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81

2017.03.29

국제

美·中·日 해병대 삼국지

최강 정예, 군 전력 핵심으로…긴급사태 투입 0순위

  •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truth21c@empas.com

    입력2017-03-28 11: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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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인민해방군에는 ‘웅사 여단’과 ‘맹호 여단’ 등 2개 해군육전대 여단이 있다. 해군육전대는 우리나라의 해병대를 말한다. 이 부대들은 230만 명의 인민해방군 가운데 최정예라는 얘기를 들어왔다.

    특히 맹호 여단은 1988년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베트남이 해전을 벌일 때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의 5개 섬에 상륙해 오성홍기를 꽂는 전과를 올려 ‘천하제일 부대’라는 칭송을 받았다. 웅사 여단은 예멘 화교 철수 작전, 아덴만 해적 소탕 작전, 시리아 화학무기 해상 운송 작전 등 각종 해외 파병에 참여해왔다. 두 여단의 핵심 전투병력은 각각 4500여 명이고 지원병력까지 합치면 모두 2만4000명이다.

    중국이 최근 해군육전대를 대대적으로 증강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2만 명인 해군육전대를 5배인 10만 명으로 확대키로 하고, 10개월 이내 육군의 4개 상륙기계화보병사단을 6개 여단으로 만들어 해군육전대에 편성할 예정이다. 해군육전대의 전력증강 계획이 완료되면 중국 해군의 병력은 현재 23만5000명에서 30만 명으로 늘어난다. 중국 해군육전대는 해군 소속이다.

    해군육전대의 전력 강화는 시진핑 국가주석 겸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지난해 12월 3일 군대개혁 공작회의에서 대대적인 육·해·공군 병력 개편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전통적으로 육군 중심이던 중국이 해·공군력을 강화하면서 병력의 신속한 투입이 가능한 해군육전대 전력을 증강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中, 해군육전대 10만 명으로 확대

    중국 해군육전대는 1953년 4월 동·남중국해 도서지역 탈환을 위해 창설됐다. 6·25전쟁 종전 후에는 참전 병력들을 흡수해 8개 사단에 11만 병력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57년 군 조직 개편에 따라 폐지됐다. 그러다 남중국해에서 신속전개 임무를 수행할 부대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중국 군부는 80년 해군육전대를 재창설했다.



    중국 해군육전대는 상륙, 도서 점령, 도하 등이 주요 임무다. 우리나라 해병대의 특수수색대와 비슷한 수륙양용정찰대는 중국 해군육전대에서 최정예 대원으로 구성됐다. 수륙양용정찰대는 본진의 상륙작전에 앞서 적진 침투, 정찰, 기습 활동 등을 수행한다.

    중국이 해군육전대의 전력 강화에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 대만과 전쟁 가능성,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상륙이나 도서 점령 등의 작전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대만을 상대로 무력 사용 위협을 해왔는데, 침공 작전을 벌일 경우 해군육전대가 선봉을 맡게 된다.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하는 동중국해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점령 작전을 벌일 경우 해군육전대가 주력 부대가 된다.

    특히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구축한 군사기지를 방어하는 것도 해군육전대의 임무다. 게다가 중국은 해외 군사기지를 만들고 있는 아프리카 지부티와 파키스탄 과다르 항을 방어하기 위해 해군육전대를 파견할 계획이다. 중국 해군육전대는 한반도 긴급사태에도 투입될 수 있다. 중

    국 군사전문가인 리제 예비역 해군 소장은 “중국은 과거와 달리 동·남중국해에서 미국, 일본 등과 대결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해외 군사기지를 보호하며 한반도 등에서 자국 이익을 지키는 구실도 해야 한다”면서 “해군육전대는 인민해방군의 새로운 임무을 수행하는 첨병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앤서니 웡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도 “중국의 해군육전대 확대는 시 주석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도 해병대격인 ‘수륙기동단’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내년 3월 무렵 상륙작전을 전문으로 하는 병력 3000명 규모의 수륙기동단을 육상자위대 산하에 만들 계획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를 위해 육상자위대 서부 방면 부대를 대폭 확대·개편키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으로부터 최신예 수직이착륙기 MV-22B 오스프리 17대를 비롯해 수륙양용 장갑차 AAV7 52대, 무인정찰기 등을 도입한다. MV-22B 오스프리는 승조원 4명, 무장병력 32명 등 모두 36명과 15t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으며, 최대 시속 463km에 전투 행동 반경은 722km나 된다. 수륙기동단은 나가사키현 사세보 등의 자위대 기지에 설치될 예정이다.



    日, 수륙기동단 창설

    일본이 수륙기동단 창설에 나선 이유는 중국이 센카쿠 열도 등을 점령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즉각 탈환작전을 벌이기 위해서다. 일본이 그동안 해병대를 창설하지 못했던 것은 평화헌법 때문이다. 해병대는 원래 상대국을 직접 타격하는 선제공격 개념의 전투부대다.

    일본은 평화헌법에 따라 공격용 무기와 선제공격 개념의 전투부대를 보유할 수 없었지만, 아베 신조 총리가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안보법을 개정함으로써 해병대가 창설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자체적으로 미국보다 성능이 뛰어난 수륙양용 장갑차도 개발할 계획이다.

    세계 최강 해병대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도 병력 1만5000명을 증원하는 등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여느 국가들과 달리 해병대를 육·해·공군에서 독립된 군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해병대 사령관과 부사령관은 4성 장군(대장)이며 대장 직책인 합참의장, 나토군사령관 및 지역 사령관 등을 맡을 수 있다.

    해병대는 대통령 근위대로서 백악관 경비를 담당한다.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는 ‘마린 원’(Marine One·해병 1호기)이라고 부른다. 해병대는 4개의 원정군으로 구성돼 있는데, 3개는 현역이며 1개는 예비전력이다. 제1 원정군은 캘리포니아 주 캠프 펜들턴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아태), 인도양, 페르시아와 걸프만이 작전 지역이다. 제2 원정군은 플로리다 주 캠프 레준에 본부를 두고 유럽과 중남미를 담당한다. 제3 원정군은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으며 아태지역이 작전 지역이다.

    산하에 소속된 제31 해병원정대는 한반도 유사시 가장 먼저 투입된다. 해병대 전체 병력은 23만 명이고 각 원정군에는 병력 2200명으로 구성된 원정대(MEU)가 있다. 각 원정대는 30일간 보급 없이 독립적으로 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탄약과 장비 등을 갖췄다. 특히 미국 해병대는 여느 국가와 달리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 등을 비롯해 AV-8B 해리어 전투기, MV-22B 오스프리, AH-1Z 바이퍼 공격헬기 등 각종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단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병대가 해외 분쟁지역에 가장 먼저 투입된다.

    미국 해병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병대장 출신인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사령관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남부사령관을 국토안보장관에 각각 기용했기 때문이다. 해병대장 출신이 국방장관이 된 것은 1775년 해병대 창설 이후 처음이다.

    또 미군 최고위 사령관인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도 해병대장이다. 매티스가 2003년 이라크전 당시 해병 1사단 사단장이었을 때 켈리는 부사단장이었고, 던퍼드는 5연대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통한 평화’라는 안보 기조에 가장 부합하는 미군의 전력이 바로 해병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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