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4

2009.05.05

성공을 꿈꾼다면 숫자와 사랑에 빠져라!

숫자 감각이 곧 비즈니스 능력 … 구체적 목표 있어야 빠른 성과

  • 노동형 ㈜지투지커뮤니케이션 대표 zionkr@lycos.co.kr

    입력2009-04-29 1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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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을 꿈꾼다면 숫자와 사랑에 빠져라!
    인텔사(社)의 전 회장 앤디 그로브는 무한경쟁 시대에서 승리하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오직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Only the paranoids survive)”고 대답했다. 머리뿐 아니라 온몸으로 받아들이기도 벅찰 만큼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지금, 일만 열심히 해서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이 되고 만다. 자신의 능력을 돋보이게 하고 몰입할 줄 아는 사람만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숫자에 관심이 많으며 이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비즈니스에서의 숫자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손익계산이나 세금관리 같은 재무회계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비즈니스맨에게 숫자는 자신의 능력과 성장률을 파악하고 이를 더욱 높이기 위한 자기계발적 도구다. 매출, 목표, 실적, 재고사항 등 숫자로 가득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숫자에 강하다는 것은 곧 당신이 능력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숫자를 자신에게 적용시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에 따라 당신의 능력도 결정된다.

    닛산車를 살린 ‘숫자’

    숫자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며 계획적이다. 숫자로 계획을 세우면 정확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계획한 것이 잘 진행되는지 손쉽게 살펴볼 수 있다. 1999년 일본의 닛산자동차는 2조1000억 엔의 부채와 연간 1000억 엔의 이자 부담에 시달리며 경영난에 빠졌다. 이때 구세주로 등장한 사람이 프랑스 출신의 최고경영자(CEO) 카를로스 곤이다.

    그는 ‘일본을 잘 모르는 외국인 경영자가 일본 고유 기업인 닛산을 제대로 경영할 리 없다’는 강한 반대 여론에도 2년 만에 닛산의 부활을 이끌어냈다. 파산 직전의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재탄생시킨 경영의 핵심이 바로 숫자다.



    카를로스 곤은 ‘비용 삭감, 수익성 제고, 흑자 달성’ 같은 두루뭉술한 경영목표 대신 구체적 수치를 제시해 사원들의 의욕을 고취했다. 취임 직후 발표한 ‘닛산 리바이벌 계획’을 세울 때도 영업이익률 4.5% 달성, 유이자 부채 50% 삭감, 신모델 22종 발매 등 정확하고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며 목표를 정했다. 그리고 1년이 채 되기 전에 이를 달성했다.

    첫 번째 계획을 성공으로 이끈 뒤에는 ‘닛산 180’을 발표했다. 2005년까지 해외 자동차 판매량을 100만 대 더 늘리고(1) 영업이익률을 8% 이상으로 유지하며(8), 장기부채를 모두 삭감해 이자 상환에 따른 지출을 없애겠다는(0) 의지의 표현이었다. 경영목표를 숫자로 제시하자 사원들은 긴장감과 의욕을 갖게 됐고, 실행 과정을 점검하기도 수월해 닛산의 재건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나 목표를 숫자로 정리해보자. 만일 숫자로 나타낼 수 없다면 그 계획은 ‘실행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막연히 전체적인 판매량을 높이라는 지시보다 ‘앞으로 영업소당 2대의 자동차를 더 팔자’는 슬로건이 효과적이다.

    성공하는 사람은 매일 접하는 신문, 책, TV, 인터넷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자료를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그 속에서 숫자를 발견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숫자 감각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상사와 대화할 때, 투자를 결정할 때, 새 제품을 기획할 때 등 중요한 순간마다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최대한 높여준다. 숫자를 분석하는 탁월한 능력으로 이베이를 미국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으로 만든 멕 휘트먼 회장은 “측정이 불가능하면 관리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업무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일수록 숫자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획서에도 제품에 대한 숫자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세미나, 신제품 발표회, 전략 발표회 등과 같은 프레젠테이션 현장에서도 추상적 홍보문구 대신 숫자를 활용한 데이터를 제시하면 상사나 클라이언트에게 강한 신뢰감을 줄 수 있다. 비즈니스에서 상대에게 신뢰와 호감을 준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선다는 것과 같은 뜻이고, 이는 곧 숫자가 모든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말이다.

    결과 예측, 개선제도 이끌어내는 도구

    성공을 꿈꾼다면 숫자와 사랑에 빠져라!

    숫자를 공부하는 침팬지. 이 침팬지도 1에서 9까지를 깨쳤다.

    최근 많은 기업이 직원들의 숫자 감각과 능력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근소한 차이로 이익과 손실의 경계를 오가는 비즈니스에서는 모든 결과를 예측해야 남이 쉽게 착안하지 못하는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숫자를 활용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자신의 주장에 타당성을 부여해 제품의 가치를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숫자는 막연한 느낌이나 감상과 달리 명확한 의미를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상사는 같은 내용이라도 “현장조사를 마쳤으니 곧 보고드리겠습니다”라는 추상적인 보고보다 “현장 조사는 100% 완료된 상태로 현재 보고서 작성 중입니다. 50% 정도 진행됐는데 완료 예정일인 이번 주 목요일에 보고하겠습니다. 목요일 오후 3시에 시간 있는지요?”라는 식의 숫자를 활용한 보고를 더 신뢰한다.

    또한 “점심시간 후에 전화드리겠습니다”는 말 대신 “2시30분경에 전화하겠습니다”라고 숫자를 활용해 말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전문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숫자 감각이란 숫자를 통해 예상되는 결과를 파악하고, 개선점을 역시 숫자로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이다.

    숫자 감각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유익한 숫자를 나만의 데이터로 만드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숫자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방법 중 하나. 숫자 노트는 매일 일기 쓰듯 신문, 인터넷, 회사 업무 등 그날 본 숫자 중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숫자로 정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자신의 느낌과 아이디어, 활용법 등을 적는다.

    숫자 노트를 작성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체질화하면 자연스럽게 숫자 보는 감각이 생기고,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업무나 재테크 등의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작성한 숫자 노트는 일주일, 한 달을 주기로 내용을 복습하듯 읽는다. 시간이 흘러 노트 작성이 익숙해지면 관심 분야를 넓힌다. 우리가 접하는 숫자는 한 부분의 결과라기보다 여러 요소가 종합된 결과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숫자가 보이면 목표가 보이고, 구체적인 목표는 빠른 성과와 큰 성공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노동형 씨는 10여 년간 삼성전자 한국총괄 마케팅팀에서 파브, 하우젠, 센스, 애니콜 등의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담당했습니다. 현재는 마케팅 & 프로모션 컨설팅 기업 ‘지투지커뮤니케이션’ 대표이며, 기획 관련 서적 ‘프로들의 기획노트’ ‘최강기획팀장의 기획노트’ 등을 펴냈습니다. 최근 ‘프로는 숫자로 승부한다’(토네이도) 등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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