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5

2012.04.30

“3대째 의원 영예 걸고 정치문화 바꾸기 앞장설 것”

19대 총선 화제의 인물② 서울 중구 정호준 당선자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2-04-30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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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째 의원 영예 걸고 정치문화 바꾸기 앞장설 것”
    ‘헌정 사상 첫 3대째 의원 가문 영예.’

    19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 출마한 정호준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몇몇 언론은 그의 당선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헤드라인을 뽑았다. 정 당선자의 조부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이자 2대부터 9대까지 내리 8선을 기록한 고(故) 정일형 전 외무부 장관이고 부친은 9, 10, 13, 14, 16대 5선 의원을 지낸 정대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다. 그의 조모는 국내 최초 여성 변호사로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고 이태영 박사다. 그가 19대 총선에 당선함으로써 3대가 14번 국회의원 당선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높은 기대와 관심에 막중한 책임

    ‘3대째 의원’이라는 타이틀은 정 당선자에게 훈장이지만 족쇄가 될 수도 있다. 그의 부친과 조부를 잘 아는 선배 동료 의원은 물론, 더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그를 지켜볼 것이기 때문이다. 정 당선자는 자신에게 쏠린 높은 기대와 관심을 잘 아는 듯했다.

    “3대째 국회의원에 당선한 것은 제 개인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어떻게 의정활동을 하는지 많은 분께서 지켜볼 것이라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도 느낍니다.”



    ‘3대째 의원 가문’이라는 영예가 정 당선자에게 거저 주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2004년 총선에 처음 도전했다가 낙선의 아픔을 겪었고, 2008년 18대 총선 때는 당의 전략공천 방침으로 출마 자체가 봉쇄되기도 했다. 낙선과 공천 배제라는 시련에도 그는 8년간 꿋꿋하게 지역(서울 중구)에 머물며 유권자와 접촉면을 넓혀왔다. 그의 그런 노력이 이번 총선에서 신승을 거두는 밑거름이 됐다.

    ‘토박이 지역 일꾼론’을 앞세워 당선한 정 당선자의 관심은 벌써 19대 국회에 가 있다.

    “초선이 상임위원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보건복지위원회를 희망합니다. (서울) 중구민께서 큰 관심을 가진 현안 가운데 하나가 국립의료원의 이전과 본원 존치 문제입니다. 관계당국에서 국립의료원을 서초구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밝혔는데, (국회에 들어가면) 중구에 계속 존치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만약 국립의료원까지 이전하고 나면 중구에는 2차 의료기관이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3대째 의원 영예 걸고 정치문화 바꾸기 앞장설 것”

    정호준 당선자의 조부모인 이태영 박사(왼쪽)와 정일형 전 외무부 장관.

    그는 지역 현안 해결 못지않게 “정치문화를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국회를 지켜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이 상대 정당의 잘한 점에 대해서조차 칭찬이 인색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에서 막말정치가 싹트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소통 잘하는 멋진 정치를 국민께 선보이고 싶습니다.”

    잘생긴 외모에 좋은 집안 출신이라는 후광까지 더해진 그가 19대 국회에서 어떤 의정활동을 펼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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