도 자생적으로 국내에서 지역봉사단체를 조직해 꾸준히 활동하는 것이다.

    “처음엔 이들과 함께 이후를 도모할 수 있겠단 생각까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봉사 활동을 다녀온 단원들에게 앞으로 무엇을 해보고 싶으냐고 했더니, 국내에서도 함께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긴 하지만 어느 지역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봉사 활동을 펼칠 것인지 등에 대한 사항은 철저히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해피무브 글로벌 청년봉사단’ 창단 5주년을 맞아 역대 봉사단원 3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해피무브 홈커밍데이’를 열었다. 이 자리를 통해 ‘해피무브’의 신미래비전과 핵심 가치, 슬로건을 발표하고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새롭게 발표한 미래비전은 ‘따뜻한 심장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글로벌 창의 리더 육성’을 목표로 한다. 비전 달성을 위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청년이 공유하고 실천해야 할 5대 핵심 가치인 ‘무버십(movership)’으로는 인류애 실천, 열린 협력, 창의적 도전, 글로벌 리더로의 성장, 지속가능한 행복 실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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