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9

2012.12.31

올해는 ‘올IP’가 통하는 세상

음성, 데이터 등 다양한 서비스 가능…‘조인’ 앞세워 소비자 본격 공략

  • 권건호 전자신문 통신방송사업부 기자 wingh1@etnews.com

    입력2012-12-31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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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올IP’가 통하는 세상

    이동통신 3사는 다양한 서비스를 인터넷프로토콜 기반으로 제공하는 올IP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차세대 통합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조인’을 선보였다. 왼쪽부터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2013년 정보기술(IT) 산업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올-인터넷프로토콜(IP)’이다.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유선과 무선 구분 없이 올IP로 통하는 시대가 됐다. 2013년은 올IP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올IP란 다양한 서비스를 인터넷프로토콜 기반으로 제공한다는 뜻이다. IP망을 통해 음성, 데이터, 멀티미디어 등 복합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통화하면서 영상을 보거나 파일을 전송하는 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2년 12월 26일 이동통신 3사가 선보인 차세대 통합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조인(joyn)’이다. ‘RCS(Rich Communication Suite)’라고도 부르는 조인은 흔히 ‘카카오톡을 잡기 위한 서비스’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인은 단순히 카카오톡을 겨냥한 서비스가 아니다. 네트워크 환경이 올IP로 바뀜에 따라 올IP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이동통신사들이 내놓은 첫 번째 서비스다. 카카오톡이 널리 퍼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40여 개 이동통신사가 RCS 서비스를 개발 중인 이유도 그래서다.

    조인은 통화, 문자, 채팅, 사진·영상·위치 공유 등 각종 커뮤니케이션을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동통신 3사 간 연동 서비스로, 휴대전화 주소록을 기반으로 문자와 채팅 등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상대방 휴대전화에 조인이 설치돼 있지 않으면 문자로 연결되고, 조인이 설치돼 있으면 문자나 채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올IP 서비스답게 채팅과 문자를 통합해 제공하며, 통화 중 영상이나 파일을 공유하는 새로운 기능도 갖췄다. 파일은 건당 100MB까지로 대용량 전송이 가능하다. 기존 스마트폰 메신저로 보낼 수 있는 용량의 5배 수준이다.

    조인은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출시돼 기존 가입자들이 다운받아 쓸 수 있다. 각 이동통신사의 앱 마켓인 T스토어, olleh 마켓 , U+스토어 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내년 초 아이폰 버전을 출시하는 등 지원 대상 단말기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개인용 컴퓨터(PC) 버전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이동통신사를 통해 출시하는 휴대전화에는 조인을 기본 탑재할 예정이다.



    당장 수익보다 플랫폼으로 육성

    이용요금도 2013년 5월 말까지 무료다. 채팅 메시지 수신과 발신 시 발생하는 데이터 통화료도 무료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하면 데이터 사용료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조인이 오히려 경제적이다. SK텔레콤은 5월 말까지 조인을 다운받아 이용한 모든 고객에게 평생 채팅요금과 문자요금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동통신 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SK텔레콤이 무료를 선언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도 동일한 조건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이 사실상 문자메시지 요금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동통신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조인을 당장 수익원으로 활용하기보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육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동통신사들은 조인 플랫폼을 올IP 기반 서비스를 연결하는 허브로 만들고,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조인이 올IP 허브로 성장하면 소비자에게 과금하지 않더라도 B2B(Business to Business) 형태의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다. 카카오톡이 게임이나 플러스친구 등 B2B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을 내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위의석 SK텔레콤 상품기획본부장은 “조인은 LTE, 올IP, N스크린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통신환경에 최적화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라면서 “향후 각종 커뮤니케이션 수단과 융합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기능 개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인은 시작에 불과하다. 올IP 환경이 몰고 올 이동통신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올IP 환경에서는 서비스와 서비스를 연결하기가 더 쉬워진다. 그 때문에 조인을 필두로 기존에 볼 수 없던 올IP 기반 신규 서비스가 잇달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예정된 것만 해도 LTE 음성통화(VoLTE)와 연계한 서비스가 있다. 3세대(3G)까지 음성은 서킷망으로, 데이터는 패킷망으로 각각 전송했다.

    유무선·기기와 기기 영역 사라져

    이에 따라 통화 중에는 통화만, 데이터 사용 시에는 데이터만 사용할 수 있었다. LTE 초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LTE 사용자라도 데이터만 LTE로 전송하고 음성통화는 3G로 했다. 하지만 음성신호를 데이터화해 LTE로 보내는 VoLTE를 사용하면 통화와 동시에 파일 전송, 휴대전화 화면 공유, 채팅 등을 할 수 있다. 이동통신사도 VoLTE 상용화에 대비해 다양한 올IP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최근 LG유플러스는 통화 중 휴대전화 화면을 상대방과 공유해 함께 동영상을 보고 게임도 즐기는 ‘VoLTE 미러콜’ 서비스를 시연했다. VoLTE 미러콜 서비스는 통화 중 상대방이 허락하면 자기가 보는 화면을 공유하거나 함께 음악을 듣고, 사진이나 유튜브 영상을 함께 볼 수 있다. 지도를 열어 약속 장소 위치를 알려줄 수도 있다. 제어 기능도 갖췄다. 자기 휴대전화 화면에 손글씨를 쓰면 상대방 화면에 그대로 나타난다. 물론 상대방이 손글씨를 쓰면 내 휴대전화 화면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올IP 시대에는 하나의 IP망으로 복합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어 유선과 무선, 기기와 기기 간 구분이 사라진다. 기존에는 분리돼 있던 영역을 넘나드는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스마트폰으로 스마트TV에 영상전화를 거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집에서 TV로 보던 방송 프로그램을 출근길에 스마트폰에서 이어보고, 직장에서 PC로 나머지를 시청할 수도 있다. 이처럼 앞으로 등장할 서비스는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 어떤 기기를 쓰더라도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을 이룰 전망이다.

    표현명 KT 사장은 “소비자는 스마트기기를 3대 이상 사용하면서 고화질(HD)과 고음질, 끊김 없는 서비스(Seamless), 데이터 공유(Share)를 원한다”며 “이를 수용할 기술적 대안이 바로 올IP”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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